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떠났던 외인, 왜 다시 K리그 돌아올까

김용일 2015. 12. 18.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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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복귀를 타진하고 있는 데얀(베이징 궈안). 사진은 지난 5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수원을 상대한 데얀의 모습. 최재원선임기자 shine@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프로는 돈을 따라가는 게 맞다고 하나 K리그를 경험한 외국인 선수에겐 꼭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축구굴기’를 앞세우며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중국으로 넘어간 외국인 스타들이 연달아 K리그 복귀를 타진하고 있다. 그것도 프로선수로 자신의 가치를 대변하는 연봉을 절반 이상 삭감하면서까지다. 지난 시즌 에닝요(전 전북)와 케빈 오리스(인천)이 이같은 행보를 보였고, 최근엔 서울 출신 데얀이 공개적으로 구애를 외치고 있다. 무엇이 그들을 다시 K리그로 움직이게 하는 것일까.

크게 환경과 사회 관습, 국가 제도가 자리한다. 다부진 성격의 한국 선수, 지도자가 슈퍼리그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건 이 같은 것에 굴하지 않고 이겨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성이 강하고, 개인보다 가족을 더 중시하는 유럽, 남미 지역 선수에겐 낯설다. 지난해 초 1년 6개월 만에 전북으로 복귀한 에닝요는 창춘에서 받은 20억원의 연봉을 절반으로 줄였다. 그가 녹색 유니폼을 다시 입은 이유는 창춘의 불안한 치안이다. 가족의 안전을 위해 창춘에서 뛴 2시즌 동안 자비로 1억2000여 만원을 쓰며 호텔 생활을 했다. 전북 관계자에 따르면 전주와 비교되는 혹독한 겨울 날씨도 더는 가족들이 견디기 어려웠다고 한다. 최근 서울과 교섭 중인 데얀(베이징 궈안)도 마찬가지다. 딸이 베이징 국제학교 입학 열흘 만에 이질감을 느끼고 나왔다. 또 스모그로 악명 높은 베이징 공기도 질렸다고 한다. 우한 줘얼에서 뛴 적이 있는 조원희는 “그냥 하늘 자체가 매번 뿌옇다. 처음에 갔을 때부터 (탁한 공기를 마시면서)축구하기 참 어렵겠다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올초 1년 6개월 만에 전북으로 온 에닝요. 제공 | 전북현대
인천 케빈이 지난 9월 23일 울산 현대와 경기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2013년까지 전북에서 뛰다가 랴오닝 훙원으로 이적했던 케빈은 몇 달간 주급을 받지 못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소송 끝에 자유 계약 신분을 얻어 올해 시민구단 인천으로 돌아온 케이스다. 그만큼 투자의 폭은 넓지만 아직 재정 상태가 온전하지 않은 구단이 있는 것도 슈퍼리그의 현실이다. 슈퍼리그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중국은 집을 계약하더라도 ‘하루에 얼마씩’ 등 일 단위로 할 때가 있다. 그만큼 계약 내용이 아주 짜고, 철저하다”며 “선수나 지도자 계약도 마찬가지다. 경우의 수를 두고 세세한 조건이 많다더라. 그만큼 조금 부진해도 선수에게 책임이 전가되는 셈이다. 최용수 서울 감독이 지난 여름 장쑤 제의를 거절한 것도 이 부분이 작용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국내 언론에선 특정 선수의 중국 진출을 다룰 때 연 단위 총액을 거론한다. 하지만 실제 계약 내용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최상위 활약과 대접을 받은 외국인 선수가 ‘이웃나라’로 여기는 중국에 대해 쉽게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중국 축구는 여전히 한국보다 거칠고 투박하다. 개인주의 성향도 강해 단체 의식이 강한 한국보다 심리적으로도 극복하기 어렵다. 2012년 중국 다롄 스더에서 뛴 박동혁 울산 12세 이하 스카우터는 “나 역시 당시 4개월치 급여를 아직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높다. 조금이라도 안 맞으면 무시한다. 서울 아드리아노도 나와 같이 있었는데 경기에 자주 뛰지 못했다”며 “중국 팀은 돈이 많으니 마음에 안 들면 바꾸면 된다고 여기는 것 같다”고 했다. 또 “집 창문을 10분 만 열어도 바닥에 먼지가 쌓이더라. 개인적으로 중국 생활은 할만했는데, 당시 아이들에게 좋지 않아서 한국(울산)으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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