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플러스] 무심코 먹은 '돔배기'에..'수은' 빨간불

안현모 기자 2016. 2. 1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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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들의 혈중 수은 농도가 미국과 캐나다의 4배 수준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경상도 주민들의 수은 농도가 유독 높았는데요, 그 원인으로 상어가 지목됐습니다. 정구희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환경부가 우리나라 성인 6천5백 명을 대상으로 혈액과 소변에서 환경 유해물질 농도를 조사해 발표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 국민들의 평균 혈중 수은 농도는 리터당 3.11㎍으로 옆 나라 일본보다는 낮았지만, 미국과 캐나다보다는 훨씬 높았는데요, 생선과 조개 같은 어패류를 많이 섭취하는 식습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그중에서도 1.4%는 독일에서 제시한 권고 값을 초과하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는 5천만 국민을 기준으로 볼 때 무려 70만 명에 달한다는 뜻입니다.

환경부는 특히 작은 어류보다는 참치나 상어 같은 대형 어류, 그러니까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들이 체내에 수은을 많이 축적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참치는 몰라도 상어는 우리나라에서 그리 쉽게 접하는 먹거리가 아닌 것 같은데요, 경북 일부 지역에서 차례상에 돔배기라고 불리는 상어고기를 올리는 문화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돔배기는 1,500년 전에도 제사와 같은 의례에 사용됐을 정도로 역사가 길다고 국립 대구박물관은 밝혔습니다.

그래서인지 지난 2010년 영남지역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조사 대상의 4.5%는 혈중 수은 농도가 미국 환경청의 기준치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고 차례를 지낼 때 상어를 종종 먹는다는 아이들의 농도가 먹지 않는다는 아이들의 농도보다 1.3배 정도 높았습니다.

물론, 그래 봤자 섭취 횟수는 1년에 몇 번 안 되겠지만, 상어나 참치 같은 어류에 들어 있는 메틸수은은 반감기가 70일 정도로 길어서 한마디로 먹은 수은의 절반이 배출되는 데에만 70일이 걸린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하지만 2011년 관련 사업이 종료된 이후 아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자체 교육청이 실시하는 초등학생 건강검진에서도 수은 검사 항목은 빠져 있는데요, 정 기자는 포항을 비롯해 상어 고기 섭취가 잦은 취약 지역 아이들에 대해 검진을 실시하고 섭취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 [취재파일] 차례상에 ‘상어’ 올리시나요? ‘수은’ 주의하세요 

안현모 기자ahnhyunm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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