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모란봉악단 철수 사과 특사 中에 파견說..日 언론 보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지난 12일 ‘친위 걸그룹’ 모란봉악단의 중국 베이징 공연을 돌연 취소하고 철수한 데 대해 사과하기 위해 최근 베이징에 각료급 특사를 보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의 나카자와 가쓰지(中澤克二) 편집위원은 칼럼에서 북·중 관계를 잘 아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이 최근 (중국 지도부에) 사과하기 위해 각료급 인사를 베이징에 보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이) 내년에 모란봉악단을 다시 중국에 보낼 계획”이라며 시기는 내년 5월 개최 예정인 조선노동당대회 이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이를 통해 북·중 우호 분위기를 다시 고조시킨다는 게 김정은의 의도로 보인다며, 모란봉악단의 중국 방문 즈음에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다는 시나리오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모란봉악단 철수 사태에 격노한 것으로 알려진 시 주석이 북한의 이런 시나리오를 받아들일지는 확실치 않으나 미국과의 관계 악화로 난처한 상황인 중국의 입장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이 서면 이런 시나리오가 실현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특사 파견설과 관련,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초 모란봉악단의 베이징 공연은 북·중 화해를 위해 기획됐다. 그러나 모란봉악단은 공연 당일인 12일 공연 시각(오후 7시 30분)을 불과 3시간여 앞둔 오후 4시 7분 북한 고려항공 편을 이용해 베이징을 떠났다. 모란봉악단의 갑작스러운 철수 이유에 대해 많은 추측이 나왔지만, 정부 고위 관계자는 “결정적 이유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관람을 취소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모란봉악단 공연에는 당초 중국의 시 주석을 포함한 공산당 최고 지도부의 관람이 예정돼 있었다. 중국은 지난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에 당 서열 5위인 류윈산(劉雲山) 정치국 상무위원을 파견하면서 북한과 관계 개선을 도모하고 있었다. 모란봉악단의 이번 공연도 중국 공산당 초청에 따른 것이었다.
중국 정부는 시 주석의 관람을 앞두고 지난 11일 국가대극원에서 진행된 모란봉악단의 공연 리허설을 점검했다. 이 과정에서 공연 말미에 미국 등을 겨냥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장면이 대형 화면에 등장하는 것을 확인하고 이를 삭제해 줄 것을 북측에 요구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핵미사일을 쏘는 장면을 시 주석이 가만히 앉아서 보고 있을 수는 없지 않았겠느냐”고 했다.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으로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반대해 왔다. 그러나 북한 측은 “우리가 돈 벌러 온 것도 아니고 조·중(朝中·북한과 중국) 우호를 위해 왔는데 그렇게는 못 한다”며 반발했다. 그러자 중국 측은 "미사일 장면을 삭제하지 않으면 최고 지도자의 공연 참석은 불가하다"며 관람객의 '격(格)'을 낮추겠다고 통보했고, 북측은 "그럼 우리도 공연을 취소하고 돌아가겠다"고 맞섰다고 한다.
결국 모란봉악단은 공연을 취소하고 북한으로 돌아갔고, 북·중 관계는 다시 냉각됐다. 이에 따라 내년 5월 북한의 제7차 당(黨)대회를 앞두고 거론되던 김정은의 방중(訪中) 역시 불투명해졌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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