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끔한 예방주사' 이라크전 무승부, 차라리 잘됐다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신태용호가 따끔한 예방주사를 맞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은 20일 오전 1시 30분(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그랜드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1-1로 비겼다.

출발은 좋았다. 전반 22분 김현의 선제골로 먼저 앞서갔다. 이후 상대의 반격을 번번이 무력화시키는 한편, 후반에는 문창진과 권창훈을 투입하며 승기 굳히기에 나섰다. 기분 좋은 3연승과 함께 8강에 오르는 듯 보였다.

다만 마지막을 버티지 못했다. 후반 47분 아메드 후세인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내줬다. 뒤늦게 맞춰진 균형을 깨트리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2승1무(승점7)를 기록, 이라크에 득실차에서 앞선 조 1위로 8강에 올랐지만, 다 잡은 승리를 놓친 찝찝함 탓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신태용호로서는 아쉬운 결과가 됐다. 만약 이라크마저 잡았을 경우 한국은 3전 전승으로 8강 토너먼트에 진출, 가파른 기세 속에 올림픽 본선을 향한 발걸음을 이어갈 수 있었다. 다만 경기 막판에 미끄러지면서, 기대했던 기세는 조금 주춤할 수밖에 없게 됐다.

동시에 천만다행인 결과로도 남게 됐다. 경기 막판 집중력 부족에서 기인한 뼈아픈 실점이, 이미 8강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치른 조별리그 경기에서 나온 까닭이다.

만약 토너먼트에서 이러한 경기 막판 실점을 허용했다면, 이는 대회 탈락 또는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라는 결과로 직결될 만큼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라크전 무승부가 따끔한 예방주사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은 이유다.

바꿔 말하면 이라크전 무승부는 신태용호 스스로 전열을 가다듬고, 더욱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계기를 마련해준 셈이 됐다. 이제 남은 것은 앞으로 맞이하게 될 토너먼트에서는 앞선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따끔한 예방주사가 된 이라크전 무승부가 차라리 잘 된 일일 수도 있는 이유다.

한편 한국은 8강전에서 D조 2위와 격돌한다. D조는 아직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르지 않은 가운데 요르단과 아랍에미리트(UAE), 호주가 8강 진출을 도전하고 있다. 한국의 8강전 경기는 오는 23일 오후 10시 30분 수하임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holic@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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