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비주얼 결합 '록의 혁신가' 英 데이비드 보위 별세

2016. 1. 12.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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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앨범 나온지 이틀만에 암으로 숨져
[동아일보]
8일 출시된 새 앨범 ‘Blackstar(검은별)’ 홍보를 위해 검은 별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포즈를 취했던 데이비드 보위. BBC 등 영국 주요 매체들은 사망 소식을 톱뉴스로 다루면서 ‘록의 아이콘’이라는 찬사를 그의 영전에 바쳤다.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제공
영국의 세계적인 팝스타 데이비드 보위(사진)가 10일(현지 시간) 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69세.

데이비드 보위 측은 이날 그의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보위가 18개월간 암과 용감하게 싸운 끝에 10일 가족들이 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고인은 음악과 충격적인 비주얼을 결합한 선구자다. 1947년 영국 런던에서 데이비드 존스로 태어난 그는 19세기 미국 서부 개척자의 성을 딴 보위란 별칭을 내세워 1967년 데뷔했다. 1972년 ‘The Rise and Fall of Ziggy Stardust and the Spiders from Mars’와 1973년 ‘Aladdin Sane’ 앨범에서 외계인 록 스타 같은 특이한 주제를 다루며 그는 성별의 경계를 넘나드는 카멜레온 같은 패션과 무대 매너를 선보였다. 이는 이후 팝 콘서트 연출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음악적으로도 혁신가였다. 1970년대 글램 록의 창시자 중 하나로 꼽히며 프로그레시브 록, 펑크 록, 포스트펑크, 전자음악을 아우르는 다양한 장르를 주류 팝의 방법론과 결합시켰다. 까다롭기로 이름난 킹 크림슨의 기타리스트 로버트 프립, 전자음악 선구자 브라이언 이노도 보위의 앨범에 참여했다. 그의 앨범은 지금껏 약 1억5000만 장 팔렸다. 1996년 미국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보위는 수려한 외모와 연기력으로 배우로도 활약했다. 연극 ‘엘리펀트 맨’, 영화 ‘예수의 마지막 유혹’ ‘프레스티지’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다. 2014년부터 암과 싸웠던 보위의 말년은 음악적으로 치열했다. 그는 별세 이틀 전 새 앨범을 내놨다. 69세 생일인 8일 낸 신작 ‘Blackstar’에서 보위는 미국의 진보적인 재즈 연주자들을 기용해 독특한 음악세계를 새로 선보였다. 발매와 함께 세계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특히 타이틀곡 ‘Blackstar’는 자유분방한 재즈 즉흥연주를 포함한 10분에 달하는 파격적인 구성에 종교적 은유가 담긴 가사로 평단 일각에서 ‘이슬람국가(IS)의 맹목성을 비판한 곡’이라고 분석됐다.

그의 오랜 파트너인 음악 프로듀서 토니 비스콘티는 “보위는 전형적인 로큰롤 앨범에서 완전히 탈피한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신작에 건반 연주자로 참여한 제이슨 린드너는 “스튜디오에서 그가 첫 소절을 부르자마자 내가 대단한 록 스타와 작업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했다. 이날 팝스타 마돈나, 카녜이 웨스트,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영국성공회의 저스틴 웰비 대주교는 “너무나 큰 슬픔”이라며 일제히 그를 애도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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