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만나는 리우올림픽] (7) 이제 눈물을 거둬요..4년을 울린 '1초' 4년을 또 갈았다
[경향신문] 2012년 런던에서 신아람(30)이 쏟은 눈물은 지금도 모두의 기억에 남아 있다.
펜싱 에페 여자 개인 준결승. 독일의 브리타 하이데만과 연장 동점 상황에서 종료 1초를 남겨놓고 상대의 공격을 3차례나 막았지만 ‘시간’은 흐르지 않았다. 그대로 경기가 끝나 우선권을 가진 신아람이 결승에 올라야 했지만, 누가 봐도 1초 이상 지난 시간을 심판은 인정하지 않았다. 멈춰 있던 시계는 하이데만의 세번째 공격이 적중된 뒤에야 움직였고 경기가 종료됐다. 코치진의 항의가 이어지는 사이 신아람은 피스트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신아람은 그 뒤 ‘눈물’로 얼룩진 올림픽의 기억을 바꾸려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제펜싱연맹 에페 그랑프리에서 처음으로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다. 런던올림픽 이후 한 뼘 이상 성장했다. 리우올림픽에 자력 출전하려면 4월까지 세계랭킹 14위를 유지해야 한다. 신아람은 1월 현재 8위다.
태권도 이대훈(24)은 처음 출전했던 런던올림픽에서 대기록에 도전했다.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을 모두 석권한 뒤였다. 올림픽 금메달만 따면 한국 태권도 사상 최연소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받았다.
이대훈은 원래 63㎏급이었다. 하지만 4개 체급밖에 없는 올림픽에서 58㎏급이나 68㎏급 중 선택해야 했고 이대훈은 체중을 8㎏이나 감량해 58㎏급에 나갔다. 이것이 독이 됐다. 16강전과 8강전에서 잇따라 연장을 치른 이대훈은 결승전에서 당시 세계랭킹 1위 호엘 곤살레스 보니야(스페인)에게 8-17로 무릎을 꿇었다.
4년이 지났지만 이대훈은 여전히 최강이다.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 63㎏급 2연패, 2014년 아시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모두 63㎏급 2연패를 차지했다.
이제 올림픽만 남았다. 리우에서는 런던과 다른 선택을 하기로 했다. 몸을 키워 68㎏에 출전하기 위해 차분히 준비해왔다. 이대훈은 이미 현재 68㎏급에서 세계랭킹 1위다.
이용대(28)도 런던의 아쉬움을 리우에서 털어버리기로 다짐하고 있다. 2008년 베이징에서 이효정과 배드민턴 혼합복식 금메달을 따낸 이후 남자복식에 집중하고 있다.
런던에서는 오랜 짝꿍 정재성과 금메달에 도전했으나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세계랭킹 부동의 1위로 올림픽에 나섰지만 4강전에서 당시 3위였던 마티아스 보에-카르스텐 모겐센(덴마크) 조에 져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런던올림픽은 배드민턴 대표팀에 큰 아픔을 남겼다.
당연할 줄 알았던 남자복식조의 결승 진출마저 실패하며 한국 배드민턴은 단 한 종목도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2000년 시드니 이후 12년 만에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다. 정재성은 은퇴했고 이용대는 유연성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2014년 8월 이후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다. 리우의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세번째 올림픽. 이용대는 다시 도전한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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