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그랜드슬램 챔피언" 케르버, 호주오픈 女단식 우승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2016. 1. 3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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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크 케르버가 30일 호주오픈 여자단식 결승전 승리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감격하고 있다. Getty Images/멀티비츠

결과가 뻔해 보이던 호주오픈 테니스 여자단식 결승전이 이변으로 마무리됐다.

안겔리크 케르버(6위·독일)가 30일 세계랭킹 1위 세리나 윌리엄스(미국)를 꺾고 생애 첫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가져갔다.

케르버는 30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여자단식 결승에서 윌리엄스를 2-1(6-4 3-6 6-4)로 이겨 우승했다. 윌리엄스가 메이저대회 단식 결승전에서 진 것은 2011년 US오픈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메이저대회에서 2011년 US오픈과 2012년 윔블던에서 4강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던 케르버는 상대전적에서도 1승5패로 열세였던 최강 윌리엄스를 꺾고 메이저대회 첫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독일 선수가 메이저대회 여자단식 우승에 오른 것은 1999년 프랑스오픈 챔피언 슈테피 그라프 이후 17년 만이다.

반면 이 대회 우승으로 메이저 대회 단식 22번째 우승을 노렸던 윌리엄스는 마지막 반격을 당해 그라프와 통산 최다 우승 2위와 동률을 이루는 데 실패했다. 역대 메이저대회 단식 최다 우승 기록은 마거릿 코트(호주)의 24회다.

윌리엄스의 우승이 유력해보이는 대결이었다.

이번 대회 승승장구하며 8강전에서 마리아 샤라포바(5위·러시아), 4강에서 아그니슈카 라드반스카(4위·폴란드)를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 케르버는 랭킹은 상위권에 있지만 메이저대회 결승 경험이 없는 선수다. 이번 대회 1회전에서는 도이 미사키(64위·일본)를 만나 매치포인트 위기 끝에 힘겹게 탈락 위기를 모면하고 올라왔다.

하지만 윌리엄스의 강력한 파워를 발빠른 수비력으로 받아쳤다. 윌리엄스는 케르버가 계속 공을 받아내며 따라붙자 반복된 스트로크에 힘이 점점 빠지기 시작했다. 최고시속 196㎞ 강버스를 넣고도 실책에서 46-13으로 케르버에게 당했다. 3세트 게임스코어 3-2로 앞선 가운데 윌리엄스의 서브 게임을 듀스가 반복된 끝에 케르버가 따내면서 승기를 잡고 게임스코어 5-2까지 앞서갔다. 윌리엄스도 3-5에서 케르버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해 4-5로 추격한 뒤 자신의 서브게임을 맞았다. 그러나 여기서 케르버에게 뺏겼다. 윌리엄스의 샷이 베이스라인 밖으로 벗어나며 2시간 8분 간 대접전을 마감하는 순간, 케르버는 그대로 코트 바닥에 누워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드러냈다.

이번 우승으로 단숨에 세계랭킹 2위까지 올라서게 된 케르버는 “1회전에서 독일행 비행기를 타기 직전까지 다녀왔다는데 내 생애 최고의 2주를 보냈다. 드디어 그랜드슬램 챔피언이라고 불리게 됐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아쉽게 우승을 놓친 윌리엄스는 “내가 우승하지 못하면 케르버가 하기를 바랐다”며 “항상 긍정적이고 포기하지 않는 그녀의 자세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해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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