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지 "우유 사탕으로 멘탈 다져..버디 펑펑 날렸죠"

김인오 2016. 1. 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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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 크기 아닌 스윙 스피드로 비거리 조절30야드 정도 조절 가능해 버디 기회 많아엄마, 언니 멘탈 강화 조언NH투자증권으로 보금자리 옮겨"'버디 소녀' 아닌 '버디 사냥꾼'으로 불러달라"
조윤지
[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새로운 보금자리에 둥지를 만든 날. ‘버디 소녀’ 조윤지(25·NH투자증권)의 얼굴은 미소로 가득했다. “투어에만 집중할 수 있는 좋은 새 집이 생겼어요.” 은퇴 후 매니저 역할을 자처하며 바쁘게 뛰고 있는 왕년의 골프스타 조윤희(34)는 사진 촬영에 바쁜 동생을 너그럽게 바라보면서 환하게 웃고 있었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5년 만에 감격스런 우승을 일군 후 바쁜 연말을 보낸 조윤지를 6일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사무실에서 만났다. 후원 조인식을 막 끝내고 난 후라 그런지 연신 ‘싱글벙글’이다. 조윤지는 “김대섭, 이미림, 이승현, 박결 등 훌륭한 선수들이 모여 있는 골프 명문가에 한 자리를 잡게 돼 너무 기쁘다. 기대감을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0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조윤지는 프로야구 삼성 감독 대행을 지낸 야구인 조창수(67) 씨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여자배구 동메달의 주역 조혜정(63) 씨의 둘째 딸이다. 언니 조윤희도 프로골퍼로 이름을 떨쳤다. 운동 선수 집안에서 태어난 조윤지의 ‘스포츠 DNA’가 남다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조윤지는 데뷔 첫 해에는 우승과 함께 신인왕에 올랐다. 하지만 5년 가까이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7월에 신설된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마지막 날 9언더파 코스레코드를 작성하며 초대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우승 상금 3억원에 1억원 상당의 차량을 부상으로 받았다. 일반 대회로 따지면 4승의 효과를 한 방에 누린 것이다. 시즌 상금도 2014년의 3배 가량인 약 6억5000만원을 획득해 상금랭킹 3위를 차지했다.

조윤지는 “대회가 열리는 스카이72 하늘코스는 구름 갤러리로 유명한 곳이다. 팬들의 환호가 가득한 곳에서 우승하는 꿈을 꿨는데 결국 이뤘다”며 “부상으로 받은 차(BMW X5)는 별명이 ‘크롬’이다. 캘러웨이골프의 크롬 소프트 볼로 우승한 것을 기억하기 위해 지었는데 볼 특성처럼 부드럽고 때로는 강력한 힘으로 질주한다. 행운이 깃든 차라 당분간 열심히 타고 다닐 생각이다”고 활짝 웃었다.

지난해 조윤지의 이름 앞에는 ‘버디’란 수식어가 항상 따라붙었다. 5월 열린 E1 채리티오픈 3라운드에서 1번홀부터 8번홀까지 연속 버디를 잡아낸 게 시작이었다. 당시 기록은 KLPGA 투어 최다 연속 버디 신기록이다.

기량이 향상된 비결이 궁금했다. 마음대로 드라이버 비거리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해답이었다. 조윤지는 “드라이버로 235야드부터 265야드까지 자유자재로 보낼 수 있다. 스윙 크기가 아닌 스윙 스피드로 조절을 한다. 코스별로 맞춤형 골프가 가능해졌다”며 “2015시즌을 앞두고 거리 중심의 드로 구질을 안정성을 높인 페이드로 바꾼 게 적중했다. 불안 요소가 사라지면서 자신 있게 샷을 할 수 있게 됐다. 출발이 좋으니 버디 기회를 많이 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어머니 조혜정 씨의 멘탈 교육도 빛을 발했다. 평소 조 씨는 딸에게 ‘좋은 징크스’를 강조했다. 조심할 것을 피하는 것보다 좋은 일이 생길 수 있는 ‘자신만의 물건’을 찾으라는 조언이다.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약효가 없는 가짜약을 진짜 약으로 둔갑시켜 심리적인 안정을 주는 치료법)다.

조윤지에게 ‘좋은 징크스’는 바로 우유 맛 캔디였다. 그는 “분위기를 타는 성격이라 버디라 한 번 터지면 무더기로 쏟아진다. 반대로 실수를 하면 한없이 무너진다. 어느 날 캔디를 한 봉지 선물받고 골프백에 넣었다. 무심코 먹었는데 다음 홀에 버디라 나오더라. 지금은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다”고 밝혔다.

올해 목표는 2승이라고 했다. KLPGA 투어를 대표할 선수로서 소박하지 않냐는 물음에 조윤지는 “물론 우승을 많이하면 좋겠지만 욕심보다는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 싶다. 상금랭킹도 3위였으니 올해는 2위까지 올라가고 싶다”며 “소속사가 주최하는 대회에서 꼭 우승해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또 하나는 BMW 대회로 2연패를 하고 차를 또 받고 싶다”고 말했다.

조윤지는 연약해 보이는 ‘버디 소녀’ 별명을 바꾸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버디 사냥꾼’을 추천했다. 그는 “작년에는 사냥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 올해는 응용할 차례다. 진정한 사냥꾼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조윤지

김인오 (inoblu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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