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팅=돈' 옛말, 2015 KLPGA 장타가 대세

2015. 12. 15.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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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드라이버=돈'이라는 새로운 공식이 성립됐다. '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돈'이라는 골프 격언을 뒤바꾼 말이다. 올해 국내 여자골프에서는 평균 퍼팅수보다는 드라이버 비거리가 좋은 선수들이 더 자주 우승과 상금의 주인공이 됐다. 그야말로 '장타자 전성시대'다.

2015시즌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10걸 가운데 7명은 시즌 1승 이상씩을 거뒀다. 이들 10명이 올해 KLPGA 투어에서 합작한 승수는 15승에 이른다. 254.28야드로 이 부문 1위에 오른 박성현(22ㆍ넵스)은 대표적인 장타자다. 그는 특유의 장타력을 앞세워 시즌 3승으로 다승 부문 공동 2위에 올랐으며 시즌 상금랭킹에서도 2위(7억3,600만 원)에 자리했다. 박성현은 지난 13일 끝난 2016시즌 개막전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에서도 시원시원한 장타로 1라운드부터 최종라운드까지 선두를 놓치지 않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거머쥐었다.

2015시즌 3승을 거둔 이정민(23ㆍBC카드)과 시즌 5승의 전인지(21ㆍ하이트진로)도 장타자로 꼽힌다. 이정민은 247.37야드로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7위에, 전인지는 245.20야드로 10위에 위치했다. 상금 순위 상위 5명 중 5위 고진영(20ㆍ넵스)을 제외하고는 1~4위(전인지 박성현 조윤지 이정민)가 모두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10위 내에 포진해 있다. 드라이버가 돈을 부르는 셈이다.

반면 평균 퍼팅 순위에서 상위권을 점령한 선수들의 시즌 성적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2위 김혜윤(26ㆍBC카드)과 10위 전인지를 제외하고는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장타자들은 대체로 평균 퍼팅 순위에서 밀려나 있는 모습이다. 박성현은 라운드당 평균 퍼팅수가 31.15개로 공동 74위에 머물렀으며 김민선5(31.00개ㆍ공동 61위)과 이정민(30.97개ㆍ58위) 등도 중위권에 그쳤다. 장타자들은 대개 공을 더 수월하게 그린 위에 올려놓을 수 있다. 따라서 그린 적중률도 대체로 높은 편이다. 이정민(78.28%ㆍ2위), 조윤지(78.21%ㆍ3위), 전인지(77.60%ㆍ4위), 박성현(76.98%ㆍ6위) 등 장타자들이 그렇다. 그린 적중률이 높을 경우 버디 퍼트 기회도 늘어나게 돼 평균 퍼팅수는 증가하곤 한다.

장타력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신체 조건이다. 둘은 큰 상관관계를 갖는다. 신장이 월등한 서양권 선수들 가운데는 출중한 장타력을 보이는 선수들이 많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1위 조아나 클라튼(274.420야드)은 키가 175.3cm다. 2위 브리타니 린시컴(269.409야드)은 178cm, 4위 렉시 톰슨(267.636야드)은 183cm에 달한다.

국내도 상황은 비슷하다. 박성현(171cm)과 김민선5(175cm), 이정민(173cm), 전인지(175cm) 등 드라이버 비거리 상위 랭커들은 키가 큰 경우가 많다. 균형 잡힌 하체와 튼튼한 허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가 장타력의 근원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성현은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2라운드 후 '퍼트도 좋아지고 있다'는 취재진의 말에 "그래도 제일 내세울 만한 것은 역시 장타력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KLPGA 투어 코스는 점점 더 길어지고 있는 추세다. 당분간 박성현과 같은 장타자들이 투어를 호령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박성현(왼쪽)-김민선5(KLPGA 제공).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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