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야수 리뷰3] 퇴출위기 극복한 아두치, 롯데 역사 썼다

2015. 12. 2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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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롯데 선수 투타 1명씩 2015년 리뷰를 씁니다. 2015년 롯데 투수 중 1군 경험이 있는 선수는 27명, 야수는 39명입니다. 롯데를 떠난 선수를 제외한 선수 전원이 연재될 예정입니다. 투수는 이닝 순, 야수는 타석 순으로 연재됩니다. 

[OSEN=이대호 기자] 2014년 텍사스 레인저스 외야수 추신수 경기를 지켜 본 야구팬들은 짐 아두치(30)라는 선수를 봤을 수도 있다. 2013년 텍사스에서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던 아두치는 2014년 백업으로 44경기에 나서 114타석이나 기회를 받았지만 타율 1할6푼8리 1홈런 8타점 OPS 0.467에 그쳤다. 다시 트리플A로 떨어진 아두치, 만 29세 타자가 메이저리그로 다시 올라 갈 가능성은 낮았다. 

그런 아두치를 롯데가 불렀다. 롯데는 아두치가 중장거리 타자로 중심타선에서 역할을 충분히 해줄 수 있다고 봤다. 전준우 군입대로 생긴 중견수 자리를 채워주길 바랐고, 아두치는 5년 전 전준우가 문턱에서 놓친 20홈런-20도루를 롯데 역사상 최초로 달성하면서 롯데의 눈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입증했다. 아내와 두 딸 모두 한국으로 불러들여 가족들 곁에서 야구를 한 아두치는 지난 8월 셋째인 아들을 얻어 더욱 잊을 수 없는 한 해를 보냈다. 아두치의 시즌 최종성적은 132경기 타율 3할1푼4리 28홈런 106타점 24도루 OPS 0.941이다. 

- 2015년 리뷰

전반기는 한 방을 갖춘 중장거리 타자, 후반기는 컨택 능력까지 끌어올린 만능 타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아두치는 시범경기부터 홈런 4개로 이 부문 1위를 달리며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고, 3월 28일 개막전에서는 3안타 2타점 2도루를 기록하며 기량을 과시했다. 

아두치는 타격 정확도와 장타력, 주루, 수비까지 모두 겸비한 타자였다. 마이너리그 통산타율 2할8푼5리를 기록할 정도로 타격에는 기본적인 소질이 있었다. 도루 24개를 기록하며 주루능력도 과시했고, 수비에서는 몸을 아끼지 않는 다이빙캐치를 여러 차례 선보이면서 팀 승리를 지켜냈다. 4월 30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윤석민이 친 담장을 넘어간 타구를 글러브로 걷어내는 묘기를 선보였다. 

공수주 모두 갖춘 아두치를 보고 손아섭은 “어떻게 아두치 같은 선수가 한국에서 뛰는지 모르겠다”며 감탄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터트린 결승홈런 역시 아두치의 가치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시즌 초반에는 테이블세터로 주로 나선 아두치지만, 중반에는 4번 타자로 출전하면서 롯데 중심타선을 지켰다. ‘독이 든 성배’로 불린 롯데 4번 자리지만, 아두치는 타율 3할3푼6리 11홈런 49타점으로 끄떡없는 활약을 펼쳤다. 

동료들과도 아무런 문제없이 융화됐다. WWE 선수 존 시나의 팬인 아두치는 황재균에게 ‘You can’t see me’ 제스처를 알려주며 홈런 세리머니로 정착시켰고, 강민호에게는 손으로 늑대를 그리는 세리머니를 알려줬다. 아두치와 황재균, 강민호는 올 시즌 89개의 홈런을 합작하면서 상승세를 이끌었다. 

- 최고의 날

아두치와 롯데 모두 8월 2일 수원 kt전은 잊을 수 없다. 이미 홈런 20개 고지는 정복했던 아두치는 이날 경기에서 도루까지 성공시켜 20도루 고지까지 올랐다. 이로써 아두치는 롯데 역사상 첫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선수가 됐다. 원년팀인 롯데는 호타준족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20-20 클럽 가입자가 없었는데, 아두치가 팀 역사를 새로 썼다. 

4월 14일 사직 NC전도 아두치에게는 중요한 날이었다. 1군에서 고작 4경기만 뛰고 허리디스크로 2군에 내려갔던 아두치는 복귀전인 NC전에서 2안타 1홈런 2타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 최악의 날 

시즌 초 허리부상을 당했던 아두치는 4월 내내 성적이 떨어졌다. 급기야 4월 22일 광주 KIA전에서는 이틀 연속 무안타에 그치면서 타율이 2할4푼4리까지 내려갔다. 당시 롯데도 뒷문 불안으로 다 잡은 경기를 놓치고 있었다. 팀 분위기는 좋지 않았고, 아두치는 부상에 신음했다. 마침 이때 구단 내부에서는 이대로 계속 아두치가 좋지 않으면 교체를 고민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만약 아두치가 회복하지 못했더라면 롯데는 올해 역시 20-20 달성자가 없었을 것이다. 아두치는 4월 25일 사직 삼성전 홈런으로 완벽하게 감을 되찾았고, 4월 30일 목동 넥센전 2안타로 타율을 다시 3할4리까지 끌어 올리면서 논란을 잠재웠다. 

아두치 그리고 팀에 가장 아쉬웠던 경기는 9월 11일 사직 삼성전이었다. 신동빈 회장이 구장을 방문한 날이기도 했는데, 이날 롯데는 1회에 먼저 3점을 내면서 앞서갔지만 나바로에게 5안타 3홈런을 허용하면서 역전패를 당했다. 5위 싸움이 한창이었던 시점에 그룹 회장이 방문한 날 뼈아픈 패배를 당했고, 이날을 시작으로 롯데의 9월 상승세가 꺾였다. 아두치는 4번 타자로 나섰지만 번번이 찬스를 날리며 5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다. 

- 2016년 프리뷰

내년에도 아두치는 롯데와 함께 한다. 시즌 막판 페이스가 다소 꺾이면서 골든글러브와 30-30을 놓쳤는데, 기량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실투를 놓치지 않는 타자고, 좌타자임에도 좌완투수 상대타율 3할1푼1리를 기록할 정도로 약점도 많지 않다. 높은 유인구에 자주 속는 모습을 보여주긴 해도 큰 약점까지는 아니다. 

올해 4번-5번으로 좋은 호흡을 보여 준 아두치와 최준석은 전혀 다른 유형의 타자다. 아두치는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은 적극적으로 휘두르는 타자이고, 최준석은 최대한 많은 공을 보면서 볼넷을 골라내는 타자다. 둘의 시너지 효과는 상당히 컸다. 투수들은 참을성 있는 장타자 최준석과 벌일 승부를 염두에 두고 아두치와는 정면승부를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내년에도 아두치에게 적절한 타순을 찾아 준다면 올해와 같은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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