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난을 난이라 부르지 못했다

2016. 2. 3. 09:2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정치적으로 보자면, 난(蘭)의 난(難)은 더불어민주당의 우세승이었다. 청와대엔 ‘졸렬하다’는 인상을 안겼다. 국민의당의 창당 축제 소식도 묻혀버렸다. 정치적 효과로 보자면 ‘난의 난’은 양수겸장의 수였다. 더민주가 의도했을 리는 없을 테지만 말이다. 

정치인들의 모든 행위는 ‘좁은 의미’에서 정치적이다. 한 치의 권력이라도 더 잡기 위한 이해득실 계산이 깔려 있다. 2일은 박근혜 대통령의 64번째 생일이었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장은 축하난을 보냈다. 청와대는 거부했다. 이 과정이 3차례나 거듭됐다. 더민주는 이날 국회에서 급하게 김성수 대변인 기자회견을 잡고, 이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 때부터 황금강 난분 하나는 ‘정치’가 됐다. 마침 같은날 더민주는 이른바 ‘정윤회 문건 파동’의 주역인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영입을 발표했다. 쟁점법안 처리를 두고는 당청과 더민주가 대립중이었다. 청와대의 난 거부가 이 때문이라는 ‘정치적 해석’이 뒤따랐다.

난은 꽃과도 엮였다. 이날 국민의당 창당대회에는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황진하 사무총장 등이 각각 화환을 보냈다. 더민주에선 김 위원장 것 하나뿐이었다. ‘더민주가 보낸 난은 안 받고, 국민의당 창당에 꽃 보낸 청와대’, ‘국민의당 창당에 환영 일색 여당과 의례적 축하뿐인 더민주’. ‘메시지’로 읽혔다.

결국 청와대는 난 선물을 받는 것으로 하면서 해프닝은 끝났지만 모두가 상처를 입었다. 난의 첫 수령을 거부했던 청와대도, 이를 굳이 기자를 불러모아 공개했던 더민주도 비난을 받았다. 모두 ‘도의’와는 거리가 멀었다. 주는 사람은 받는 사람을 배려하고, 받는 사람은 주는 사람의 성의를 헤어리는 것이 도리다.

2016년 오늘의 한국 정치는 난을 난으로, 꽃을 꽃으로 부를 수 없다. 누구랄 것 없이 정치권 모두가 빚어낸 황폐한 풍경이다.

suk@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우리아이 영어글쓰기, 어떻게 교육하나요]
‘육룡이 나르샤’ 무휼, 척사광 눈앞에 두고 칼 거둬 “못 하겠다”
GS건설이 분양하는 “마포자이3차”... 입주 때는 “분양가가 전세가
[영상] 남자들이 더 많이 본 ‘유방암 진단’ 동영상
비키니도 삼켜버린 ‘섹시백’…女모델 “민망해”
와인에 젖은 女, 뒹구는 커플...남미 TV 선정성 상상 이상
[시승기]7년 만의 풀체인지! ‘올 뉴 K7’ 타보니
손은서, 방송중 “옷 벗겨지겠어” 실제 비상상황
블라우스와 팬티를 한번에…일체형 신제품 “없어서 난리”
'발연기 논란' 연기자 "이민에 자살생각까지"
GS건설이 분양하는 “마포자이3차”... 입주 때는 “분양가가 전세가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