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남북관계 전망 엇갈려..北김정은 신년사 전문가 진단(종합)

2016. 1. 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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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식 "남북관계 개선의지 보이지 않아..정세관리 수준 머물듯" 김용현 "7차 당대회·경제강국 건설 총력..대남 비난 수위 높여" 양무진 "남에 대한 기존 입장 재확인..남북정상회담 제의 가능성" 장용석 "남북 대화 지속 의지 보여..핵실험은 신중 행보" 정성장 "남북관계 개선 강조하면서도 남측 비판적 입장 취해"

김근식 "남북관계 개선의지 보이지 않아…정세관리 수준 머물듯"

김용현 "7차 당대회·경제강국 건설 총력…대남 비난 수위 높여"

양무진 "남에 대한 기존 입장 재확인…남북정상회담 제의 가능성"

장용석 "남북 대화 지속 의지 보여…핵실험은 신중 행보"

정성장 "남북관계 개선 강조하면서도 남측 비판적 입장 취해"

(서울=연합뉴스) 김영만 이봉석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일 발표한 새해 신년사와 관련,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올해 남북관계에 대해 서로 엇갈린 전망을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와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대남 비난의 발언을 했지만, 기존 의례적인 것이라며 남북대화 기조는 올해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봤다.

양 교수는 북한이 올해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할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반면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 제1위원장이 발언한 수위 높은 대남 비난과 관계 개선의 전제 조건을 거론하며 남북관계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가 올해 5월 초로 예정된 제7차 노동당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와 경제 강국 건설, 주민 생활 향상 등 경제 부문에 방점을 뒀다고 평가했다.

또 김정은 제1위원장이 핵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제사회가 큰 관심을 두는 민감한 사안의 수위를 조절하고 북중관계의 개선을 염두에 두는 한편 미국 등의 대북 제재를 더 심화시키지 않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고 해석했다.

◇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전반적으로 남북관계 개선 의지보다는 제7차 노동당 대회를 계기로 인민 제일주의하에 경제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군사력과 안보능력 확대를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는 당 대회의 성공을 위해 전쟁 고조를 막는 등 한반도 정세 관리의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제도통일 포기한다면', '6·15와 10·4선언 이행해야', '진정 자주와 평화를 원한다' 등 남북관계 개선의 전제 조건을 내걸고 남측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고 있어 적극적인 관계 개선의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남측이 제도통일과 흡수통일을 포기하고 외세공조와 전쟁연습을 멈추면 남북관계가 진전될 것이라고 주장해 박근혜 정부에 대해 근본적으로 신뢰하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핵 문제와 조선반도 비핵화에 대한 언급이 없고, 미국에 대한 대화 제의 등이 없으며 평화협정 체결을 거부한 미국의 비난 수위를 높인 점도 미국과의 적극적인 대화 의지보다는 미국이 자신의 평화협정 제안을 받아 달라고 요구하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다시 말해 미국과 전쟁을 불사하되 상대가 대화에 나선다면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식이다. 결론적으로 상황 관리와 정세 안정을 도모하겠지만 대남·대미 대화와 협상에 나서기보다는 남측과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이와 함께 김정은 제1위원장이 경제 부문을 강조한 점으로 미뤄 앞으로 인민중시, 인민존중, 인민사랑의 인민 제일주의 정책을 구체화할 것으로 본다.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김정은 제1위원장이 제7차 노동당 대회와 경제 강국 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해 올해 모든 주요 정책 방향은 7차 당대회에 포인트를 맞추고 있고 경제 부문에 올인하겠는 것을 보여준다. 또 청년을 부각시키면서 청년 역할을 강조해 세대교체 흐름을 명확히 하겠다는 뜻도 간접적으로 표시했다. 핵·경제 병진노선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북중 관계, 즉 중국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대선 국면에서 핵 문제를 이슈화시켰을 때 (평화협정 체결하는 쪽으로) 미국을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없다는 점도 염두에 둔 것 같다. 핵을 강조하면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감수할 밖에 없는데 이제 더는 대북 제재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이 역시 인민생활 개선에 '올인'하겠다는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신년사에서의 대남 비난 수준이 작년과 판이하다. 비난 수위가 세고 그 내용이 세밀한 부분까지 언급돼 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의 담화 수준에 달할 정도다. 여기에는 김양건 당비서의 사망도 영향을 준 것 같다. 지금 남북관계가 출구를 못 찾는 상황에서 그 원인과 책임을 남측으로 돌리면서 남측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남측이 움직여야 북측이 움직일 수 있다는 걸 암시한다. 대남 부문에서 강경 기조를 유지해 당 대회를 앞두고 내부 체제를 결속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민감한 부분에 대해 수위를 조절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핵 언급이 빠졌다. 미국에 대한 언급도 기존과 비교해 큰 변화는 아니다. 남측에 대해서도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것일 뿐 비난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의례적으로 하는 얘기다. 핵·경제 병진 노선을 강조하지 않은 것은 올해 5월 7차 대회 때까지 중국 등 주변국들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두 번째로 정책 제시가 없다는 점이 눈에 띄는데, 5월 당 대회까지 수위를 조절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5월 7차 당 대회에서 뭔가 새로운 경제 정책, 통일 방안, 핵과 관련한 정책이 나오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이 든다. 통일 문제와 관련해서는 남북간 정상회담을 제의할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이 민족 문제, 통일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했는데, 논의의 대상은 결국 남측 대통령밖에 없다. 오늘은 이 정도까지만 수위를 조절해 놓고 7차 당 대회 때 새로운 통일 방안을 제시하고 정상회담을 제의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본다. 신년사의 순서가 대체로 경제, 정치, 군사, 사회, 문화. 그다음 대남, 대외 등 순이었는데, 경제를 앞세운 것은 인민 중시, 인민 생활 향상을 염두에 둔 것이다. 결국 올해 방향은 인민 중시, 인민 생활 향상, 경제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군사와 정치가 후순위로 밀린 것은 나름 북한 내 군사와 정치가 안정화돼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겠다. 미국에 대해서는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했는데, 북한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이었다. 올해 미국 대선이 있기 때문에 원론적인 수준에서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 본다. 이것은 결국 미국 대선을 감안해서 현재 행정부하고는 대화하지 않고 차기 정부와 대화하기 위해 평화협정 등을 제시만 한 것으로 판단된다.

