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의 삼성, 올 신입사원 빅데이터로 뽑았다

이동인,원호섭 2015. 12. 29.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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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考試' 점수 낮은데 합격..특정 미사여구 남발땐 탈락20년치 이력서·자소서 DB 만들어 입사후 성과추적"향후 인력배치·인사관리 등 활용범위 점차 늘릴 것"
삼성그룹이 빅데이터와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 기술을 활용해 올해 신입사원을 뽑은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은 앞으로도 신입사원 공채에 이를 적극 활용하고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핵심 관계자는 29일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지난 1월 빅데이터와 텍스트 마이닝 기술을 적용한 분석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며 "이를 상반기 공채에 부분적으로 활용했고, 10월에 있었던 신입사원 공채에서는 활용 비율을 더욱 늘렸다"고 말했다.

삼성인력개발원이 개발한 프로그램은 지난 20년간 신입사원들이 제출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텍스트 마이닝 기법을 활용해 분석한 뒤 이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었다. 여기에 신입사원들이 입사한 후 달성한 성과와 경력을 추적해 빅데이터화했다.

신입사원 지원자가 제출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삼성인력개발원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활용해 분석하면 이 지원자가 입사 후 어느 정도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지를 빅데이터 프로그램이 전망하게 된다. 삼성그룹은 올해 공채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다.

물론 빅데이터 프로그램만으로 신입사원을 뽑은 것은 아니다. 삼성그룹은 올 하반기 공채에서 직무적합성평가를 통과한 지원자에게만 '삼성고시'로 불리는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응시 자격을 줬다. GSAT 시험 뒤 면접을 통해 합격자를 선발했다. 여기서 빅데이터 프로그램으로 분석한 자료는 당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예를 들어 GSAT에서 아무리 높은 점수를 받았더라도 빅데이터 프로그램 분석 결과 향후 성과가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 탈락하는 식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실제로 GSAT 점수는 낮았지만 빅데이터 분석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합격한 지원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빅데이터 프로그램은 또 자기소개서에 특정 또는 지나치게 많은 미사여구를 쓴 지원자를 선별해 거의 전원 탈락시키는 데도 활용됐다.

삼성그룹 핵심 관계자는 "지난 20년간 신입사원 자기소개서를 빅데이터로 분석해 보니 지나치게 많은 미사여구를 쓴 신입사원들이 입사 후 이룬 성과가 평균에 훨씬 못 미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미사여구가 무엇인지, 어느 정도면 지나친 건지 등에 대해서는 "절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신입사원 선발뿐 아니라 합격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데도 적극 활용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프로그램 분석 결과 중 가장 의미 있는 자료가 합격자가 어떤 자리에서 어떤 성과를 냈느냐 하는 점이기 때문에 인력 배치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은 앞으로 신입사원 공채에서도 빅데이터 프로그램 반영 비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향후 인사 관리에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히 올해 빅데이터로 처음 뽑은 신입사원들이 입사 후 보여주는 성과들을 측정해 빅데이터 채용 프로그램의 정확성을 높일 계획"이라며 "그렇게 되면 향후 인사관리의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용에 빅데이터 프로그램을 활용했다는 사실은 삼성그룹 내부에서도 일부만 알고 있지만 이를 채용이나 인사관리에 활용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평균이나 표준에서 벗어나는 창의적 인재의 성장을 이 프로그램이 막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삼성그룹 계열사 관계자는 "안 그래도 삼성 직원들이 너무 표준화됐다는 우려가 있는데 이 프로그램으로 선발하면 더 평균적인 사람들만 입사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삼성그룹이 빅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을 신입사원 채용에 활용한 것이 향후 취업준비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이다. 삼성그룹 채용절차 등의 변화는 취업준비생들 취업 준비 자체를 바꿀 정도로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그룹 관계자는 "빅데이터 분석은 어떤 준비를 한다고 적합한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며 "이를 의식해서 취업 준비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동인 기자 /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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