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축구 굴기란 도대체 무엇인가'..中 전문가에 듣다

최용재 2015. 12. 1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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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최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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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굴기.

'축구를 일으켜 세운다'는 의미로 언젠가부터 국내 축구 팬들에게도 익숙해진 단어다.

시진핑(62) 국가 주석이 중국 축구를 세계 최고로 끌어올리겠다며 천명한 프로젝트로 이후 중국 굴지의 대기업을 소유한 재벌들은 앞다퉈 광저우 에버그란데, 베이징 궈안, 상하이 선화 등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붓고 있다.

하지만 축구 굴기는 단순히 축구(스포츠)에만 국한된 개념이 아니다. 시 주석의 정치적 노림수와 향후 국정 운영 방향, 중국의 미래까지 모두 함축하고 있는 단어가 축구 굴기다. 중국 전문가인 단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김진호 교수의 도움을 받아 '시진핑의 축구 굴기'를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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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

시 주석이 축구 굴기만 강조한 건 아니다.

김 교수는 "시 주석이 주석이 된 뒤 정치,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 개혁을 시도했다. 정치 굴기도 있고 문화 굴기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이 축구광이라 체육 분야에서는 축구가 핵심이었다.

2013년 6월 15일 중국이 태국과 안방 평가전에서 1-5로 참패한 것을 보고 시 주석이 "경기 결과를 용인할 수 없다. 모든 역량을 동원해 원인을 파악하라"라고 지시한 것이 축구 굴기의 시작이다. 중국 언론은 이를 '6.15 참사'라 부른다.

김 교수는 "중국의 지도자들이 축구를 좋아했다. 그런데 시 주석이 유독 축구를 좋아한다. 탁구, 체조, 수영, 농구 등 대부분의 스포츠에 중국이 강한데 축구만 약하니 많은 신경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정책

시 주석은 계획적이고 열정적으로 축구의 체질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월 27일 시 주석이 주재한 회의에서 '중국 축구 개혁 종합방안'을 통과시켰다. 초·중학교 과정에 축구를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고, 2017년까지 축구학교 2만 개를 세우고 축구선수 10만 명을 양성하고 10년 내에 수백 개의 축구전용구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김 교수는 "시진핑 시대에 축구는 필수 요소다. 주석이 정책 회의를 주재하면서 축구를 교과목에 넣고 각 학교마다 축구 전문 팀을 만드는 것 등을 주문했다"며 "축구기구도 통합시켰다. 한국으로 치면 대한축구협회를 정부기구로 통합시켜 국가가 직접 축구를 관리하도록 한 셈이다"고 비유했다.

◇의도

물론 정치적 의도도 있다.

김 교수는 "1980년대 한국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프로스포츠를 출범시킨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국민들을 단결시키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축구 굴기를 내세웠다"며 "중국이 그동안 잘 못했던 걸 시 주석 시대에 잘 하게 되면 국민들은 단결되고 주석을 지지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국력 신장의 상징으로 축구를 이용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미국과 대등한 유일한 국가가 중국인데 지구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축구에 약하지 않나. 이를 극복하면 국가 위상이 높아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모든 의도가 정치적인 것은 아니다.

김 교수는 "정치적인 의도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축구 굴기에 대한 시 주석의 의지는 중국 국민들을 위한 것이다. 중국 국민들이 축구를 너무 좋아한다. 그런데 중국 축구는 항상 불안하고 초라했다. 공한증도 있었다"며 "축구는 중국 국민들의 염원이다. 시 주석이 순수하게 국민들의 염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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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주석의 의지를 파악한 기업들은 거액을 투자하며 환심을 사고 있다.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다.

김 교수는 "부동산 그룹인 헝다 그룹이 상당히 많은 투자를 했다. 헝다 그룹 외에도 기업들은 주석에게 잘 보이기 위해 경쟁하듯이 최고 감독과 선수들을 스카우트하고 있다. 높은 연봉과 성과급으로 이들을 모으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어 "중국은 사회주의다. 정부에서 기업을 사찰하고 문제를 제기하면 바로 망할 수 있다. 사회주의 시스템에서는 주석이 좋다고 하면 잘 보이기 위해 지갑을 열어야 한다"며 "사실 투자하는 그룹에게 1000억, 2000억은 그리 많지 않은 돈이다. 살생부에서 벗어나려면 그렇게 해야한다. 시 주석이 영화를 좋아한다는 한 마디에 중국 그룹들이 미국의 영화 유통 회사들을 사들일 정도다"고 밝혔다.

◇미래

축구굴기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그래서 중국 축구의 미래는 밝다.

김 교수는 "중국 축구에 문제점이 많다는 것을 파악했고 기본부터 다지고 있다. 밑바닥부터 치고 올라오고 있다. 학원 축구부터 프로 클럽까지 모두 선진국처럼 바꾸고 있다. 세계 최고의 감독과 선수들을 영입하는 결정적 이유다"고 분석했다.

축구굴기의 마지막 방점은 월드컵 본선 진출과 월드컵 개최다. 중국의 월드컵 출전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3월 국가의사 최고 결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이 원대한 두 가지 꿈을 언급했다. 그만큼 시 주석의 의지는 강하다.

김 교수는 "시진핑 주석의 임기(2022년) 동안 축구굴기는 계속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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