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들:디 오리지널' 중심축 잡은 백윤식, 엔딩 새로 썼다 [씨네뷰]

내부자들:디 오리지널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영화 '내부자들'의 감독판 '내부자들:디 오리지널'이 공개됐다. 추가된 이야기들은 인물 간의 유기성을 높여줌과 동시에 이강희(백윤식)라는 캐릭터의 속성을 살려 영화의 주제 의식을 틀어버리는 효과까지 낳으며 기존 관객들이 감독판을 다시 관람해야 할 이유를 만들었다.

'내부자들'은 윤태호 작가의 미완결 웹툰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사회를 움직이는 내부자들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범죄 영화다. 복수를 꿈꾸는 정치 깡패 안상구 역의 이병헌, 성공을 거래하는 무족보 검사 우장훈 역의 조승우, 정치판을 설계하는 논설주간 백윤식 등 연기파 배우들과 흡인력 있는 스토리의 힘을 바탕으로 65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했고, 이에 50분의 미공개 영상이 더해진 '오리지널' 버전이 탄생했다.

앞서 '내부자들'은 대권을 노리는 국회의원 장필우(이경영), 국내 굴지의 기벌인 미래자동차 오현수 회장(김홍파), 그리고 국내 최대 신문사 조국일보의 중추인 논설주간 이강희(백윤식)의 정경 유착, 그리고 개인의 복수심으로 인해 이들의 검은 속내를 세상에 밝히려는 정치 깡패 안상구(이병헌)와 정의를 구현함과 동시에 출세 길을 보장받으려 하는 검사 우장훈(조승우)의 팽팽한 기싸움을 속도감 있게 그려냈다. 특히 우 감독은 모든 캐릭터들이 권력욕, 물욕, 복수심 등 개인의 탐욕에 의해 움직이며 벌어지는 충돌을 냉철한 시각으로 담아내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우 감독은 50분이 늘어난 이번 감독판에서도 기존의 속도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캐릭터 간의 유기성을 살려내는 재주를 발휘했다. 영화의 빠른 전개를 위해 부득이하게 편집돼야 했던 인물들의 과거사와 서로의 관계를 설명하는 장면들이 살아났고, 20년간 끈끈한 관계를 맺어온 안상구와 이강희가 서로 우정을 쌓는 과정, 우장훈이 검사가 되기 전 열혈 경찰로 지내던 모습, 손목이 잘려나간 후 안상구가 살아온 과정 등이 등장해 스토리 사이에 비어있던 틈을 충분히 메꿔줬다.

특히 백윤식이 열연한 캐릭터 이강희의 삭제 신이 되살아 나면서 이강희는 놀랍도록 입체적인 캐릭터가 됐다. 통편집 됐던 조국일보 속 사건들을 따라가다 보면 막후에서 정, 재계 인사들을 차례로 장기판에 올리던 이강희의 본 모습이 보인다. '내부자들:디 오리지널'의 메인 포스터 중앙에 백윤식이 자리 잡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덕분에 안상구와 이강희의 첨예한 갈등 역시 더욱 눈에 띄게 그려졌다. 앞서 개봉됐던 '내부자들'이 이병헌, 조승우의 투톱 버디물이었다면, 감독판은 이병헌과 백윤식의 과거사, 그리고 현재의 대립을 이야기의 중심축으로 삼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이강희가 등장하는 마지막 신은 감독판의 백미다. 쿠키 영상처럼 갑작스레 등장하는 이 장면에서 이강희의 전화 통화는 앞서 안상구와 우장훈이 그려낸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명제를 180도 뒤집어 버린다. 영화의 무게 중심이 안상구에서 이강희로 옮겨가면서 기존 영화를 본 관객들마저도 새로운 영화를 한 편 본 듯한 기분을 느끼게끔 한다.

기존 영화를 재미있게 본 관객이라면 영화 속 궁금함을 시원하게 풀 수 있고, 원작 만화의 팬이라면 한층 입체적으로 태어난 캐릭터를 감상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법한 선물 같은 보너스 신들도 눈에 띈다. 잘 나가는 정치 깡패 안상구가 되기 전, 촌스러운 파마머리로 골프장에 등장해 헛스윙을 날리는 앳된 안상구의 모습, 잔인한 연기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던 조상무(조우진)의 후일담 등 캐릭터들의 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장면들도 관객들의 재미를 더할 것이다. 31일 개봉.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내부자들:디 오리지널' 포스터,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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