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대박 터진 MBC파일럿, 행복한 고민 스타트

2016. 2. 9.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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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MBC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이 이번 설 연휴에도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휴 동안에는 온 가족이 모여앉아 함께 TV를 시청하는 시간이 늘어나는데 명절 대목에 맞춰 MBC가 뿌린 ‘톡하는대로’ ‘듀엣가요제’ ‘미래일기’라는 품질 좋은 씨앗이 올 한 해 예능 농사를 풍년으로 만들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9일 오후 방송을 앞둔 ‘몰카 배틀’ ‘인스타워즈’도 기대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설에는 ‘복면가왕’과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으면서 정규 편성됐는데 올해도 여러 프로그램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현재까지 방송된 세 개의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하나 같이 모두 신선하고 창의적이다. 익숙하면서도 새로움을 추구하는 MBC의 예능 정신을 고수한 것이다.

지난 7일 방송된 ‘톡하는대로’는 유세윤 차오루, 윤계상 권율, MC그리 신동우 노태엽 등 세 팀이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 여행길에 올라 이목을 집중시켰다. ‘톡하는대로’는 각 분야의 스타들이 계획 없이 네티즌들의 실시간 SNS 댓글로 움직이는 무계획 대리 여행 프로그램이다. 여행을 한 번 떠나려고 하면 결정할 것들이 많아 누군가 대신 결정해주길 바라는 이 시대에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하며 재미를 안겼다.

스타들의 입장에서는 대중과 대화를 나누는 애정을 느꼈을 것이고, 네티즌들은 자신의 말 한마디에 연예인이 즉각적으로 움직이는 쾌감을 느꼈을 터다. 출연자와 시청자 모두 즐길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지난해 추석 파일럿으로 방송됐다가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른 ‘듀엣가요제’는 이번에도 듣는 음악에 집중하며 보는 이들의 흥을 돋우었다. 국내 인기 가수들과 실력파 일반인이 한 팀을 이뤄 듀엣 무대를 만드는 음악 버라이어티 예능 ‘듀엣가요제’는 8일 방송분이 9.8%(닐슨코리아 제공)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는데 추석 특집(7%)에 비해 2.8%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설 특집으로 다시 돌아온 ‘듀엣가요제’는 기존 걸그룹 멤버로 국한됐던 참가 가수의 폭을 트로트 힙합 록 등으로 장르를 넓혔고, 현재 인기가 높은 가수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시선을 끌었다. 이날 민경훈, 지코, 휘인, 정은지, 솔지, 정준영, 홍진영은 8700여 명의 신청자들이 보낸 영상을 보며 각각 파트너를 이뤘다.

MBC는 창의성과 개성을 살려 매번 새로운 예능을 탄생시켜왔다. 앞서 실력파 가수들이 노래를 불러 청중평가단에게 심사를 받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2011)와 정체를 숨기고 목소리 하나로 승부를 겨루는 ‘복면가왕’(2015)이 그러하다. 이번 ‘듀엣가요제’ 역시 가수와 일반인이 만난다는 콘셉트가 신선하고 새롭다.

같은 날 오후 방송된 ‘미래일기’ 역시 재미를 주는 것은 물론 시청자들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마음을 다잡게 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마련해줬다. 축구선수 출신 안정환의 노인 분장으로 방송 전부터 기대를 모은 ‘미래일기’는 시간 여행자가 된 스타들이 자신이 바라는 미래의 특정한 시간으로 떠나 하루를 살아보는 방식으로 흘러갔다. 영화 특수 분장 팀의 지원을 받아 단순한 분장쇼가 아닌, 한층 리얼한 노인 분장이 이뤄졌다.

이 프로그램의 장점은 하루아침에 늙은 시간 여행자들이 느끼는 감정과 슬픔을 간접 체험했다는 것이다. 그들이 미리 경험한 노인의 삶이 흥미롭고 설득력 있게 그려져서다. 안정환이 80세의 생일로, 래퍼 제시가 엄마의 나이인 58세로, 배우 강성연이 77세의 결혼기념일로 가는 상황이 단편적인 깜짝쇼가 아닌 진정성을 살려 리얼리티를 높였다. 이들을 예상치 못한, 또는 생각하지 않았던 세상에 살아보게 하며 역지사지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9일 오후 방송을 앞둔 ‘몰카배틀’은 명불허전 몰카남 이경규에 기대주 이특과 노홍철이 합세해 더욱 강력하게 돌아왔다. 몰래카메라는 남을 속이기 위해 작업하는 과정이 묘한 긴장감을 안기고, 당하는 사람의 당혹스러움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데 이번에도 기대를 높이며 시청 욕구를 자극한다. 세 사람이 계급장을 떼고 배틀을 벌이는 방식으로, 다소 식상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몰카의 한계를 극복했다.

매번 시청자들을 위한 방송을 만들어온 MBC 예능국이 이번에도 참신하고 꾸밈없이 자연스러운 프로그램들을 탄생시켰다. 기존의 프로그램과 다른 점이 확실치 않으면 쉽게 묻히기 쉬운데, 이번에 선보인 파일럿 프로그램은 확실한 기획의도를 살려 차별화된 포인트를 둬 시청자들의 눈에 띄게 만들었다. MBC 예능이 늘 기대되는 이유는 자명하다./ purplish@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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