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테크윈, 美서 38억弗 항공부품 '잭팟'

김정환 2015. 12. 2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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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W와 2061년까지 엔진부품 공급권 계약삼성과 빅딜 반년만에 글로벌시장 '안착'토종브랜드 항공엔진부품 이너서클 진입
항공기 엔진을 생산하는 방산업체 한화테크윈이 세계 3대 항공기 엔진 업체인 P&W에서 38억달러 규모 부품 공급권을 따낸 데는 중장기 매출 확보, 삼성 인수·합병(M&A) 이후 실적 안착, 엔진부품 업체 이너서클 진입 등 세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올해부터 2061년까지 47년간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이번 계약은 항공기 엔진 개발·양산·유지보수 등 전체 사업 예상 매출액을 놓고 개별 사업자가 참여하는 지분만큼 수입을 배분하는 방식(RSP)으로 체결됐다.

한화테크윈 사업 지분율은 1%다. P&W가 2061년까지 추산한 엔진사업 총매출 규모(3830억달러)에 한화 지분율을 적용하면 2061년까지 매출 38억3000만달러를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이 같은 매출이 매년 기계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한화테크윈이 엔진 회전체 부품인 일체식 로터블레이드(IBR) 등을 제작해 납품하면 P&W가 이를 조립해 완성기 업체 등에 만들어 판매하는 구조다.

따라서 한화는 향후 P&W 엔진 판매 실적이 발생하는 시점마다 지분율(1%)만큼 매출을 분배받는 방식으로 이익을 챙기게 된다. 하지만 2061년까지 연간 단순 평균한 매출액(8000만달러)도 올해 한화테크윈 연간 예상 매출액(2조5230억원)의 3.7%에 달해 결코 작은 규모는 아니다.

6월 김승연 한화 회장이 삼성과의 '빅딜'에서 테크윈을 가져온 후 불과 반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는 점도 관심을 둘 만한 부분이다. 그룹 모태인 방위사업 분야에서 실적 성장을 안착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대목이다.

한화테크윈·탈레스 등이 계열사로 출발하면서 한화 방위사업 분야 매출은 약 2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1위로 뛰어올랐다.

한화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제환경 속에서 잘 알고 잘할 수 있는 사업 부문에 더 집중한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P&W 장기 공급권으로 인해 항공부품 분야 '이너서클'에 들었다는 점도 의미 있게 평가할 만하다.

통상 P&W 등 메이저 엔진업체에 부품 공급사는 3~5년마다 계약을 갱신해야 한다. 항공업종은 기술 역량이 증명된 업체만 참여가 가능한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기 때문이다.

한화테크윈 관계자는 "장기 계약을 따내며 일반 부품 공급업체에서 국제 공동개발 파트너로 지위가 격상됐다"며 "보다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 한화가 납품하는 IBR는 높은 수준의 기술이 요구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엔진이 돌아가는 중심에 있는 IBR는 고온·고압의 극단적인 환경에 노출되기 때문에 가공기술 등 고도의 제조기술이 요구된다.

이너서클 부품업체로서 고부가가치 핵심 제품을 공급해 브랜드 효과가 높아질 공산이 크다. 실제 한화 측은 P&W 이외에도 미국 GE, 영국 롤스로이스 등 항공엔진 메이저와 접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화 관계자는 "세계 3대 엔진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해 엔진부품 사업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화테크윈이 토종 고등훈련기(T-50)와 한국형 헬기인 수리온 엔진을 제작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한국 전투기·헬기 브랜드 가치를 올릴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화테크윈이 1980년대 KF-16 전투기 최초 조립업체로 선정된 후 토종 전투기·헬기 엔진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테크윈은 F-15K 전투기, T-50 고등훈련기 등 대한민국 공군 주력 항공기 엔진뿐만 아니라 한국형 헬리콥터 개발사업(KHP)에 참여해 한국형 헬기인 '수리온 국산화 엔진을 생산했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인 나로호에 이어 2021년 발사 예정인 한국형 위성발사체 'KSLV-Ⅱ' 사업에 들어가는 등 항공우주 분야에서도 첨단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이번 국제공동개발 참여는 고도 첨단기술이 집약된 항공기 엔진 부품 시장에서 40년간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초정밀 기계가공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꾸준히 쌓아온 결과"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화테크윈과 협력 관계를 확대하고 있는 P&W는 UTC그룹의 자회사로 1925년 설립된 미국 항공기 엔진 제작사다. 민항기 엔진, 군용·산업용 가스터빈, 선박용 터빈엔진을 주력 제작하며 지난해 매출액 145억달러에 순이익 19억달러를 기록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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