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위 판 할, 16위 무리뉴보다 위태로운 이유

스포츠 = 이준목 기자 2015. 12. 1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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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저조한 경기력으로 질타를 받고 있는 판 할 감독. ⓒ 게티이미지

‘지루한 축구’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루이스 판 할 감독이 거듭된 부진으로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맨유는 최근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에 실패하며 유로파리그로 밀려난데 이어 13일(한국시각) 열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에서는 본머스에 1-2 패하며 최근 공식경기 5연속 무승을 기록했다.

판 할 감독은 지난해 맨유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팀을 다시 챔피언스리그에 복귀시켰고, 올해도 초반 상위권을 유지하며 겉보기에는 순항하는 듯했다. 그러나 판 할 감독 부임 이후 선수 영입에만 무려 2억 6000만 파운드(약 4650억 원)에 이르는 엄청난 이적료를 투자한 것을 감안하면 결과와 내용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실제 판 할 감독은 부임 2년차를 맞는 올 시즌에 아직 한 개의 우승트로피도 들어올리지 못했고, 이미 챔피언스리그와 캐피털원 컵에서는 탈락한 상황이다. 설상가상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 속에 성적도 내용도 모두 잃고 있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판 할 감독의 현재 입지가 역시 심각한 부진에 빠져 있는 첼시 주제 무리뉴 감독보다 더 위태롭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시즌 디펜딩챔피언인 첼시는 올 시즌 초반에는 극도의 침체 속에 무리뉴 감독의 경질설이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은 몇 차례의 위기를 극복하고 건재하다. 올해 첼시는 리그 우승권에서는 이미 멀어졌고,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주어지는 4위권 진입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첼시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최근 조 1위로 16강행에 성공하며 그나마 한 고비는 넘긴 모양새다.

사실 첼시 수뇌부의 전례를 감안할 때 다른 감독 같았으면 벌써 몇 번이나 경질 되고도 남았을 성적표지만 그래도 이만큼 참은 것도 무리뉴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무리뉴는 이번 시즌 부진에도 여전히 첼시 역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감독으로 평가받는다. 무리뉴를 능가할만한 지명도와 리더십을 갖춘 감독을 찾기 어렵다는 것은 천하의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를 망설이게 만든 대목이기도 하다. 호불호가 엇갈리지만 첼시 팬들의 무리뉴에 대한 신뢰 또한 여전히 두텁다.

반면 판 할 감독은 맨유에서 무리뉴 같은 든든한 지지 세력이 없다. 특유의 고집스럽고 독선적인 태도 때문에 선수단 내에서도 판 할 감독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최근 맨유의 부진이 길어지면서 폴 스콜스-게리 네빌 등 구단 레전드들이 앞장서서 판 할 감독의 리더십을 비난하고 있으며, 팬들 사이에서도 교체를 요구하는 구호가 울려 퍼지는 등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맨유 역사상 최고의 감독으로 불렸던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의 그림자와 향수가 짙게 배어있는 것도 후임 판 할 감독에게는 큰 부담이다.

한편, 영국 현지 언론에서는 판 할 감독에 대한 신뢰를 잃은 맨유 수뇌부가 이미 새로운 감독 후보를 물색하기 시작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맨유의 수석코치를 맡고 있는 라이언 긱스, 바이에른 뮌헨의 사령탑인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 등이 차기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판 할 감독이 과연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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