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 차 배터리 '중국발 역풍' 부나

입력 2016. 2. 10. 19:26 수정 2016. 2. 10.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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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주력 품목에 보조금 폐지 추진 강행 땐 매출 감소·투자 손실 불가피"다각적 대책 마련.. 긍정적 해결 기대"

급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LG화학과 삼성SDI 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이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변경하면서 영업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두고 기술력·성장 잠재력 등에서 세계 1, 2위를 다투는 LG화학과 삼성SDI는 올해 들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우선 순위를 더욱 높였다. LG화학은 지난달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신사업 재편’을 선언하며 카자흐스탄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 및 폴리실리콘 사업 신규 투자 철회를 결정했다.

2011년부터 추진해온 이 사업은 카자흐스탄 현지 업체와 공동으로 42억달러를 투자해 에틸렌·폴리에틸렌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런데 유가 하락 및 투자비 증가 등으로 사업 경쟁력이 낮아지자 이를 접은 것이다. LG화학은 시장 악화로 장기간 보류상태였던 폴리실리콘 5000t 규모의 생산 공장 건설 계획도 백지화시켰다. 대신 전기차·대규모 전력저장용(ESS) 배터리 등 신사업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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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역시 지난달 25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향후 5년간 총 3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시안(西安)과 우리나라 울산, 유럽을 3각 거점으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육성, 업계 선두로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LG화학과 삼성SDI의 이 같은 움직임은 전기차 배터리 업계의 대규모 투자 경쟁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기 위한 것이다. 미국에선 테슬라가 50억달러를 투자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가팩토리’가 2017년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LG화학·삼성SDI를 견제해야 할 처지인 일본 파나소닉도 테슬라에 합세, 세계 최대 규모의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기지가 될 기가팩토리에 최대 16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국가정책으로 전기차 관련 산업을 집중 육성 중인 중국 역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기술력에선 LG화학, 삼성SDI가 단연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특히 전기차 대국으로 급부상 중인 중국의 견제가 심하다. 최근 중국 정부의 전기버스 배터리 보조금 대상 품목 변경이 대표적 사례다. 중국업체가 주로 생산하는 리튬인산철(LFP)배터리에만 정부 보조금을 주겠다는 것인데 LG화학과 삼성SDI의 주력 품목은 LFP보다 기술력이 뛰어난 니켈코발트망간(NCM)배터리다. 중국은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30% 정도를 차지하며 국내 업체의 전기차 배터리 매출 역시 30% 정도가 중국에서 나온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의 NCM 배터리 보조금 지급 제외 방침이 관철되면 국내 업체는 매출 감소를 피할 수 없다. 다만 중국 현지에서도 이 같은 조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중국 내 배터리·전기차업체가 NCM배터리 보조금 지급 제외를 반대한다는 연합 탄원서를 제출하려는 움직임이다. LG화학은 “당장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나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다각도로 대응방안을 검토 중이며 긍정적으로 해결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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