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원 "2017년 주택 5만호 과잉공급"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2017년 전국에 주택이 5만호 이상 과잉 공급될 것이라는 공기업 전망치가 나왔다. 특히 최근 분양 물량이 급증한 경기도 일부 지역은 향후 입주 시점의 집값이 분양가를 밑도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웃돈)’이 형성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은 이 같은 내용의 ‘주택시장 주요이슈 분석’ 보고서를 13일 발표했다. 채미옥 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은 “2017년 전국의 주택 준공 물량이 적정 수요보다 5만호 이상 많아 과잉 공급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오는 2017년 전국의 주택 준공 예정 물량은 50만호로 예상됐다. 올해 공급 물량이 47만 5000호, 내년 43만 4000호로 적정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2017년부터 공급이 대폭 는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부동산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주택 분양 및 착공 물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초과 공급 규모는 5만호 이상으로 추정됐다. 감정원은 연간 신규 주택 수요를 39만 3000호로 봤다. 집이 낡아 주택 생애 주기상 교체가 필요한 수를 헤아린 것이다. 전국에서 필요로 하는 새집 수는 최대 45만 호, 최소 33만 6000호다. 2017년 준공 물량이 최대 필요 주택 수보다도 5만호 많다는 것이다.

특히 경기지역은 2017년 공급 물량이 수요를 7만 1000호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신규 분양 단지가 급증한 여파다. 올 한 해 동안 경기도에는 작년보다 4만 8000호 많은 13만 5000호가 분양됐다. 반면 광주·대구·부산 등 지방 광역시는 올해 분양 물량이 전년보다 줄어 2017년에도 수요 대비 적정 수준의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의 경우 공급 예정 물량이 수요보다 오히려 3만 6000호 부족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경기 일부 지역 주택 분양권(새집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에 붙은 프리미엄에 거품이 빠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전용면적 60㎡ 주택 분양권에 붙은 웃돈은 전국 평균 1231만원으로 나타났다. 작년보다 25.2%, 2013년보다는 36.8% 높아진 것이다. 특히 경기(610→1220만원), 울산(250→930만원), 대구(330→900만원) 등은 2013년 대비 분양권 프리미엄 상승 폭이 2배를 넘었다.

채 원장은 “광교·동탄2·위례 등 수도권 동남권 신도시는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 실거래가보다 낮아 예상 프리미엄이 높은 편”이라며 “하지만 김포·별내신도시 등은 최근 공급된 단지 분양가가 실거래가보다 높아 향후 프리미엄이 낮거나 마이너스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자료=한국감정원

박종오 (pjo22@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