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공동창업주 金·安, 文 떠나 '헤쳐모여'
◆ 金 "오죽하면 떠나겠느냐"
지난해 12월 13일 안철수 무소속 의원 탈당부터 이날 김 전 대표 탈당까지 더불어민주당은 한 달도 되지 않는 기간에 의원 9명이 떠나면서 '제1야당'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공동 창업주이자 비주류 수장으로 꼽혔던 김 전 대표까지 떠나면서 안철수 신당을 향한 대규모 연쇄 탈당이 예고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2007년 22명의 동료 의원들과 열린우리당을 동반탈당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홀로 탈당하는 결단을 내렸다. 김 전 대표는 안철수 신당에 합류해 야권 재편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김 전 대표는 회견문을 통해 "(새정치민주연합 창당을 위해) 어렵사리 모셔온 안철수 의원을 패권정치가 급기야 밖으로 몰아내고 말았다"는 말로 안 의원과 다시 손잡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다만 탈당 직후 안철수 신당에 바로 합류하는 것보다는 탈당을 앞두고 고민하는 의원들 불안감을 씻어주는 역할을 우선적으로 할 전망이다.
안철수 신당에 합류한 문병호 무소속 의원은 3일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당 내 남아 있는 의원들한테 적극적인 결단을 촉구한 걸로 볼 수 있다"며 "통합이라는 명제가 있으니 탈당하자마자 바로 신당으로 가겠다고 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8일이 연쇄 탈당 분수령 될 듯
비주류 수장인 김 전 대표 탈당으로 이제 관심은 추가 탈당 규모와 원내교섭단체 구성 여부에 쏠리고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의 선거구 획정안이 직권상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8일이 후속 탈당 규모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우선 박지원 전 원내대표, 주승용 전 최고위원을 비롯한 호남 지역 의원들의 대규모 탈당이 예상된다.
김 전 대표 측근인 주 의원은 이날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의정보고회 이후인) 13일에 입장을 밝히고 민심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지역 민심이 어떻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민심이 안 좋다"는 말로 탈당 가능성이 높음을 내비쳤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목포에서 의견 수렴 중으로 모든 여건이 갖춰지면 통합을 위한 선택을 하겠다"는 글을 올리며 탈당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박 전 원내대표 탈당과 함께 광주 장병완·박혜자 의원, 전남 김영록·이윤석 의원 등 호남 지역 의원들의 연쇄 탈당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 탈당 열풍, 수도권 확산이 관건
탈당 의원들이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하는 모양새다.
3일을 기준으로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한 의원은 박주선·천정배 무소속 의원을 합쳐도 11명에 불과해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20명에 크게 부족하다.
결국 호남에서 부는 탈당 열풍이 수도권으로 확산할 때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할 전망이다. 실제로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정성호·최원식 등 수도권이 지역구인 의원들은 탈당이 아닌 잔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탈당 의원들이 독자적으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 세를 결집하면 올해 총선 판세가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지난 1일 미디어리서치와 조선일보 공동 조사로 진행한 내년 총선 정당 지지도에서 안철수 신당 후보 지지율이 18.3%를 기록해 2위(새누리당 28.7%·더불어민주당 16.6%)를 차지하는 등 안철수 신당 열풍이 거세지면서 180석 확보에 도전하는 새누리당 총선 전략에도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정석환 기자 /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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