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만나는 리우올림픽] (5) 한숨을 환호로 바꿀 무대

이용균 기자 2016. 1. 2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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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명예회복 노린다

런던 올림픽이 한창이던 2012년 7월28일. 박태환(27)에게 가장 긴 하루가 흘러가고 있었다. 영국 시간 오전 열린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서 실격 판정이 내려졌다. 재심 끝에 실격 번복 판정이 나오기는 했지만 긴장과 초조 속에 기다려야 했던 4시간은 박태환의 집중력을 흔들었다. 결선에서 쑨양(중국)에게 역전당했다. 박태환은 200m 은메달을 더해 은메달 2개를 따냈다. 그리고 4년이 흘렀다. 그사이 4년 전 그날의 하루보다 더 고통스럽고 긴 시간이 기다리고 있었다.

박태환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둔 9월 불시 도핑 검사에서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이 검출됐다. 병원으로부터 맞은 주사가 문제였다.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자격정지 1년6월의 징계를 받았다. 검찰 수사 결과 병원 측의 잘못이 인정되면서 ‘고의 도핑’ 혐의는 벗어났지만 도핑의 1차적 책임이 선수에게 있다는 점에서 완벽하게 면죄부를 얻지는 못했다.

2016 리우 올림픽은 박태환의 명예 회복을 위한 기회다.

자격정지 상태인 박태환은 제대로 된 훈련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꾸준히 다음 단계를 준비 중이다. 박태환의 훈련을 돕고 있는 옛 스승, 노민상 전 국가대표 감독은 “기본 체력은 이미 올라와 있는 상태다. 이제 단계별 훈련이 남아 있다”면서 “훈련 여건이 썩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올림픽공원 내 수영장을 이용하고 있는데 오후 훈련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새벽 및 오전 훈련 때는 일반 이용자가 많아 훈련이 쉽지 않다.

노 감독은 “시련을 통해 더욱 성숙해진 모습이다. 훈련 내용이 꼼꼼하고 치열하다”며 “더 이상 어린 선수가 아니다. 지금 뭘 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끌어올리는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4월엔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린다. 노 감독은 “그때 400m에서 3분48초 이내에만 들어오면 올림픽까지 남은 기간 본격적인 스피드 훈련을 통해 (메달권에) 도전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박태환의 FINA 징계는 3월2일이면 끝난다. 대한체육회가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 도핑 위반 선수의 자격제한을 징계 해제 뒤 3년으로 정해둔 게 걸림돌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이중처벌이라는 지적이 있어서 규정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지만 최근 체육회 통합 문제 때문에 진행이 더뎌지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베이징 대회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이용대는 도핑 검사를 위한 위치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14년 1월 자격정지 1년의 징계를 받았다가 항소해 취소받았다. 2016 리우 올림픽은 실수 만회를 위한 무대다. 한국 배드민턴 사상 올림픽 금메달 2개를 딴 선수는 없었다. 배드민턴은 지난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 1개에 그친 데다 고의 패배 논란에 휩싸인 바 있어 명예회복이 절실하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첫 노메달에 그쳤던 여자 핸드볼도 리우 올림픽에서 다시 한번 메달에 도전한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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