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급물살 탄 유니버셜 스튜디오, 손님 끌만한 매력 있나

세종=이현승 기자 2015. 12. 2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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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국제테마파크(야간) 조감도 /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2007년 롯데자산개발 주도로 사업 추진되다 한 차례 무산
이르면 2019년 중국 유니버셜 스튜디오 개장…차별화 관건

한 차례 무산됐던 한국 유니버셜 스튜디오 사업이 중국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21일 한국수자원공사(수공)는 우선협상대상자로 대우건설과 중국 국영기업이 참여한 USK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이르면 2020년 경기도 화성의 송산그린시티 내 북동쪽에 들어설 예정이다. 완공되면 미국·일본·싱가포르·중국에 이어 전세계 다섯 번째다. 전체 사업부지 면적은 421만㎡로 여의도의 1.4배다. USK컨소시엄은 이르면 2020년 1차로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워터파크, 호텔을 만들고 2차로 쇼핑몰, 골프장, 콘도를 추가로 건설하기로 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디즈니랜드와 함께 세계 2대 테마파크로 불린다. 해리포터 등 영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놀이시설 등 즐길 거리가 많아 관광명소로 유명하다. 수공의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개장하면 연간 입장객이 싱가포르 유니버셜 스튜디오(384만명)보다 훨씬 많은 750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8년 만에 사업 재추진…또 중단될 가능성 없나

이 사업은 2007년에 '화성 유니버셜 스튜디오 코리아 리조트'(USKR)라는 이름으로 처음 추진됐다. 당시 수공은 롯데자산개발 주도로 포스코건설, 한국투자증권 등 9개 회사가 참여한 USKR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2012년 사업이 중단됐다.

당시 외국인투자촉진법상 컨소시엄이 전체 자본금의 10%를 외국인투자기업(외투기업)으로부터 유치해야 했는데, 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롯데그룹이 제2롯데월드 사업을 추진하게 되면서 자금 여력이 떨어진 측면도 있었다.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화성 테마파크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고 지난 4월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었다. 개정안에 따르면 수공이 사업자를 일반경쟁입찰이 아닌 공모방식으로 선정할 수 있게 됐다. 가격 뿐 아니라 사업계획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 사업자를 선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수공이 사업부지 일부를 컨소시엄에 현물로 출자해 땅값 부담도 이전에 비해 줄었다. USK컨소시엄은 자본금 8500억원 정도를 모은 상태다. 산업은행과 하나은행으로부터 2조원 규모의 대출의향서도 받았다. 수공은 "다른 출자방법도 검토중이며 국책은행에도 정책금융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수공은 내년 상반기까지 USK컨소시엄과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확정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투자자들이 약속했던 투자를 확실하게 하고, 추가 투자자도 끌어들일 수 있도록 사업 추진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 1~2년 앞서 중국 유니버셜 스튜디오 개장…차별화 관건

이 사업의 성공 여부는 중국인 관광객을 얼마나 많이 유치하느냐에 달려 있다. 최계운 수공 사장은 "인천국제공항에서 30분이면 갈 수 있는 위치이기 때문에 해외 관광객들이 오기에는 좋은 위치"라면서 “사업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우리나라보다 1~2년 먼저 문을 열게 될 중국의 유니버셜 스튜디오다. 중국은 정부 주도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공사를 오는 2019년 마무리할 계획이다. 베이징 동쪽지역인 통저우구의 약 200만㎡ 부지에 들어서며 사업비가 약 8조7600억원이다.

중국 정부는 영화를 소재로 한 테마파크를 설치하되, 해외 관광객들이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중국적인 요소를 융합하기로 했다. 리조트, 호텔, 쇼핑몰도 들어선다.

국내 유니버셜 스튜디오 사업의 주요 타깃층인 중국인 관광객들이 자국이 아닌 한국의 테마파크를 찾게 하려면 차별화된 컨텐츠를 갖춰야 한다. 수공은 K팝과 한국 드라마를 활용한 '한류테마센터'가 한국 유니버셜 스튜디오만의 차별화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중국인들이 한류테마센터를 방문하기 위해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볼 거리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류만으로는 연간 수백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중국 관광객 명소 될 것” vs “입지 안좋고 정체성 불분명”

전문가들은 실제 개장하기까지는 5~6년 정도 시간이 있는 만큼 성공 가능성을 섣불리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판단했다. 서원석 경희대학교 호텔경영학과 교수 겸 복합리조트게이밍연구센터장은 "우리나라는 관광자원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데,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개장하면 외국인 관광객의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명소가 될 것"이라면서 "우리나라 관광산업에 아주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윤여선 카이스트(KAIST)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그동안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가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관광 콘텐츠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었던 시점이다”라면서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성공하면 서울로 밀집된 관광객을 지방으로 분산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입지가 좋지 않고 ‘테마’가 불명확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테마파크 기획자인 김혁 테마파크파라다이스 대표는 "일본의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이 자리잡기까지 10년 넘게 걸렸는데 개장 이후 몇 년 간은 계속 적자를 내다가 해리포터관을 오픈한 이후 조금씩 실적이 나아지고 있다"면서 “해외 관광객을 끌 수 있는 ‘테마’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테마파크로서 명확한 '테마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한국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무엇을 소재로 만들어질 지가 불명확하다"면서 "아시아권에만 중국, 일본, 싱가포르에 이어 네번째로 생기는 것인데 미국 브랜드를 그대로 들여오지 말고 우리나라만의 정체성을 가진 테마파크가 돼야 해외 관광객을 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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