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크리스마스의 화려한 컴백과 빅딜 추억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어느덧 크리스마스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프로농구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모비스-kt, SK-오리온이 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명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깜짝 소식이 터지거나 각 팀들이 반등을 이룬 경우가 프로농구에도 몇 차례 있었다.
팬들에게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사건은 1999년 12월24일 SK와 골드뱅크가 추진한 ‘크리스마스 이브 빅딜’이다. 당시 SK는 서장훈-현주엽으로 연결되는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너지가 나지 않아 고전을 면치 못했고, 결국 현주엽을 골드뱅크에 넘기는 조건으로 조상현과 현금 4억원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같은 빅딜의 효과를 완벽히 누린 쪽은 SK였다. 골드뱅크가 6강 진출에 실패한 반면 SK는 조상현이 외곽에서 제 역할을 다해내며 현대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4승2패로 승리, 챔피언에 오르는 기쁨을 만끽했다.
2001~02시즌의 KCC도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잊을 수 없는 팀이다. 현대에서 KCC로 팀명을 바꾸고 전주로 연고지를 옮긴 첫 해, KCC는 맥도웰과의 이별을 선언하고 재키 존스를 불러들였다.
당시 존스는 전년도에 받은 징계로 인해 초반 경기 출장이 불가능했지만 신선우 감독은 토털 농구의 마지막 퍼즐로 과감히 그를 영입하는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존스는 복귀 이후 2경기 만에 무릎 부상을 당해 또다시 6주 간의 긴 공백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 KCC는 7연패를 당하는 등 끝없는 추락 속에 9위까지 밀려났다.
하지만 2001년 12월25일 존스의 복귀는 KCC에게 너무나도 반가운 크리스마스 선물이 됐다. 존스의 가세와 함께 완벽한 재정비를 이룬 KCC는 이후 또 다른 대체 외국인 선수 제런 콥의 활약까지 더해지며 남은 정규시즌 동안 14승3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비록 4강 플레이오프에서 SK에게 2승3패로 아쉽게 패했지만 정규시즌 9위에서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며 전주에 본격적인 농구 붐을 일으킨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올해에도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특별한 일들이 펼쳐질 예정이다. 25일 kt와 오리온은 나란히 조성민과 헤인즈가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kt는 최근 7연패 수렁에 빠지며 6강 다툼은커녕 자칫 하위권까지 밀려날 위기에 놓여있다. 팀에 구심점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다는 점에서 발목 부상을 당한 조성민의 복귀가 간절한 입장.
지난 23일 생일을 맞이하기도 했던 조성민은 “몸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상태를 전하며 위기에 빠진 팀에 하루빨리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점점 일찌감치 경기를 포기하는 모습이 노출될 만큼 무기력함에 빠져있는 kt를 그가 구해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오리온도 무릎 부상을 당한 헤인즈가 돌아온다. 18승3패로 압도적인 1위에 올라있던 오리온은 헤인즈가 빠진 뒤 4승8패에 그치며 2위로 한 계단 내려앉고 말았다. 그러나 최근 kt와 삼성에 20점 차 이상의 압도적인 승리를 따내며 헤인즈 복귀에 앞서 반등의 돌파구를 찾았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팀에 절대적인 역할을 책임졌던 헤인즈 가세와 함께 오리온이 다시 선두 자리에 복귀할 수 있을지에도 팬들의 시선이 점차 집중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24일 전자랜드와 맞붙는 동부 김주성의 대기록 달성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김주성은 24일 경기를 앞둔 현재 통산 998블록을 기록, 전인미답의 1,000블록에 단 2개만을 남겨놓고 있다.
14시즌 동안 총 629경기에 출전한 그는 경기당 평균 1.59개의 블록을 꾸준히 성공시키며 ‘동부 산성’의 중심에 우뚝 섰고, 이미 역대 블록 2위 서장훈(463개)과 두 배 이상의 격차를 벌릴 만큼 이 부문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올시즌 평균 블록은 단 0.4개에 머물러 있지만 지난 20일 KGC인삼공사전에서 시즌 첫 2블록을 기록한 만큼 크리스마스에 의미있는 기록을 완성시킬 확률도 충분하다.
이밖에 올시즌 각 팀 간의 트레이드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년 1월1일 트레이트 마감일을 앞두고 있는 만큼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는 팀들이 마지막 반전의 카드를 만지작거릴 가능성도 남아있다.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yuksamo@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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