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케이블TV에서 지상파 VOD 못본다

전준범 기자 2015. 12. 31.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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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로드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라온 지상파 VOD 서비스 중단 관련 안내문 / 티브로드 제공

2016년부터 케이블TV에서 지상파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VOD의 대가 산정 방식 등을 두고 의견이 엇갈려 협상에 난항을 거듭하던 지상파 3사와 케이블TV 업체들이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31일 서울 충정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6년 1월 1일부터 케이블TV의 지상파 VOD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케이블TV 업계를 대표해 협상에 참여했던 최정우 케이블TV VOD 대표는 “오늘 남은 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지만, 지상파 측에서 이미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면서 “자정을 기해 지상파 VOD 서비스가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상파 3사와 케이블TV 업계는 그동안 VOD 가격 인상, 가입자당 대가(CPS) 도입 여부, 지역 케이블TV에 VOD 공급 여부 등을 놓고 협상을 벌여왔다. 이중 갈등의 씨앗이 된 부분은 CPS 도입 여부와 지역 케이블TV에 VOD 공급 여부다.

그간 케이블TV 업계는 지상파 방송사에 VOD에 관한 대가를 정액 방식으로 지급해왔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이번에 가격 인상을 요구하면서 대가 산정 방식도 정액이 아닌 가입자 수에 근거하는 CPS로 변경해 달라고 요구했다.

케이블TV 업계는 가격 인상 요구에 대해서는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CPS 도입 만큼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왔다. 모든 가입자가 VOD를 이용하는 것도 아닌데 무조건 가입자 수를 바탕으로 가격을 책정할 수는 없다는 게 케이블TV 업계의 주장이었다.

최 대표는 “서비스 중단을 막기 위해 지상파 방송사가 요구하는 VOD 공급 대가 인상과 CPS 방식 도입을 모두 수용하기로 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쟁점이 해결되지 않아 협상이 결렬됐다”고 말했다.

현재 지상파 방송사들은 아름방송네트워크, 금강방송 등 10여개의 지역 케이블TV 업체와 VOD 재전송 문제에 관한 소송을 벌이고 있다. 지상파 측은 “지역 케이블 TV 사업자들에 제공하던 VOD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통보했고, 케이블TV 업계는 “개별 사업자들에 대한 공급 중단을 유예해달라”고 요구했다.

최 대표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지역 케이블TV 업체들에 대한 VOD 공급을 중단한다는 주장을 끝까지 고수해 협상이 결렬될 수밖에 없었다”면서 “새해부터 SBS와 KBS의 VOD는 신규 콘텐츠 공급이 중단되고, 기존 콘텐츠는 1년이 지난 것부터 순차적으로 종료된다”고 말했다. 그는 “MBC의 VOD는 자정이 지나면 전부 볼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CJ헬로비전, 티브로드 등 케이블TV 사업자들은 이미 자사 홈페이지에 지상파 VOD 서비스 중단을 예고한 상태다. 티브로드는 “지상파의 콘텐츠 공급정책 변경과 공급 중단 결정에 따라 2016년 1월 1일부터 지상파 콘텐츠에 대한 TV 다시보기 VOD 서비스가 중단된다”고 안내했다.

양측의 골 깊은 갈등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블TV 가입자인 대학생 이유진(가명)씨는 “평일에 놓친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을 주말에 VOD로 종종 보곤 했다”면서 “VOD 서비스가 중단되면 상당히 당혹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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