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vs. "우주위성체" 국제사회 의견분분

입력 2016. 2. 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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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실험" 우려·비판 일부 "미사일 기술에 도움되지만, 실제로 우주 위성체 염두에 둔 듯"
中 단둥에서 포착된 北 미사일 추정 물체 (단둥<中랴오닝성> AP/교도통신=연합뉴스) 7일 중국 랴오닝 성 단둥 지역에서 포착된 북한 장거리 미사일 추정 물체. 북한은 이날 오전 9시 30분께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장거리 로켓(미사일)을 발사했다. lkm@yna.co.kr
<北미사일 발사> 북TV, 광명성 4호 발사장면 보도 (서울=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7일 광명성 4호 발사장면을 사진으로 내보냈다. 2016.2.7 nkphoto@yna.co.kr
<北미사일 발사> 북TV, 광명성 4호 발사장면 보도 (서울=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7일 광명성 4호 발사장면을 사진으로 내보냈다. 2016.2.7 nkphoto@yna.co.kr

국제사회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실험" 우려·비판

일부 "미사일 기술에 도움되지만, 실제로 우주 위성체 염두에 둔 듯"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북한이 7일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4호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밝혔지만, 국제사회는 이를 사실상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보고 비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날 북한의 발사가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에 전혀 근접하지 않은 실제 우주 발사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국 주요 매체는 위성체의 궤도 진입을 위한 우주 로켓과 군사적 타격 목적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기술적 바탕이 기본적으로 비슷해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 의문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이번 발사가 '위성 발사'인가 '미사일 실험'인가 설명하는 별도 기사에서 "간단히 말해 로켓은 궤도에 위성을 진입시키는 데 사용될 때는 우주 발사체를 일컫지만, 탑재한 것이 탄두라면 미사일이 된다"며 양쪽 모두에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매체에 따르면 로켓의 궤도 진입에는 10분이 채 걸리지 않으며 미사일이 북한을 떠나 미국에 도달하려면 30분가량 걸린다.

미국 CNN 방송도 북한 당국이 이번 발사를 "완전히 평화적인 우주 계획"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에서는 실질적으로 군사적 목적을 의심한다는 시각을 모두 전했다.

방송은 특히 미국 관리들이 위성 발사에 쓰이는 것과 같은 종류의 로켓에 핵 탄두를 실을 수 있다고 지적해 왔다고 전하면서 과거 중국, 소련, 미국 모두 ICBM을 활용해 위성을 쏘아올린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1950년대 냉전기에 미국과 소련 모두 ICBM을 우주 프로그램의 초기 개발 단계에서뿐 아니라 탄두 탑재 시스템으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과학적, 군사적 양쪽 목적으로 모두 활용될 수 있는 만큼 이번 발사에 대한 북한의 의도에 대한 전문가들의 해석도 모두 엇갈리고 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핵 전문가인 멜리사 해넘 미국 제임스마틴비확산센터(CNS) 선임 연구원은 "우리는 이것을 우주 발사가 시도된 것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며 "이런 종류의 로켓은 우주 발사체로서 설계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이것을 대륙간 탄도미사일로 간주할 수 있으려면 상당한 변경이 있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AP 통신은 발사 이전인 지난 5일 북한이 미국 본토에 핵무기를 떨어뜨릴 만큼 제대로 공격력을 갖춘 장거리 미사일 보유를 향해 훨씬 가까이 다가간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독일 분석기관 ST 설립자이자 북한 미사일 기술 전문가인 마르쿠스 실러는 "진짜 ICBM은 어떤 환경에서라도 거의 즉시 단추만 누르면 발사되는, 지구 반대편의 목표 지점을 타격해야 하는 무기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진짜 ICBM에 필요한 것과 다른 기술을 사용한 소형 위성 탑재 동체를 2년마다 발사한다고 해서 그런 목적에 훨씬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걱정하는 과학자들의 연합'(UCS)의 세계 안보 프로그램 공동 책임자 데이비드 라이트는 "위성 발사로 북한이 로켓기술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실제로 북한이 위성을 발사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노림수를 과소평가할 수는 없으며 미사일 기술을 상당 부분 발전시키고 있다는 데 여전히 우려가 크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다.

다케사다 히데시(武貞秀士) 일본 다쿠쇼쿠(拓殖)대학교 대학원 특임교수는 연합뉴스에 "군사적인 노림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설사 지구개발 위성이라고 하더라도 군사적으로 전용(轉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수소폭탄 실험이라고 부르는 핵실험을 1월 6일 했는데 운반 수단인 미사일이 필요하므로 이번 미사일은 이른바 '수소폭탄' 실험(4차 핵실험)과 한 세트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CNN에 따르면 복수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현재 정교한 타격 체계가 부족하기는 하지만 최소 12개, 많게는 100개의 핵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매사추세츠공대(MIT) 안보 연구 프로그램의 짐 월시도 WP에 대부분 북한 로켓과 미사일 실험이 실패했고 북한 당국이 이제는 '구식'으로 여겨지는 액체 연료 로켓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지만, 그래도 우려할 부분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이 그들(북한)이 진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그들은 실험을 더 할수록 더 배우게 되고 부지런히 기술을 개선하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어떤 수준에서는 그들은 이미 제재를 피하고 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또한 성공적으로 위성을 발사했다고 자평하는 북한이 실제로 ICBM 기술에 얼마나 근접했는지는 이번 발사에 대한 북한의 의중과는 별개로 중대한 문제로 남아 있다.

우주 로켓은 위성체의 궤도 진입을 위해 대기권 밖으로 향하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은 겨냥하는 목표물을 향해 대기권에서 다시 지구로 돌아와야 하며 탄두도 탑재해야 한다.

AP통신은 북한 로켓 기술이 하와이와 미국 북서부 해안에 닿을 수 있는 사거리 1만㎞의 '은하 3호'보다 발전했다고 전문가들이 보고 있지만, 여전히 원거리 목표물을 공격할 핵 무기를 보유하려면 극복해야 할 기술적 장벽이 있다는 시각도 많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북한의 과학자들이 부딪힌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더 멀리 비행할 수 있고 더 무거운 위성체나 장비를 탑재할 수 있는 더 큰 로켓을 제조하는 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앞서 2012년에 쏘아올린 위성보다 몇 배 더 무거운 탄두를 탑재하고 미국 본토 전역까지 닿을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하려면 이런 기술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2012년 쏘아올렸던 로켓 '은하 3호'는 30m 가량 크기에 100㎏ 무게의 위성인 광명성 3호를 탑재했다. 이번 로켓에 실린 위성체 크기나 무게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1t가량 위성체를 실은 로켓을 성공적으로 쏘아올릴 수 있다면 핵 무기를 실은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음을 뜻하게 된다고 보고 있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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