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투모로우' 현실로..'초강력 한파'의 경고

류준영 기자 2016. 1. 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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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부담 확대·국제곡물가 상승..기후변화發 적신호 곳곳에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질병부담 확대·국제곡물가 상승…기후변화發 적신호 곳곳에 ]

영화 '투모로우'의 한 장면/사진=21세기 폭스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빙하기가 온다는 설정의 공상과학(SF) 재난영화 ‘투모로우’(2004년). 극상에 기상학자는 그 원인을 ‘지구 온난화’에서 찾는다. 과연 영화 속 가상 설정에 불과한 것일까.

32년 만에 찾아온 최강 한파. ‘살인 추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 세계가 이상 한파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극지연구소 김백민 박사는 "2009년부터 북미와 동아시아, 유럽 등을 순차적으로 혹은 동시다발적으로 한 해도 빠짐없이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며 “내년엔 어느 정도 수준의 초강력 한파가 닥칠 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냉탕(한파)과 온탕(폭염)을 반복하는 기후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기온 변동 폭도 차츰 커지고 있다”이라며 “전 지구적으로 극한 기후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기후변화, 美 대선 쟁점으로=22일부터 미국 수도 워싱턴에는 시속 100㎞의 초강력 눈폭풍이 몰아치면서 1000건이 넘는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11개 주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 때문에 기후변화 대응전략이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의 주요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환경이슈에 민감한 지지층을 보유한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2020년까지 태양에너지 보급용량을 700%로 확산하고, 2027년까지 미국 모든 가정에 재생에너지를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공화당은 국가경쟁력 확보가 최선의 정책지향점이라고 주장하며, 막대한 예산 정책을 수반하는 기후변화 대응책에 대해 불용론으로 맞서고 있다.

◇질병부담비 상승…폭염 사망자 속출=기후변화에 따른 우리나라 질병부담이 1000명당 6.9명(2008년 기준)에서 2100년 약 2배인 1000명당 11.5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윤석준 교수와 한국보건의료연구원 김은정 박사팀이 발표한 '기후변화에 의한 질병부담' 보고서에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층에선 심뇌혈관질환의 질병 부담이 하루 1000명당 34.9명으로 다른 연령군에 비해 최대 100배 높게 나타났다. 0~15세 미만 소아 청소년 그룹에선 오존농도 상승에 따른 호흡기질환의 질병 부담이 1000명당 3.7명으로 높게 측정됐다. 청장년층(15~64세)은 기온상승에 따른 전염성 질환(1000명당 0.7명) 부담이 높았다.

2050년 한파 강도만큼 더 강력해진 여름철 폭염으로 사망자가 속출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영국보건원은 영국인 인구 밀도 증가 추세, 기후변화 예측 데이터를 종합·분석한 결과 2050년에는 폭염 사망자가 영국에서 257%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진은 "평균기온이 1도가 오를 때마다 사망자가 2%씩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재배 한계선 북상…국제곡물가 '껑충'=평균기온이 1℃ 상승하면 농작물 재배 한계선은 81㎞ 북상한다. 고도는 154m 상승한다. 때문에 강원도는 이에 대응해 주력 재배 품목을 감자·옥수수에서 단위면적당 소득이 높은 사과·포도 등 과수로 옮겼다. 철원군은 내년까지 사과재배단지 50헥타르(ha) 조성을 목표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응을 한다 할지라도 결국 기상 이변은 농산물 생산 하락을 부추겨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을 일으킬 것이란 암울한 예측을 내놓는다. 특히, 태국과 필리핀, 인도 등 동남아시아의 곡물 생산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쌀 국제가격이 앞으로 40% 이상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에선 기후변화를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여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에너지 정책으로 탈(脫)석탄발전에 역점을 두는 등 대규모 R&D(연구·개발) 투자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류준영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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