◇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 대체로 신년사의 흐름이 나쁘지 않다. 대외적으로 신중한 모습이 눈에 띈다. 작년 신년사에서는 대외 관계 다변화 등 구체적인 언급이 있었는데, 올해 신년사는 구체성이 떨어진다.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전체적으로 열심히 하자는 취지가 강조됐고 정책의 구체성보다는 주민에 대한 독려 메시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김정은이 "조선로동당 제7차대회는 휘황한 설계도를 펼쳐놓게 될것"이라고 말한 점으로 봐서는 당 대회 때 새로운 경제 정책이나 이념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신년사의 기조가 작년에 자주, 존엄, 선군, 핵에서 올해 인민, 생활, 경제, 평화적 환경 조성으로 바뀌었다. 결국 이런 점들이 올해의 중요한 기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올해는 북한이 불필요한 핵실험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김정은이 "10월의 경축광장에 펼쳐진 격동적인 화폭들은 핵폭탄을 터뜨리고 인공지구위성을 쏴올린것 보다 더 큰 위력으로 누리를 진감하였으며"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 말은 결국 핵실험을 하지 않아도 다른 것들로 당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도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따라서 올해는 핵실험에 대해 북한이 신중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인공위성 발사는 예외라고 본다. 신년사를 볼 때 북한이 당국 회담 재개에 대해 부정적인 것 같지는 않다. 적어도 남북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민간 교류 협력을 지속하면서 남북 당국 간 대화 의사도 있어 보인다. 다만, 김정은이 "우리는 올해에 '내외 반통일세력의 도전을 짓부시고 자주통일의 새시대를 열어나가자' 이 구호를 높이 들고 조국통일운동을 더욱 힘차게 벌려나가야 한다"라고 말한 점은 우려스럽다. 한미 연합 군사 훈련 중단 문제를 제기하면서 대남 대미 평화 공세를 지속적으로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 북한의 김정은 제1위원장이 오늘 신년사를 통해 자주통일의 새시대를 열어나가자고 주장하면서 남조선 당국자가 통일문제를 외부에 청탁하고 있다고 비난함으로써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외교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통일 문제를 민족 자체의 힘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미국과 남한이 침략전쟁 연습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올해에도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제1위원장이 남북관계 개선의 길을 열어나가야 한다고 하면서 남한이 평화통일을 바란다면 6·15 선언과 10.4 공동선언을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함으로써 2000년과 2007년의 남북정상선언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계승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이에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우리 정부가 사실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하고 있다. 김정은이 또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누구와도 마주앉아 민족문제, 통일문제를 허심탐회하게 논의할 것"이란 입장을 밝힘으로써 제1차 남북당국회담이 결렬된 상황에서 남북 당국 간 대화에 연연해 하지 않고 과거 김일성이 남한의 주요 인사들과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통일전선전략을 추진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김정은이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면서도 남한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고 우리 정부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하고 있어 올해 남북 당국 간 대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ym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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