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이면 주말" 주4일제 꿈의 기업 '에이스그룹' 탐구

이후민 기자 2016. 2. 10. 08: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고 수준의 복리후생 제공도..짧게 일해도 무섭게 성장
디자인 전문기업 에이스그룹이 직원들의 업무능력과 개인의 삶의 질 향상 등을 위해 올해부터 주 4일제 근무를 도입해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은 4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에이스그룹 사무실 모습. 2016.2.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 #디자인 전문회사 입사 3개월차인 김미나씨는 오전 10시에 회사로 출근해 회사 내 카페에서 전문 바리스타가 준비해 둔 향긋한 커피와 브런치를 무료로 즐긴다. 2시간동안 주어지는 점심시간에는 사무실 바깥으로 나가 햇볕을 즐기고 오후 6시에 동료들과 함께 사무실을 나선다. 금요일에는 출근 대신 친구들과 만나 자기개발에 시간을 쏟는다.

꿀맛 같은 설 연휴가 야속하게 지나버린 직장인들에게는 꿈같은 이야기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을 실현한 회사가 있다. 모바일 액세서리 브랜드 '아이페이스(iFace)'로 유명한 디자인회사 에이스그룹(대표 이종린)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10년 4월 설립 이후 줄곧 아침 10시 출근, 점심시간 2시간 제공, 오후 6시 퇴근을 직원들에게 보장해 온 에이스그룹은 올해 1월부터 '주4일제'를 실시했다. 짧은 근무시간과 자유로운 업무환경 덕분에 임직원 280명, 누적 매출 900억원 규모의 회사로 성장해 온 에이스그룹이 올해 또 파격적인 실험을 시작한 것이다.

주4일제 도입으로 직원들은 대한민국 법정근로시간인 주 40시간의 절반가량인 주 24시간 만을 근무하게 됐다. 근무시간이 줄어들었지만 따로 급여가 깎인 일은 없었다. 대신 짧은 시간동안 일을 하는 만큼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게 된다는 것이 그룹 측의 설명이다.

그룹은 직원들이 자신의 삶을 즐기는 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 많이 찾을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해 근무 시간을 대폭 줄였다. 전체 직원 중 디자이너만 100명을 차지하는 에이스그룹에게 창의적인 생각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종린 대표는 4일 뉴스1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지난 5년간 경영을 하면서 업계 최초로 주 30시간 근무를 도입해 크리에이티브한 조직을 만들어 왔다"며 "좋은 복지로 좋은 인재가 양성됐고, 결과물도 좋아 회사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에이스그룹은 보호 기능에 충실한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만들면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유아용품에서부터 음반 재킷에 이르기까지 디자인이 필요한 모든 분야에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올해는 문화 사업과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확장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전통문화를 현대화해 지속 가능하게 브랜딩하는 사업인 '트라모푸'를 론칭한 데 이어 올해는 영화산업 분야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에는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화상 환자의 치료비 지원을 위해 만든 '2016 몸짱소방관 달력'의 제작에도 디자인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이처럼 회사가 크게 성장했지만, 국내 경기 침체로 인한 영향을 피할 수 없었고 직원들에게 그 대신 시간적인 여유를 선물하고 싶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에이스그룹은 대기업의 수주를 받아 하는 일이 5% 미만으로, 생산성이나 납기에 대한 고민이 다른 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또 디자인 회사라는 특성 덕분에 일주일에 나흘만 일해도 회사에 크게 부담이 되지 않았다. 다만 현실적인 문제로 물류팀은 격주로 주4일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 대표의 믿음대로 직원들은 주4일제 도입으로 생긴 휴가시간을 자기 계발과 새로운 아이디어 생산에 쏟기 시작했다.

회사의 신제품을 소개하거나 기업 행사에서 프레젠테이션 등을 담당하는 쇼호스트인 김미나씨도 그 중 하나다.

김씨는 "회사에서 기회를 주는 만큼 스스로 더 노력해 회사에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예전에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과 다시 모여 매주 금요일마다 스피치에 관한 스터디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에서 일한지 6개월 정도 됐는데, 주4일제 도입 이후 마음가짐이 좀 더 편해졌다"며 "금요일에 온전히 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홍보팀의 이지온 차장은 디자인회사에 다니는 만큼 '캘리그라피'(손글씨 디자인)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이 차장은 "예전부터 관심이 있었던 분야라 배워보려고 하고 있다"며 "예전에 다른 회사에 다닐 때는 주말에 쉬기에도 바빴다면 여기서는 여유 있게 책도 읽고 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울 수도 있어서 좋다"고 자랑했다.

에이스그룹은 직원들끼리 취미를 공유할 수 있도록 사내 동아리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지난해 영화 동호회와 축구, 볼링, 당구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에 관한 사내 동아리가 운영돼 회사로부터 약 1000만원 가량 활동비를 지원받았다.

이종린 에이스그룹 대표. (그룹 제공) © News1

에이스그룹은 짧은 근무시간 외에도 직원들에게 최고 수준의 복리후생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룹이 임직원에게 제공하는 혜택으로는 ▲임직원 및 가족 정밀 종합검진 ▲유급 육아 휴직 1년 ▲3년 근속시 2개월 리프레시 휴가 ▲사내 카페테리아 및 브런치 제공 등이 있다.

직원들은 다양한 복지제도 중 가장 맘에 드는 것으로 '브런치'를 꼽았다. 김미나 쇼호스트는 "다른 회사는 아침에 커피를 마시고 싶으면 편의점이나 카페를 들러서 직접 사와야 하는데 여기는 커피는 물론 브런치나 샐러드, 착즙주스, 볶음밥 등이 다양하게 제공돼 대접받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에이스그룹의 직원들은 전망이 좋은 회사 건물 15층의 '카페 클라우드'에서 매일 다른 종류의 브런치를 즐긴다. 커피도 무제한으로 맘껏 마실 수 있다. 커피와 음식은 모두 회사에서 정식으로 채용한 바리스타가 만들어 제공한다. 직원의 요청에 따라 외부에서 요리사를 초빙할 수도 있고, 이종린 대표가 직접 아침상을 차린 적도 있다.

직원들을 대우해줄수록 회사가 성장한다는 대표의 굳은 신념이 이같은 '꿈의 회사'를 만들었다.

이 대표는 "에이스그룹의 모든 성공의 바탕에는 '휴먼 파워'가 있다고 자부한다"며 "이런 신념 때문에 창립 이래 지금까지 '사람이 힘이다'라는 경영 이념으로 상사와 부하직원 간 수평관계 형성에 주력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이스그룹은 혁신적인 복지 프로그램과 함께 창의적인 인재 교육에 앞장서 왔다"며 "디자인과 캐릭터 개발 등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것이 에이스그룹의 주된 업무인 만큼 직원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hm3346@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