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리가 포커스] 일찌감치 열린 지단시대, 그 속의 명(明)과 암(暗)

유지선 2016. 1. 5.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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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간'이란 꼬리표가 항상 따라다녔던 지네딘 지단(44)의 레알 마드리드 감독 부임이 하룻밤 사이에 현실이 됐다.

레알의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은 5일 오전 4시(한국시간)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과 계약을 종료한다. 그동안 최선을 다한 베니테스 감독에게 감사함을 표한다"면서 "레알 2군을 지휘하고 있는 지단 감독이 나머지 시즌을 맡는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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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유지선 기자 = ‘언젠간’이란 꼬리표가 항상 따라다녔던 지네딘 지단(44)의 레알 마드리드 감독 부임이 하룻밤 사이에 현실이 됐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지금’은 아니었던 탓에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레알의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은 5일 오전 4시(한국시간)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과 계약을 종료한다. 그동안 최선을 다한 베니테스 감독에게 감사함을 표한다”면서 “레알 2군을 지휘하고 있는 지단 감독이 나머지 시즌을 맡는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베니테스 감독은 한순간에 ‘무직’ 상태가 됐고, 반면 지단은 단숨에 ‘레알 감독’이란 명함을 얻었다. 지단의 레알 감독 부임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레알이 지단을 감독으로 앉히겠단 큰 그림을 그렸고, 지난 2006년 지단이 현역에서 물러난 직후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왔기 때문이다.

지단의 감독 부임이 여러모로 의미 있는 이유다. 지단의 감독 데뷔는 레알이 그동안 착실히 준비해온 결과물을 내놓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단이야말로 선수단 장악에 미흡했던 베니테스 감독의 단점을 메울 적임자라고 생각하는 레알은 확신에 차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단은 레알의 ‘살아있는 레전드’로 불리며, 존재감만으로 선수단을 압도한다. 특유의 카리스마는 물론이며 레알 선수들과의 관계도 원만해 팀을 영리하게 이끌 수 있다. 최근 레알 선수들이 “그립다”고 자주 언급했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에 대한 향수도 어느 정도 지워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카스티야(2군)를 이끌며 보여준 감독으로서의 역량도 레알의 마음을 움직였다. 세군다B(3부리그)로 떨어진 카스티야를 2부리그로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그 결과 지난 시즌 16승 10무 12패로 저조했던 성적을 10승 7무 2패(1월 5일 기준)까지 끌어올렸다. 그 과정서 지단은 마르셀로 비엘사,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찾아가 자문을 구하는 성실함까지 보여줬다. 레알이 베니테스 감독의 경질을 하루빨리 결정할 수 있었던 이유다.

그러나 예상보다 빨리 찾아온 지단의 감독 데뷔에 부정적인 의견도 적잖다. 영국 ‘토크스포츠’의 보도에 따르면 레알의 일부 현지 팬들은 ‘지단의 감독 부임은 도박’이라며 불신을 나타냈다. 지단이 그동안 카스티야를 이끌며 지도자 경험을 쌓아왔지만, 1군과 2군의 차이는 크기 때문이다.

레알 수뇌부의 행보는 더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레알은 지난 시즌 ‘2위’란 성적표를 받아든 안첼로티 감독을 곧바로 경질했다. 그러나 뒤이어 지휘봉을 잡은 베니테스 감독도 올 시즌 11승 4무 3패를 기록하며 3위에 그쳤고, 결국 경질이란 쓴잔을 마셨다. 레알 감독직을 ‘독이든 성배’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레알로선 ‘1등’이 아닌 성적표는 모두 정리 대상이다.

지단의 이른 감독 데뷔 역시 레알의 섣부른 판단이 초래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지단을 공들여 키워온 만큼 다른 감독들처럼 쉽게 내치지는 않겠지만, 결국 단기간에 감독을 교체하는 악습을 버리지 않는다면 또 한명의 레전드를 일찌감치 잃을 수밖에 없다. ‘초보 감독’이라는 불안감을 안고 있는 지단이 레알의 성적은 물론이며 수뇌부들의 행보까지 변화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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