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준의 '루틴(Routine)', 젊은 kt 깨울까

2015. 12. 24.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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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젊은 선수들에게 롤모델이 돼줬으면 좋겠다."

지난 29일 kt wiz는 올 시즌 외야수 골든글러브의 주인공 유한준(34)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FA 시장 최대어였던 만큼, 신생팀을 선택한 건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이어졌다. 하지만 신생팀이기에 베테랑 유한준의 역할은 더 크다. 늦깎이 스타, 유한준이 kt wiz에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조범현 감독은 특히 유한준의 '워크에씩'을 높게 평가했다. "유한준은 워낙 성실하고 야구에 대한 열정이 큰 선수로 알고 있다. 후배들이 옆에서 이런 것을 많이 배우면서 자연스레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던 바 있다. 단순히 성적 뿐만이 아니라, 야구를 대하는 마음가짐과 태도까지도 젊은 선수들에게 모범이 되는 선수라는 의미다.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기까지 11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크고 작은 풍파들을 견디면서 꽃을 피우기 위한 토양을 다졌다. 유한준 본인이 꼽는 가장 힘들었던 시간은 "수술 후 2년"이었다. 2011년 겨울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복귀한 2012 시즌에서 74경기 2할4푼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2013년에는 규정타석도 모두 채우지 못하면서 슬럼프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 속에서야 싹이 트기 시작했다. 2013년 겨울, 유한준은 몸 만들기에 열중했다. 당시 외인 외야수 로티노가 입단하면서 위기의식이 턱끝까지 차올랐던 탓이다. 신물이 날 때까지 닭가슴살을 먹어가며 넥센 이지풍 트레이너와 함께 '벌크업'에 열을 올렸다. "지금 하라면 다시는 못할 것 같다"며 혀를 내두를 만큼의 고역스러운 시간이었다.
 
마음가짐도 새로이했다.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라는 염경엽 감독의 조언을 새겨들었다. 여기서 루틴이란 야구를 잘 하기위한 일련의 훈련 과정이다. 좁게는 아침에 눈떴을 때 부터 저녁에 눈 감을 때까지, 길게는 시즌 전체와 프로 생활 전반으로까지 이어지는 작업이었다.

여기서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다. "예전에는 한 경기 못하면 최책감에 시달렸다"며 고백한 유한준은 "다음 경기까지 지장을 줄 정도였는데, 그게 팀에 더 피해가 되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오늘 결과는 받아들이고, 내일 경기로 준비해야한다. 그걸 깨닫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웃어보였다. 이어 "받아들이는 것도 용기가 있어야 되는 일이다. 그것만 있다면 주전과 비주전 사이 실력은 종이 한장 차이다"라며 덧붙였다.

kt의 젊은 선수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범현 감독은 시즌 내내 선수들에게 '체력'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시즌이 끝나면 대대적인 '벌크업'에 들어가겠다며 공언하기도 했다. 게다가 젊은 선수들이 전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팀의 특성상, 야구 내외로 구심점이 돼줄만함 고참이 필요한 kt였다. 유한준에게 '롤모델'이 돼주길 바라는 이유다.

number3togo@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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