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외교부냐..우릴 두 번 죽이나"

김성훈 2015. 12. 2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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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할머니들 설득나선 외교차관 향해 호통"아베부인 야스쿠니 참배..정부가 더 신경 써야"

◆ 위안부 타결 이후 ◆

<b> 위안부 할머니 위로하는 외교 차관 </b> <br>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오른쪽)이 29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쉼터를 방문해 한·일 회담 결과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할머니들을 위로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뭐 하는 사람이에요? 해결했다고 보고하러 왔어요? 왜 우릴 두 번 죽이려고 하는 거예요?"

외교부 1·2차관이 29일 위안부 할머니들을 찾아 전날 한·일 합의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려다가 큰 호통을 들었다.

이날 외교부 임성남·조태열 차관은 각각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쉼터와 경기도 광주의 위안부 피해자 복지시설인 '나눔의 집'을 방문해 피해 당사자인 할머니들을 만나 곤욕을 치렀다.

이날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나러 정대협 쉼터를 방문했던 임 차관은 문전에서부터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에게서 "일본 외교부예요?"라며 "역사의 산증인이 이렇게 살아있는데 (외교부가) 한 일이 뭐예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할머니는 임 차관이 "뒤늦게라도 (합의 결과를 설명하러) 제가 온 겁니다"라고 말하자 "우리한테는 말 한마디도 없이 정부끼리 뚝딱뚝딱 해갖고는 정부가 타결됐다고 하면 되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는 "(소녀상은) 국민이 한 푼 한 푼 모아서 한 것"이라며 "우리 손녀들이 자라나면서 과거에 이러한 비극이 있었다는 역사의 표시로서 (일본) 대사관 앞에 놓아둔 소녀상을 옮기라 마라 하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에 임 차관은 "여러 가지로 우리 할머니들이 보시기에는 부족한 게 있을 것"이라며 "할머니들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지침하에서 (일본과) 논의했다"고 답변했다. 또 "(이번 합의는) 1막의 끝일 수는 있지만 2막의 시작"이라며 할머니들 앞에서 머리를 숙였다.

나눔의 집을 방문한 조 차관은 "후속 조치에 관한 세부 내용에 대해선 할머님들에게 의논드리고 협의해서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희남 할머니는 "(일본 측이) 명예 회복시켜준다고 하는데 명예 회복이 되느냐"고 반문하며 "일본이 사죄를 하려면 법적 그대로 하고 보상도 해야 한다"고 이번 합의내용에 대한 섭섭함을 드러냈다. 유 할머니는 "저는 죽으면 그만이지만, 아베는 어제 골프 치고 부인은 야스쿠니 신사 가서 참배를 했다"며 "우리 정부에서 더 신경 쓰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옥선 할머니도 협상 결과에 불만을 터뜨리며 "이렇게 한다면 대통령이 정말 나쁘고 잘못한 것"이라며 "우리는 개인적으로 배상을 받고, 공식적으로 사죄를 받아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정부는 외교부 여성가족부 등 관련 부처를 중심으로 지난 28일 일본 측과 합의한 위안부 피해자 지원 재단 설립에 대해 조속한 협의에 착수할 방침이다. 위안부 문제 해결 협상 과정에 정통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가급적 시간 간격을 짧게 해서 재단 설립을 추진하겠다"면서 "재단 설립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모든 것을 주도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외교부 공동취재단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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