미국 "자율주행 시스템도 '운전자'"..자율주행차 개발 경쟁 불붙었다

이병희 기자 2016. 2. 1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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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자율주행차 시운전 모습/조선일보DB
현대차 ‘제네시스 자율주행차’가 영동대교 일대를 주행하는 모습이다./현대자동차 제공
테슬라가 자사 부분 자율주행 기술인 ‘오토파일럿’을 시연하는 모습이다./블룸버그 제공
기아차 ‘쏘울 EV’ 자율주행차가 미국 네바다주 도로를 달리는 모습이다./기아자동차 제공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10일(미국 현지시각) “구글의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시스템을 연방법 체제에서 ‘운전자’로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이 인간 운전자와 비슷한 수준의 판단을 할 수 있는지 입증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지만, 사람이 꼭 운전석에 앉을 필요가 없다는 해석이다.

미국 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사람 운전자’가 없는 자동차가 일반 도로를 달리는 날이 예상 외로 빨리 올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 시스템이 ‘운전자’로 인정되면 자율 주행 차량 운전석에 사람이 앉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 자동차의 본고장 미국 '로봇 운전자' 첫 인정

미국 등 세계 각국은 그동안 국제 자동차 기준(UN협약)에 따라 ‘모든 차량에는 반드시 운전자가 타고 있어야 한다’는 규정을 유지했다. ‘운전자’는 기계가 아닌 ‘사람’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돼 자율주행 차량이라도 사람이 운전석에 반드시 앉아야 했다.

독일도 작년 2월부터 자율주행·무인차가 아우토반(고속도로)을 달릴 수 있도록 법 규정를 정비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컴퓨터 고장으로 사고가 날 경우의 책임 소재, 무인차·로봇차의 보험 가입·운전 면허 발급 등 구체적인 내용을 정할 계획이다. 독일은 작년 초 독일에서 교통량이 가장 많은 A9 아우토반의 한 구간을 로봇차 시제품 시험 주행 구간으로 지정했다.

알렉산더 도브트린 독일 교통장관은 최근 “독일 도로에서 무인차나 로봇차를 볼 날이 멀지 않았다”고 장담했다.

◆ 한국도 제도 손질 속도

국토교통부도 2월부터 ‘실제 도로’에서 자율차 시험 운행을 허용하기로 했다. 오는 12일부터 자율 주행차 실도로 시험운행 신청을 받는다.

시험 운행 구간은 경부고속도로 서울요금소~신갈분기점, 영동고속도로 신갈분기점~호법분기점 41㎞, 일반 국도 5개 구간 등 320㎞다.

국토부는 자율주행 시험운행 신청을 접수, 교통안전공단과 함께 해당 차량이 허가 요건에 적합한지 확인 한뒤 운전허가증을 발부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국내 자율주행차는 40대 정도다. 승용차부터 시작해 버스 등 시험 운행 차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자율주행차 시험 차량으로 제네시스를 신청할 예정이다.

오는 7월에는 경기도 판교창조경제밸리가 실제 도로 자율차 운행 시범지구로 지정된다. 판교 시범 지구에는 2017년 5월까지 실제 도로 운행에서 할 수 없는 차량·인프라 간 협력 주행을 시험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첨단 자율차 운행에 필요한 차량·인프라간 통신 시설, 정밀 도로지도 구축 사업도 지원한다.

국토부는 자율차와 도로 인프라 간 통신을 통해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차세대 지능형교통정보시스템(C-ITS)도 도입할 계획이다. 대전-세종 간 88㎞ 구간에 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C-ITS)이 적용된 스마트 하이웨이를 구축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정부가 자율주행차와 관련해 시험운행을 허가하기로 한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관련 규정이나 제도를 미국과 대등한 수준으로 만들고 차량을 운행하기 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닛산, 테슬라 “2018년 고속도로 자율주행차 상용화”...머스크 “자율 주행차가 더 안전"

미국, 독일 등 선진국들의 자율 주행 관련 제도 손질이 본격화되면서 자동차·IT 기업들의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이 불붙고 있다.

일본 자동차 기업들은 자율 주행차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닛산은 올 해 안으로 고속도로 단일 차선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2018년까지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고 2020년 일반도로용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도요타와 혼다도 2020년까지 고속도로 운행이 가능한 자율 주행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도요타는 차량 스스로 고속도로에서 차선을 변경하고 다른 차를 추월하는 기능을 갖춘 자율주행 실험 차량을 작년 10월 이미 공개했다.

올해 1월에는 자율주행차의 인공지능(AI) 시스템 연구 개발 전담 조직인 '도요타 리서치 인스티튜트’를 설립하기도 했다.

혼다도 2020년까지 고속도로 자율주행 상용차를 완성하기 위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제휴키로 했다.

미국 전기 자동차 기업 테슬라도 2018년까지 완전 자율 주행차를 개발하겠다고 공언했다. 작년 10월 차선 이탈방지 시스템, 측면 충돌 경보 시스템을 장착한 ‘오토 파일럿’ 기능을 선보였고, 원격 주차 기능인 ‘호출(Summon)’ 기능도 내놨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작년 3월 엔비디아 주최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미래에는 사람이 차량을 운전하는 행동이 금지될 수 있다. 자율주행차에 설치된 센서와 소프트웨어 발달로 자율 주행차 운행이 더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자율 주행차의 완성도와 상용화 시기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판도가 요동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IHS는 “자율주행차 시장이 2020년 이후 급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5년에 23만대, 2035년 1180만대의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달릴 것이란 전망이다.

◆ 현대·기아차 "2030년 완전 자율주행 시대…2조원 투자"

현대·기아차는 2020년까지 구간 자율주행·자율주차 기술을 상용화하고 2030년에는 완전 자율주행차를 만들 예정이다. 2018년까지 스마트카 연구개발(R&D)에 2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운전자가 지정한 속도에 맞춰 전방 차량과 거리를 유지하고, 충돌 위험이 발생하면 스스로 제동하는 종횡방향 인지·제어 기술 개발을 마쳤다. 교통 표지판을 인식해 속도를 제한하고 방향을 전환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중앙선을 센서로 인식해 차선을 유지하고 사각 지대에 있는 차량을 감지할 수 있다.

작년 12월에는 미국 네바다주에서 고속도로 자율 주행 면허를 취득했다. 소형 전기차 ‘쏘울 EV’가 네바다주 자율주행에 성공했다. 기아차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6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자율주행 기술 브랜드 ‘드라이브 와이즈(DRIVE WISE)’를 통해 자율 주행 기술의 핵심인 운전 지원 시스템(ADAS)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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