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만원 자리도 괜찮다, '우리 오빠' 볼 수 있다면
2010년부터 매년 연말 해외에서 열리는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는 일종의 '한류 종합 마케팅쇼'다. 한국을 포함, 16개국에 생중계되는 이 쇼에 K팝을 대표하는 아이돌은 물론 이정재, 한효주, 이광수 등 배우까지 총출동한다. 평소 보기 힘든 한류 스타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으니 동아시아 각국에서 사람이 몰려든다. 2일 오후 8시(한국 시각) 홍콩 아시아월드엑스포센터에서 열린 제7회 MAMA 현장을 찾았다.
◇아침 비행기 타고 오는 열성팬
MAMA의 관람 티켓은 8만~32만원으로 고가(高價)인데도 1만여 장이 1시간 만에 매진됐다. 관객 95% 이상이 홍콩·태국·인도네시아 등에서 온 10~20대 여성들이다. 일본에서 온 야마다 유키에(24)와 그의 친구 3명은 "MAMA를 보기 위해 아침 비행기로 홍콩에 왔다"며 "3년째 오고 있다"고 말했다. 빅뱅 팬이라는 세 사람은 한글로 쓴 플래카드를 들고 온몸에 '빅뱅'이라고 적힌 스티커를 붙이는 등 단장을 하고 공연장을 찾았다. 좋아하는 가수를 보려고 기꺼이 비행기를 타고, 몇 시간씩 줄을 서는 이런 열성팬들이 K팝 산업을 지탱하는 원동력이다. 각 부문 수상자를 뽑는 팬들의 온라인 사전투표도 6500만건을 넘었다. 홍콩 연예매체 '애플'의 허메이 기자는 "K팝은 아시아 지역에서 10대 고정팬층이 탄탄한 인기 장르"라고 말했다.
◇주요 상들은 3대 기획사가 휩쓸어
MAMA는 기본적으로 시상식이다. MAMA에는 '올해의 가수'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등 3개 분야에 최고상이 있다. 6년간 총 18개의 상을 SM(6회), YG(9회), JYP(2회) 등 3대 기획사가 나눠 받았다. 이외에도 '베스트뮤직비디오상' 등 20여 개 부문의 시상이 이뤄진다. 출연 가수 대부분이 상 하나씩은 받았다. 올해는 JYP의 수장 박진영도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직접 무대에 올라 공연까지 했다. 주요 부문은 어김없이 빅뱅이나 엑소 같은 정상급 아이돌들이 휩쓸었다.
◇싸이의 신곡 첫 무대… K팝 전선 '이상무'
MAMA에선 빅뱅, 엑소, 샤이니, 에프엑스 등 인기 아이돌들이 평소 볼 수 없는 컬래버레이션(협동) 무대나 특별 무대를 선보인다. 이날 걸그룹 에프엑스는 영국의 2인조 전자음악밴드 '펫숍보이스(Pet Shop Boys)'와 함께 노래했고, 가수 자이언티와 댄서 김설진씨가 호흡을 맞춰 춤과 노래 '양화대교'가 어우러진 공연을 보여줬다. 샤이니, 엑소, 빅뱅 등 국내 정상급 아이돌들도 MAMA를 위해 준비한 신곡과 새로운 군무(群舞)를 공개했고 그때마다 어김없이 100데시벨이 넘는 고음이 객석에서 터져 나왔다.
쇼의 하이라이트는 '강남스타일' 이후 3년 만에 새 앨범을 낸 싸이의 공연. 신곡 '나팔바지'와 '대디(Daddy)'의 코믹한 안무를 방송에서 처음 선보였다. 걸그룹 2NE1의 멤버 CL이 지원사격에 나섰고, 로봇 암(arm)과 드론 등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화려한 무대 연출까지 더해졌다. 현장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강남스타일'의 전주가 나오기 시작했다. 공연장의 소녀팬들마저 일어나 말춤을 추기 시작했다. 싸이는 객석을 보며 씩 웃었다. 올해도 K팝 아시아 전선(戰線)은 '이상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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