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전 세계 라이벌들의 격전지 '슈퍼볼'

명진규 입력 2015. 12. 21. 10:46 수정 2015. 12. 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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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1초당 광고료 15만 달러(약 1억6000만원), 미국 인구 3분의 1에 달하는 1억명 이상의 시청자, 평균 시청률 49.7%, 액면가 88만~209만원의 티켓이 평균 506만원에서 경기 당일 직전에는 7000달러까지 치솟는 미국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가 바로 '슈퍼볼'이다.

'슈퍼볼'의 영향력은 단순히 미국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전 세계 200여개 국가에 중계되는 슈퍼볼의 세계 시청자 수는 10억명에 달한다. 단일 경기로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슈퍼볼은 경제적 파급효과도 상상을 초월한다. 슈퍼볼 경기 하나에 몰려드는 전 세계 달러는 총 140억3100만달러(약 15조4700억원)에 달한다. 슈퍼볼 경기를 주최하는 NFL이 미국 4대 공중파 방송사인 ABC, CBS, FOX, NBC에서 받는 중계권료는 약 49억달러(약 5조원)이다. 30초짜리 광고의 가격은 450만 달러에 달한다. 지난 1977년 슈퍼볼의 분당 광고 단가는 25만 달러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천정부지로 뛴 것이다.

기업들은 천문학적인 돈을 슈퍼볼 경기에 게재되는 30초의 광고에 쏟아붓는다. 팽팽한 라이벌전의 무대로 이어진다. 자연히 비방광고도 많아진다.

애플은 지난 1984년 조지오웰의 소설 '1984'를 패러디한 1분짜리 광고를 내보냈다. 리들리 스콧 감독에게 연출을 맡긴 이 광고는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애플이라는 기업과 브랜드를 만천하에 각인시켰다.

광고에선 PC 시장을 장악한 IBM이 빅브라더로 묘사된다. 매킨토시를 든 애플은 해방자로서 빅브라더를 물리치고 세상을 구원한다. 이 광고를 만들때 든 비용은 90만 달러로 현재 약 191만5000달러에 달했다. 칸 광고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기도 했다. 애플이 IBM을 공격했듯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2분짜리 슈퍼볼 광고를 통해 갤럭시노트2, 갤럭시노트10.1 등을 소개했다. 당시 광고에선 미국 유명 코미디 배우인 세스 로겐, 폴 러드 등이 출연해 애플의 특허소송을 비꼬았다. 삼성전자는 이 광고를 영화 아이언맨을 연출했던 존 패브러우에게 맡기기도 했다.

자동차 업계도 매번 슈퍼볼 광고를 통해 서로를 비방하는 등 광고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자동차 업계의 영원한 라이벌 포드와 GM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2년 GM은 폐허로 뒤덮인 도시에서 떠난 자동차 중 포드 트럭을 타던 운전자만 도중 사망했다고 암시하는 광고를 내보냈다. 포드를 타면 종말이 와도 안전하지만 GM을 타면 죽을 수 도 있다는 암시였다. 이에 포드는 광고 삭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독일 자동차 업체들도 서로를 비방하는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아우디는 라이벌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를 비교하는 광고를 슈퍼볼에 내보낸 바 있다.

현대자동차도 NFL마케팅을 본격화하며 미국 시장에서 공격적 홍보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6월부터 2019년까지 4년간 공식 후원사로 참여키로 했다. 현대차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NFL 결승전인 슈퍼볼 경기때 광고를 했다. 지난해 '슈퍼볼' 경기 때 선보인 신형 제네시스 '아빠의 육감(Dad's Sixth Sense)' 편이 USA 투데이 슈퍼볼 광고 조사에서 자동차 부문 최고 순위로 발표되는 등 슈퍼볼 광고를 통한 미국 내 현대차 알리기에 성공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매년 슈퍼볼 경기가 끝나고 나면 각 기업들의 광고 효과에 대한 분석이 이어진다. 일부 기업들은 슈퍼볼 광고를 통해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보며 함박 웃음을 지었지만 일부 기업들은 '슈퍼볼의 저주'라 불릴 정도로 막대한 광고 비용으로 회사가 휘청거리는 일도 있었다. BBC에 따르면 버드와이저의 슈퍼볼 광고는 올해 최고의 광고로 손꼽히며 소비자 호감도 1위를 차지했지만 버드와이저가 치른 댓가는 엄청났다. 버드와이저는 광고시간 1분을 약 900만 달러에 샀는데 이는 한묶음에 12개짜리 맥주 팩을 1551만여개를 팔아야 벌 수 있는 돈이다.

7년만에 슈퍼볼 광고를 집행한 빅토리아시크릿은 자사 모델인 '빅토리아시크릿 엔젤스'를 총 출동시켜 붉은 색 풋볼 유니폼을 입혔다. 빅토리아시크릿이 이 광고를 위해 치뤄야 했던 댓가는 39달러짜리 여성용 브래지어 11만3924개에 달한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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