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놓친 안철수, 절치부심..'돌파'하나

김동현2 입력 2016. 2. 9.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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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당 속전속결 불구 교섭단체 구성 못한채 총선 나설 상황
천정배·김한길과의 '권력 분배' 갈등 소지…차별화된 공약도 시급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제1야당을 기치로 내걸며 출범한 국민의당의 셈법이 복잡하다. 4·13총선까지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교섭단체 구성에 애를 먹으며 첫 발부터 꼬였기 떄문이다.

여기에다 기존 정당들과 차별화된, '새정치'에 걸맞는 공약 등 혁신적인 총선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달 10일 창당준비위원회를 띄운 국민의당은 광주시당·전남도당(1월21일), 인천시당(1월24일), 전북도당·부산시당(1월26일)을 거쳐 중앙당(2월2일) 창당대회를 잇따라 열며 공식 정당의 모습을 갖췄다. 창당까지 한 달, 창당 뒤 60일 만에 총선을 치르는 속전속결 양상이다.

촉박한 일정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의 '이승만 국부 발언' 등 잇단 악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현역 의원 내부의 갈등도 외부로 표출됐고, 그 사이 지지율도 곤두박질 쳤다. 호남지지율 역시 급락하며 빨간불이 켜졌다.

이는 지난 달 15일 김종인 전 의원을 구원투수로 전격 투입하며 빠르게 당 내홍사태를 안정시킨 더불어민주당과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이를 두고 국민의당이 교섭단체 프레임에 빠져있는 동안 당을 살리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세 확산에만 몰두한 채, 외부인사 영입이나 양대 정당과 뚜렷히 차별되는 전략 부재 등 제3정당 전반의 밑그림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당 창당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던 한 핵심 인사는 뉴시스와 만난 자리에서 "기존 양대 정당에 환멸을 느낀 무당파층과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지지자들 중 상대적으로 충성도가 약한 지지자들이 안철수 신당 초기 지지율을 끌어올린 주역들이었다"면서 "그때 안주하지 말고 외부인사 영입 등 당을 신선한게 바꿨어야 했는데, 더민주에서 탈당하는 사람을 끌어모으는 '정치 게임'에만 집중하며 기성 정당과 똑같은 모습을 보이는 패착을 범했다. 일종의 골든 타임을 놓친 셈"이라고 탄식했다.

창준위에 몸 담았던 또다른 관계자는 "여러 부류들이 모이다보니 내부에서 통제가 안 되더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난해 12월 안철수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옛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후 지난달까지 2개월 동안 교섭단체 구성에 매달렸다.

그러나 창당준비 초기 1개월이면 교섭단체 구성이 완료될 것이라던 자체 전망은 더민주 현역의원의 잇딴 잔류선언으로 제동이 걸렸다. 궤도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17명의 현역의원을 보유, 원내교섭단체 요건(현역 의원 20명)에 3명 모자란 상태다. 더민주를 탈당한 박지원 의원은 무소속으로 제3지대에 머물고 있고, 최재천 의원의 합류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근본적으로 당내 다수가 호남 현역의원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 딜레마다. 17명의 현역의원 가운데에는 호남 의원은 11명이다.

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탈당파 의원과 우선적으로 손 잡았지만 교섭단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들에게 무조건 공천을 줄 수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국고보조금을 받기 위해 호남의원을 이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당 관계자는 "안 대표 본인은 교섭단체에 매달리고 싶어하지 않지만, 호남의원들이 가만두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호남의원들이 국고보조금과 결부시켜 자신들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천정배 의원과 손 잡고, 공동대표 직함을 내줬지만 둘의 결합이 시너지 효과로 이어질 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천 의원이 국민의당 내부의 알력다툼에 완충지대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또다른 당내 권력의 한축으로 작용하며 당내 분란을 키울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안철수-김한길-천정배의 권력지형을 보고 '한 지붕 세가족'이라는 표현도 생겨났다. 여기에는 언제든 떨어져 나갈 수 있다는 불안감이 깔려있다.

국민의당은 이를 고려한 듯 안철수 의원과 천정배 의원을 공동대표로, 김한길 의원을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각각 선임했다. 표면적으로는 수평적 관계로 비춰질지 모르나, 내부적으로는 지분 나눠먹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3명의 보이지 않는 알력다툼은 공천과정에서 계파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천 대표가 공천과정에서 호남개혁정치 복원과 뉴DJ 발굴을 앞세워 칼을 휘두를 경우 호남 현역의원들의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당은 모든 공천은 경선을 원칙으로 하되, 전략공천도 가능토록 당헌당규상 길을 열어뒀다. 실제로 천 대표는 4일 광주지역 기자간담회에서 " 워낙 시민들의 전략공천에 대한 반감이 심하지만, 이제 양당 구도가 됐으니 지도부가 책임지고 (후보를) 내 놓을테니 시민들이 판단해주라하면 어떻겠느냐"며 전략공천 가능성을 적극 시사했다.

아울러 안 의원와 천 의원이 그간 뚜렷한 시각차를 나타내온 더민주와의 총선 연대 문제도 앞으로 본격적인 총선 과정에서 언제든지 뇌관으로 부상할 수 있다.

안 의원은 더민주와의 총선 연대는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는 반면, 천 의원은 야권 연대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성식 최고위원은 최근 한 라디오에서 "인위적인 선거연대를 하면 여권은 여권대로 결속하고, 선거 연대를 하지 않았을 경우는 제3의 당으로 올 수 있는 표가 거꾸로 가버린다"며 선거 연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확인한 바 있다.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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