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남 신임 검찰총장 "불법·폭력 시위 단호하게 대처할 것"

송원형 기자 2015. 12. 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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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취임한 김수남(56·사법연수원 16기) 검찰총장은 “법 질서를 훼손하는 각종 범죄에 엄정하고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합법 시위는 보장하되, 불법·폭력 시위에 대해선 단호하게 대처해 ‘건전한 시위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별관 4층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어제까지 차장검사로 근무한 대검찰청에서, ‘검찰총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이 자리에 서니 더욱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며 “‘국민을 위한 바른 검찰’을 향해 힘찬 첫 걸음을 내딛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국민은 ‘법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법대로 하면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법 보다는 실력·힘에 의한 해결을 시도하고 있다”며 “법에 대한 불신은 사회 전반의 신뢰를 떨어뜨려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며 선진사회로 나가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말했다. 한비자의 ‘항상 강한 나라도 없고, 항상 약한 나라도 없다. 법을 받듦이 강하면 강한 나라가 되고, 법을 받듦이 약하면 약한 나라가 된다’는 구절을 인용하며, “진정한 국가 발전과 국민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법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날 다섯 가지 화두(話頭)를 던졌다. 첫째가 검찰의 공안 기능을 재정비해 헌법 가치를 부정하고 체제를 전복하려는 세력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논란이 된 불법·폭력 시위 사범에 대해 처벌 기준을 높이고 민사상 손해 배상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불법·폭력 시위를 선동하고 비호하는 세력까지 철저히 수사해 불법의 악순환을 끊겠다고 했다. 내년 4월에 예정된 국회의원 선거에서 부정·불법이 사라지게 하겠으며, 사회지도층 비리와 기업·금융·방위사업비리 등 부정부패 척결에도 힘쓰겠다고 했다.

둘째는 원칙에 따른 공정하고 일관된 법 집행이다. 김 총장은 한비자의 법불아귀(法不阿貴·법은 신분이 귀한 사람에게 아부하지 않는다)를 인용하면서, “수사의 객관성·공정성은 검찰의 존재 이유다.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국민의 목소리를 명심하고, 어떠한 사건이든 정치적 고려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셋째, 원칙을 지키되 자세는 낮추겠다고 했다. 김 총장은 “우리가 낮은 자세로 다가가지 않는다면, 상대방이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다”며 “법률을 기계적·형식적으로 적용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빵 1개를 훔친 것으로 징역 19년을 복역한 장발장으로서는 형벌이 위법하지는 않지만 불공정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는 ‘레미제라블의 가르침’을 되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검찰 조직의 혁신과 역량 강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총장은 “검사·수사관 개인의 역량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수사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며 “사건 처리에 대한 의견이 다를 경우 ‘합리적 의사결정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또 역량을 갖춘 중간 간부들이 수사 과정에서 역할을 하도록 ‘부장검사 주임검사제’를 확대하고, 보이스피싱·강력범죄·인터넷 도박·학교폭력·가정폭력 등에 대한 대검찰청의 정책적 기능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마지막으로 검찰 조직의 ‘청렴’을 강조하면서, “논어에 ‘태산 같은 의연함을 갖되 교만하지 않아야 하며, 위엄은 있되 사납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법을 집행함에 있어 엄정하며 의연함이 있어야 하지만 막상 다가가서 보면 따뜻하게 겸손해야 한다”며 취임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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