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녀 90% 산후우울감 경험하는데..진료는 연간 324명뿐

2016. 2. 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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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 10~20% 발생..방치시 본인과 유아·가족에 악영향

산모 10~20% 발생…방치시 본인과 유아·가족에 악영향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기혼 여성 10명 중 9명은 산후우울증을 느낀 적 있지만 실제로 진료를 받는 사람은 1년에 300명 남짓으로 극히 일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울증이 나타나면 적극적인 치료를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9일 인구보건협회가 전국 20~40대 기혼여성 1천309명을 대상으로 작년 12월 실시한 '제4차 저출산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분만 경험 여성의 90.5%는 산후우울감을 느껴본 것으로 나타났다.

3명 중 1명꼴인 33.7%는 산후우울증으로 자살 충동을 느낀 적 있다고 답했으며 첫 아이의 임신 나이가 어릴수록 응답률은 높았다. 응답자의 절반인 50.3%는 산후우울증으로 '아이를 거칠게 다루거나 때린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산후 우울감을 느끼는 여성들이 많지만 실제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경우는 극히 적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 개방시스템에 따르면 산후우울증(질병코드 F53·달리 분류되지 않은 산후기의 정신 및 행동 장애) 진료인원은 작년 324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나마 2011년의 231명에 비해 40.3% 늘어난 것이지만 2014년 기준 신생아수가 43만5천명인 것을 고려하면 출산 여성의 극히 일부만 산후우울증으로 병원을 찾는 셈이다.

산후우울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의 80.2%(260명)는 30대 이상이며, 20대 혹은 그 이하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산후우울증은 내버려둘 경우 산모 자신은 물론 유아의 발달과 가족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에는 산후우울증을 앓던 여성이 아이에게까지 해를 입히는 사례가 잇따라 나오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경기도 화성에서 산후우울증에 시달리던 20대 초반 여성이 태어난 지 7개월 된 아들을 바닥에 던져 중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지난 4일에는 대구에서 마찬가지로 우울증을 앓던 20대 중반 여성이 4개월된 아들이 울며 보챈다는 이유로 창밖에 던져 숨지게 하기도 했다.

국가의학정보포털에 따르면 산후우울증은 산모의 10~20% 정도에게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후 4주 전후로 발병하지만 드물게는 출산 후 수일 이내 혹은 수개월 이후에도 발생할 수 있다. 발병 3~6개월 후 증상들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치료받지 않으면 증상이 악화돼 1년 넘게 지속되기도 한다.

산후우울증의 증상으로는 ▲ 아기의 건강이나 사고 발생에 대한 과도하고 부적절한 걱정 ▲ 아기에 대한 관심 상실 ▲ 아기에 대한 적대적이고 폭력적인 행동 ▲ 자신이나 아기에게 산모 자신이 해를 끼칠 것 같은 두려움 등이 있다.

적절하게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아이의 정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안정된 애착 관계를 형성하거나 학업 수행이나 친구 사귀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집중력 저하나 불안 장애 같은 피해를 줄 수 있다.

산후우울증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정신건강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이나 약물을 통한 치료나 남편이나 가족들이 참여하는 집단 정신치료 등을 받아야 한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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