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박' 한트럭 당선돼도 유승민 살아남는다면.."

김동현2 2016. 2. 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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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공천포인트 : '진박 전쟁'의 승패…유승민 생환 여부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진박 후보들이 한트럭 당선돼도 유승민 의원이 당선되면 아무 의미없다. 진박 전쟁의 승패는 유승민의 생환 여부다."

최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매우 가까운 한 인사가 기자에게 한 말이다.

그의 말처럼 이번 새누리당 20대 총선 공천의 주요 화두는 '유승민'이 돼 버렸다.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도 모자라 수도권까지 상륙한 '최경환의 진박연대 투어'의 본질은 '유승민 심판'으로 해석될 정도다.

친박계 좌장 최경환 의원은 "(정부가) 경제정책을 펴는데,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뒷다리를 잡지 않았느냐"며 "시도민들의 열망은 어떻게든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키고 나라를 바로 세우라는 것이었는데, 도와주기는커녕 뒷다리를 잡거나 뒤에서 비아냥대기만 했다"고 유승민 의원을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유 의원이 지난 해 4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발언한 대목을 문제삼은 것이다.

최 의원은 그러면서 소위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현역 의원들의 경쟁자 후보 사무실을 찾아다니다시피 하며 '진박 리스트'를 써 내려가고 있다.

지난 2007년 박근혜 캠프에서 종합상황실장(최경환)과 정책메시지단장(유승민)을 하며 '사선'을 넘었던 두 사람의 관계를 생각하면, 최 의원이 이렇게까지 유승민 저격에 나서고 있는 것은 청와대의 의중이 없이는 가능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청와대의 의중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 카드에서도 읽히고 있다. 새누리당 친박계는 최고위를 장악하고 있으면서도 '공천 룰'을 정하는 공천특위 위원장 자리를 놓고서는 두달 동안 김무성 대표와 입씨름을 한 끝에 김 대표가 추천한 황진하 사무총장 카드를 용인했다.

하지만 공천관리위원장 자리를 놓고서는 오로지 '이한구 카드'만 고집했다. 김무성 대표는 공천특위 위원장 선정 때처럼 시간을 끌며 친박계와 협상을 벌이려 했지만, 친박계는 '최고위 표결'까지 운운하며 김 대표의 목을 조였다.

친박계는 특히 김무성 체제를 뒤엎는 '비대위 거사설'까지 흘리며 김 대표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였다.

결국 김 대표는 '2달'만에 승리를 따냈던 공천특위 위원장 인선과 달리, 공관위원장 인선에서는 버티기 '2주'만에 백기 투항했다.

김 대표의 우려는 이한구 위원장 지목 첫날부터 현실이 됐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카메라가 없는 자리에서 참고용으로 하는 백그라운드 브리핑 관례를 깨고,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마이크를 대고 거침없는 일문일답을 이어갔다.

'저성과자', '비인기자' 등 문제많은 현역의원들이 상향식 공천을 통해 또다시 20대 국회에 들어오는게 국민정서에 맞느냐는 것이 이 위원장 발언의 요지였다.

그러면서 현역 물갈이의 당위성과 인재영입을 통한 전략공천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이 위원장은 4년전 박근혜 비대위 당시 25% 컷오프 룰과 같은 일률적인 줄세우기식 잘라내기는 없다면서도 '문제 인사'들에 대한 솎아내기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이한구 위원장이 하겠다는 것이 혹시 '유승민 컷 오프'라는 말이 의원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며 "저성과자, 비인기자는 일종의 현역 평가를 통해 교체지수가 높은 인사들은 공천 초기에서부터 탈락시킨다는 것인데 그런 방식으로 유승민을 비롯해 많은 비박계 의원들을 탈락시킬 수도 있다는 괴담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의원은 "우리 동네에서 진박 후보를 자청하고 돌아다니는 인사가 내가 공천 과정에서 컷 오프 될 것이라는 말을 하고 돌아다니는데 진짜 이러다 무슨일이 나는 건 아닌지 솔직히 불안하다"고 심상찮은 당내 상황에 불안감을 표시했다.

이에대해 친박계 한 의원은 "모두 다 소설같은 얘기"라며 "이 위원장은 우리도 통제하기 힘든 사람인걸 누구나 다 알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아무리 컷 오프를 한다고 하더라도 지지율이 10%포인트 이상 나는 지역의 경우, 함부로 저성과자, 비인기자라는 애매한 잣대로 처 냈다가는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만약 이번 선거에서 친박계가 유승민 찍어내기에 실패하면 청와대가 유탄을 맞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그건 나도 모르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김 대표측의 한 인사는 "만약 인위적으로 유승민을 찍어낸다면 그 파장과 책임은 김무성 대표에게 직접적으로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도 잘 안다"며 "지난 해 7월 상황(유승민 원내대표 찍어내기)처럼 마냥 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유승민의 생환 여부가 이번 20대 총선 공천 파장은 물론 총선 이후 당내 역학 구도를 결정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nyk900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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