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스튜디오 국내진출..에버랜드·롯데월드 긴장하는 이유는?

류정민 기자 2015. 12. 2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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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여행사 CTS 지분 참여, "유커, 화성이 휩쓸어 갈 수도"
유니버설 스튜디오 시티워크 상상도(한국수자원공사 제공)© News1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송산그린시티 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유니버설스튜디오코리아가 선정되면서 국내 테마파크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사업이 성사되면 외국계 대형 테마파크 브랜드가 국내에 처음으로 진출하는데다 중국 자본의 참여로 관광업의 '블루칩'인 중국인관광객(유커)을 대거 흡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5조원 가량의 투자비를 조달해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지만 사업이 성사되면 국내 테마파크의 경쟁력 강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에버랜드·롯데월드 양분 국내 테마파크 시장 지각변동 전망

23일 레저 업계에 따르면 국내 테마파크 시장은 크게 삼성물산의 에버랜드, 호텔롯데의 롯데월드 등 토종 업체가 양분하고 있다.

삼성은 1976년 경기도 용인에 종합위락시설인 자연농원을 개장했다. 이후 1996년 용인자연농원에서 에버랜드로 브랜드명을 바꿨고 그해 7월에는 캐리비안 베이를 개장하며 지금의 에버랜드 모습을 갖췄다.

롯데는 1989년 서울 잠실에 실내 테마파크인 롯데월드 어드벤처를 개장했다. 롯데는 2014년 5월 경남 김해에 롯데워터파크를 오픈한 데 이어 그해 10월에는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에 아쿠아리움을 열며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롯데는 내년 12월 완공하는 롯데월드타워 스카이 전망대도 운영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재벌기업인 삼성과 롯데가 테마파크사업을 벌이고는 있지만 수익성은 좋지 않다.

삼성물산의 레저사업부문은 지난해 매출 4296억원, 영업이익은 136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이 3%대에 불과하다.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 3277억원, 영업손실 95억원으로 고전하고 있다.

호텔롯데의 월드사업부문은 지난해 매출 2328억원, 영업손실 28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3분기까지 매출 1765억원, 영업손실 254억원으로 적자규모가 커졌다.

올해 두 기업이 고전한 것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해 유커 방문객이 감소한 영향이 크다. 두 기업은 유커를 주요 고객으로 삼고 유치전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유니버설스튜디오코리아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중국 자본 참여는 더욱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컨소시엄에는 중국건축공분유한공사(CSCEC)와 홍콩중국여행유한공사(CTS) 등이 참여하고 있다. CTS는 중국 최대 여행사로 자신들이 투자한 유니버설 스튜디오로 유커들을 몰아줄 가능성이 높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해안과 인접한 중국 도시들의 경우 한국이 중국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보다 가깝다는 지리적 장점이 있다"며 "유니버설 스튜디오나 디즈니 같은 국제적인 브랜드와 손잡는다면 투자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내수만으로는 성장한계 테마파크, 국제 경쟁력 강화 효과 기대

송산 국제테마파크 프로젝트는 화성시 신외동 일대 420만㎡ 부지를 유니버설스튜디오와 워터파크, 콘도미니엄, 골프장, 한류테마파크 등으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올랜도, 일본 오사카, 싱가포르, 중국 베이징에 이어 세계에서 6번째다.

화성 유니버설 스튜디오 테마파크의 면적만 따져보면 60만㎡로 일본 오사카의 유니버설 스튜디오(54만㎡)보다 크고 에버랜드(70만㎡)보다는 작다. 롯데월드 어드벤처(대지면적 약 13만㎡)보다는 5배 가량 넓다.

하지만 송산 국제테마파크 사업은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경기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5조원이 넘는 대규모 개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은행들이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을 옥죌 가능성이 높고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글로벌 경기 침체로 소비가 줄어들면 테마파크 사업의 수익성은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테마파크 사업은 내수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을 얼마나 유치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과제"며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사업성을 최종적으로 어떻게 판단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등 주변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익성을 따져볼 필요성도 있다. 내년에는 상하이에 디즈니랜드가 문을 여는 데 이어 2018년에는 롯데가 선양 복합몰에 실내테마파크를 오픈한다. 2020년에는 중국 베이징에 세계 최대 규모인 베이징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개장을 앞두고 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베이징에는 500억위안(약 8조9740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되며 세계 최대인 연면적 202만㎡ 규모로 건설된다.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오픈하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지만 그만큼 한국 테마파크 전반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니버설 스튜디오로 인해 한국 테마파크 사업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며 "유커를 포함해 외국인 관광객을 꾸준히 유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ryupd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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