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최용수-데얀, 새 시즌 '챔피언' 목표로 대동단결

이정수 2016. 1. 8.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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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오른쪽) 서울 감독이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FC서울 입단식에서 데얀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 데얀과 최용수, 좋은 기억을 공유하는 두 남자가 다시 만났다. 지난 2년동안 잠시 이별해 서로의 길을 걸었던 둘은 2016 시즌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다시 손을 맞잡았다. 서로를 잘 알고 있는 최용수 서울 감독과 데얀이 다시 만났다는 것은 둘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았다는 의미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두 남자의 생각과 지향점이 ‘챔피언’이라는 하나의 큰 목표로 합치됐다는 뜻이다. 재회자체도 큰 관심거리지만 앞으로 두 남자가 만들어갈 스토리가 흥미진진해질 전망이다.

데얀은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입단식을 갖고 정식으로 서울의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장기주 GS스포츠 사장에게 서울의 검붉은 세로 줄무늬 유니폼을 건네받으며 싱글벙글했던 데얀은 시종 밝은 표정이었다. 그리워했던 친정팀에 다시 돌아오게 된 행복함을 감추지 못하고 말을 할 때마다 ‘해피(happy)’라는 단어를 빼놓지 않았다. 데얀은 “2년 만에 서울로 돌아와 기쁘다. 마치 집에 돌아온 기분이다. 다시 뛸 수 있는 기회를 준 서울에 감사하고, 서울로 돌아올 수 있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내복귀를 결심하면서 중국에서와 달리 연봉이 많이 줄었다. 데얀 스스로 연봉이 줄어들더라도 복귀를 선택해야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축구선수로서의 경력에 돈은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고 말한 그의 첫 번째 이유는 가족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이 있고, 가족들이 서울에서의 생활을 그리워했다. 나도 팬들의 응원, 경기장의 분위기 등이 그리웠다”는 것이 데얀의 설명이었다. 데얀 측의 말에 따르면 데얀의 가족은 중국으로 떠나기 전까지 살았던 예전 그동네로 다시 돌아갔다. 데얀 측 대리인은 “가족들이 한국생활을 정말 좋아했고, 그리워했다. 그런 이유로 선수생활 이후에도 한국에서 살고 싶은 생각을 갖고 있다. 서울과 계약기간은 2년이지만 그 이후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해 복귀를 결정했다”고 복귀 배경을 설명했다.

두 번째 이유는 ‘챔피언’이 되고 싶은 열망이었다. 데얀이 뛰던 시절, 서울은 지난 2010년과 2012년 K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데얀은 3년 연속 K리그 득점상을 수상하며 최고의 선수가 됐다. 자신이 축구선수로서 가장 큰 성공을 누린 곳이자 우승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팀에서 다시 뛰고 싶었다. 데얀은 “서울이 올시즌 챔피언이 되도록 돕겠다. 내가 버팀목이 되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리그 우승에 대한 언급도 했지만 마음 속에 품은 목표는 더욱 컸다. 그는 “모든 우승 트로피는 다 좋은 것”이라고 웃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지난 2013년 우승을 놓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서아시아가 분리되면서 서울은 호주 일본 중국 클럽들과 경쟁하게 됐다. 이동거리로 볼 때 좋은 조건이다. 개인적으로 ACL 우승 타이틀을 얻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2013년 당시 서울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원정을 뚫고 난 후 중국의 광저우 헝다를 결승에서 만나 1, 2차전 모두 비기고도 준우승에 머물렀다.
데얀이 내놓은 올 시즌의 목표는 최용수 감독의 속마음과도 맞닿아 있었다. ACL 우승 욕망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보이지는 않았지만 최 감독의 말 속에는 심중을 판단할 수 있는 단서들이 묻어났다. 최 감독은 “공동의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뛰어난 선수들이 필요했다. 그 어느 때보다 욕심이 났다”면서 “욕심 같아서는 지도자 경력동안 우승 트로피 3개(K리그, FA컵, ACL)를 모두 들어올리고 싶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 ‘우승을 하겠다’ 이런 말 보다 좋은 선수들과 마음을 모아 시즌을 치러가다보면 노력한 만큼의 결과물이 나올 것이다. 예년처럼 설레발치고 싶지는 않다”고 슬쩍 속마음을 숨겼다. 최 감독은 코치였던 2010년에 이어 정식 사령탑이 된 2012년 K리그 우승을 맛봤다. 지난해 FA컵 우승을 거머쥐었고, 아직 오르지 못한 챔피언의 자리는 ACL이 남았다. ACL 우승의 문턱에서 좌절해본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최 감독과 데얀의 목표가 자연스럽게 하나로 모인다.

데얀은 새 시즌 서울에서 9번을 받을 예정이다. 과거 그가 달았던 10번은 박주영에게 돌아가게 됐다. 데얀은 “과거 K리그에서 달성한 기록들은 지나간 일이다. 현재는 2016년이다. 한 시즌동안 많은 경기를 치르게 될텐데 동계훈련을 하면서 앞으로 다가올 훈련에 집중하고 보완할 점을 찾아가겠다. 새 시즌을 잘 준비한다면 우승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polari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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