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벌써부터 '포웰 효과', 전자랜드 '태풍의 눈' 될까

권혁준 기자 2015. 12. 1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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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오후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 전주 KCC의 경기에서 전자랜드 포웰이 85대 83으로 승리 후 환호하고 있다.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경기를 이겼을 뿐이다. 그리고 여전히 순위는 8위에 머물러있다. 하지만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다. '포주장' 리카르도 포웰(인천 전자랜드)의 '컴백 효과'다.

전자랜드는 지난 11일 오후 전격적으로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안드레 스미스의 부상 대체 선수로 영입했던 허버트 힐을 완전 대체로 전환하는 동시에 전주 KCC의 포웰과의 1대1 트레이드를 성사한 것이다.

포웰은 지난 시즌까지 총 4시즌간 전자랜드의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다. '빅맨' 타입의 선수는 아니지만 내외곽을 넘나들며 어느 위치에서도 득점을 성공시킬 능력을 가지고 있다. 더불어 코트 전체를 아우르는 폭넓은 시야로 동료들의 능력을 살려줄 수도 있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도 "힐이 잘해줬지만, 우리에게는 국내선수들을 더 살리는 플레이가 필요했다. 포웰이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포웰에게도 도움이 되는 트레이드였다. 포웰은 전주 KCC에서 안드레 에밋과 '다이나믹 듀오'를 형성했다. 그러나 에밋과 포웰 둘 다 공을 오래 가지고 있어야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외국인 2명이 2, 3쿼터에 동시에 뛰게 된 4라운드, 에밋과 포웰의 공존은 쉽지 않았다.

사실 전자랜드와 포웰의 지난 시즌 '이별'은 원치 않는 것이었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올 시즌 단신/장신으로 구분하는 새로운 외인제도를 도입하면서 기존 외국인선수들과의 재계약을 금지했다.

그렇다고 '재회'할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전자랜드는 외국인 드래프트에서 3순위 지명권을 얻었고, 포웰을 지나치고 스미스를 뽑았다. 스미스의 기량은 나쁘지 않았지만, 몸상태가 문제였다. 애초부터 무릎 부상을 달고 다니던 선수였고 결국 양 쪽 무릎에 모두 이상이 오면서 전력에서 이탈하고 말았다.

승패마진이 '-10'까지 떨어지면서 최대 위기를 맞은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이 떠올린 '해결사'는 포웰이었다. 뛰어난 득점력에 동료들을 살릴 능력도 있고, 무엇보다 지난 시즌 전자랜드의 주장을 맡아 동료 선수들과 팀 분위기도 잘 알고 있는 포웰에게 'SOS'를 쳤다.

유 감독은 돌아온 포웰과의 첫 면담 자리에서 "플레잉 코치라고 생각하고 뛰어달라. 위기 상황에서 리더십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포웰은 유 감독의 주문에 응답했다.

포웰은 전자랜드 복귀전이엇던 12일 부산 KT 원정경기에서 31득점 11리바운드 6어시스트 3스틸 2블록으로 전방위 활약을 펼쳤다. 화려한 복귀전으로 팀의 승리(84-70)를 이끌었다.

'백투백 경기'로 펼쳐진 13일 홈 복귀전은 더욱 인상적이었다. 9개월 여 만에 전자랜드의 주황 유니폼을 입고 인천 팬들에게 선을 보이는 자리, 상대는 상성이 맞지 않았던 '친정팀' KCC. 그리고 한때 14점차까지 밀리던 경기에서 신들린 외곽포로 거둔 역전승까지. 모든 것이 드라마와도 같았다.

지난 13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벌어진 2015-16 KCC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 전주 KCC의 경기에서 리카르도 포웰이 득점을 성공시킨 후 포효하고 있다. (KBL 제공)© News1

올 시즌 평균 3000여명의 관중이 입장하던 인천삼산월드체육관은 포웰이 복귀한 이날 무려 7198명이 체육관을 찾았다. 이날도 20득점 14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활약한 포웰은 경기가 끝난 뒤 팬들에게 복귀인사를 전하다 끝내 눈물을 보였다.

명백한 '포웰 효과'다. 지난 시즌까지 리그에서 가장 외곽슛이 강한 팀이었지만 올 시즌 침묵했던 전자랜드는 포웰 복귀이후 다시 감을 잡기 시작했다. 정병국, 정영삼, 김지완 등 기존 선수에 '루키' 한희원까지 신을 냈다. 전자랜드가 13일 KCC전에서 성공시킨 14개의 3점슛은 올 시즌 한 경기 팀 최다 3점슛 신기록이었다. 성공률도 50%에 달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김동광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은 "지난 몇 시즌동안 포웰은 전자랜드에서 센터없이 5명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농구를 해오던 선수다. 기존 선수들의 특성도 잘 파악하고 있고, 국내선수들도 포웰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살아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또 "물론 아직까지도 쉽지 않은 시즌이기는 하지만 반전의 계기는 충분히 만들었다고 본다. 분위기 자체가 달라진 것 같더라. 선수들에게서 '할 수 있다'고 하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평했다.

유 감독은 포웰의 영입을 결정하면서 "포웰의 영입으로 꼭 많은 승수를 쌓는다는 것보다도, 이대로 끝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어려워도 포기하지 않는 전자랜드의 팀 컬러를 이어나갔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자랜드에게도, 포웰에게도 서로는 가장 잘 맞는 '파트너'임이 분명해보인다. 지난 시즌 6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라가 '업셋' 돌풍을 일으키며 4강까지 밟았던 전자랜드. 다시 오렌지색 유니폼을 입은 포웰과 전자랜드의 재회가 리그의 판도를 흔들 수 있을까.

starbury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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