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화 SDR 편입.."홍콩의 매력이 사라진다?"

베이징(중국)=원종태 특파원 2015. 12. 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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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증시 개방으로 中 본토 '대체투자처'로서 홍콩 매력 반감된다..항생지수 상승률도 아시아 최저수준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원종태 특파원] [A증시 개방으로 中 본토 '대체투자처'로서 홍콩 매력 반감된다..항생지수 상승률도 아시아 최저수준]

중국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SDR) 가입을 계기로 중국 A증시 개방이 속도를 낼수록 홍콩 증시가 중국 본토 대체 투자처로서의 매력을 잃어갈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편입을 계기로 A증시(내국인 전용 본토 증시)가 주목 받으며 홍콩 증시의 투자가치가 상대적으로 반감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일 중국 디이차이징르바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위안화의 SDR 편입은 중국의 대체 투자처 성격이 짙은 홍콩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교통은행 홍아오 수석 전략분석가는 “위안화의 SDR 편입은 중국 자본시장 개방과 금융개혁의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이에 따라 중국 시장의 대체 투자처로서 홍콩 증시는 그 매력이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SDR 편입을 계기로 내년 1분기에 선강퉁(선전-홍콩증시 교차 거래)이 도입되고 연이어 후룬퉁(상하이-런던증시 교차 거래) 등 A증시 개방이 속도를 낸다면 홍콩 증시는 A증시에 밀려 ‘비주류 시장’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예전에 해외 자금이 중국 본토 증시에 직접 투자가 불가능했을 때는 오직 홍콩을 통해서만 투자가 가능했다”며 “이 과정에서 홍콩 증시 상장종목의 70%를 중국 본토 기업들이 차지할 정도”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홍콩 증시 상장기업들은 수익의 70% 이상을 중국 본토 영업을 통해 벌어들일 정도로 중국 경제에 의존하는 경향도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A증시 투자 문호가 지금보다 더 개방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해외 자금이 굳이 홍콩 증시에 투자할 이유가 사라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홍콩 증시 자체가 갖는 투자 매력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단적으로 주가지수 상승률을 보면 올 들어 최근까지 홍콩 항생지수는 -5.18% 하락률을 보이며 같은 기간 중국 상하이증시 상승률(6.95%)이나 선전증시 상승률(9.68%)을 훨씬 밑돈다. 같은 아시아 증시인 한국 코스피지수(5.66%)나 일본 닛케이 225지수 (14.68%)는 물론 인도나 말레이시아 증시보다도 투자 성과가 낮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홍콩 증시 주가수익비율(PER)이 9.85배 수준으로 지금은 많이 저평가됐다고 하지만 중국 투자의 대체제로서 매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이 정도의 저평가라고 해도 투자 수요가 몰리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역외 위안화 시장이나 파생상품 시장은 아직까지 홍콩에서만 투자가 가능하지만 이것만으로 홍콩이 경쟁력을 지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일부에서는 홍콩 경제가 해외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야 하지만 이 역시 힘들다는 진단도 나온다. 일례로 홍콩 부동산 시장은 이미 상당수준 고평가 논란에 빠져있고,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항생지수와 함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주장이 들린다.

전문가들은 “홍콩 증시에서 IT나 보험, 의료 등 중국 본토보다 경쟁력이 있는 일부 종목이나 중국 정부의 정책적 수혜가 기대되는 본토 국영기업이나 자동차 종목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투자 대상이 극히 적다”며 “그마저도 중국 본토에 기댄 종목들이지 홍콩 경제 자체의 경쟁력으로 클 수 있는 종목들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런 이유 탓에 아시아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한국과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태평양지역 4대 유망 증시에도 홍콩은 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위안화의 SDR 편입 발표 직후인 지난 1일 홍콩 항생지수가 1.8% 상승 마감한 것은 홍콩의 건재함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반론도 있다. 이날 홍콩 금융주가 일제히 상승세를 주도한 것도 선강퉁 도입과 후강퉁(상하이-홍콩증시 교차 거래)의 외국인 투자 한도 조정 등을 앞두고 홍콩의 역할이 계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지적이다.

베이징(중국)=원종태 특파원 go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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