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 '양극화'.. 아이폰 아니면 중저가폰

이병희 기자 2015. 12. 2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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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이나 중저가형 스마트폰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국내 휴대전화 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21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통신사 대리점 관계자는 “최근 몇 달 동안의 손님들 구매패턴을 보면 아이폰을 새로 사거나 아예 저렴한 중저가 스마트폰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통상 휴대전화 단말기 가격이 50만원을 밑돌면 중저가폰으로 구분한다.

SK텔레콤이 내놓은 ‘루나’는 출시된지 넉달도 채 지나지 않아 15만대가 넘게 팔리며 중저가형 스마트폰의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루나의 단말기 가격은 44만9900원. 국내 기업인 TG앤 컴퍼니와 대만의 스마트폰 제조회사가 손잡고 만들었다.

KT와 LG유플러스도 중저가형 스마트폰 경쟁에 가세했다. 지난달 KT는 삼성전자와 손잡고 갤럭시J7를 출고가 37만4000원에 내놓았다. LG유플러스는 중국 화웨이가 만든 Y6를 내놓았는데, 출고가가 15만4000원이다.

실제로 출고가 50만원 이하 중저가형 휴대전화 판매비중은 큰 폭으로 늘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올해 1~11월 중저가형 휴대전화 판매비중은 평균 33.3%였다. 작년 3분기 중저가형 스마트폰 판매비중이 21.5%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에 10%포인트 넘게 늘었다.

시장에서 중저가형 스마트폰이 ‘지분’을 넓히면서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은 위기에 직면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 6’, ‘갤럭시노트5’나 LG전자의 ‘V10’ 등 값비싼 고사양 스마트폰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기업이나 국가간 스마트폰 생산 설비와 기술의 격차가 줄어들면서 중저가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개선된 덕분”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단통법이 낳은 현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으로 단말기 보조금이 최대 37만9500원을 넘을 수 없자 소비자들이 경제적 부담이 큰 고사양 스마트폰 대신 중저가형 제품으로 시선을 돌린다는 뜻이다.

그런데 애플의 아이폰은 ‘단통법 효과’의 예외라는 것이 통신업계의 분석이다. 단말기 가격이 100만원에 달해도 아이폰 신제품을 사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가 출시된 지난 10월 말 아이폰의 국내 휴대전화 시장점유율은 30%를 웃돌았다. 단통법 시행전에는5% 수준이었는데 1년 만에 25%포인트 넘게 시장점유율이 상승했다.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회사원 김모(34)씨는 “아이폰은 단통법 이전부터 보조금이 거의 없는 편이어서 더 비싸졌다는 느낌이 없다”며 “같은 가격이면 갤럭시 시리즈보다 아이폰을 사는게 덜 아까운 기분”이라고 말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같은 프리미엄급 제품이어도 소비자들이 아이폰은 ‘명품’ 취급을 하고, 갤럭시는 ‘좋은 제품’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보조금 혜택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면 삼성 제품보다 아이폰을 선택하는게 낫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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