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명량 천만 인증샷 때 난 3만..그래도 행복"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15. 12. 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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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정현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

지난주 열렸던 제36회 청룡영화제. 상을 참 잘 줬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요. 특히 여우주연상 부문에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수상이 있었습니다. 관객 1000만을 돌파한 올해 최고 흥행 영화들을 누르고, 고작 4만 관객이 든 작은 영화의 여주인공 이정현 씨, 이정현 씨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겁니다. 19년 전에 출연한 ‘꽃잎’이라는 영화 외에는 이렇다 할 작품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죠. 오히려 아이돌 가수로 더 알려졌었는데 이정현 씨가 여우주연상을 탄 거니까 모두 깜짝 놀랄 이변이라고 할 만했습니다. 하지만 이변은 있어도 이견, 이의는 없었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모두로부터 큰 박수를 받은 배우 이정현 씨, 직접 만나보죠. 이정현 씨, 안녕하세요.

◆ 이정현> 안녕하세요.

◇ 김현정> 축하드립니다.

◆ 이정현> 감사합니다. (웃음)

◇ 김현정> 그런데 시상식장에서 왜 그렇게 펑펑 우셨어요?

◆ 이정현> (웃음) 전혀 생각을 못해가지고요. 워낙에 너무 쟁쟁한 선배님들도 계시고 해서 마음 비우고 오랜만에 선배님들 보는 마음으로 기쁘게 갔었거든요.

◇ 김현정> 마음을 비우고 갔기 때문에 오히려 더 기뻤겠네요.

◆ 이정현> 네. 하루가 지나도 잘 안 믿겨졌고요.

◇ 김현정> 그 정도로.

◆ 이정현> 얼떨떨해요. (웃음) 정말 너무 큰 상이었기 때문에 제가 빨리 더 좋은 작품으로 보답을 해 드려야 될 것 같아요.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 이정현 (사진=소속사 제공)
◇ 김현정> 잘하셨습니다.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영화가 제목이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열심히 성실히 살아도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어떤 우리 사회에 대한 통쾌한 복수극, 이렇게 설명 할 수 있겠는데, 그런데 이 영화를 안 할 뻔하셨다고요? 어떻게 된 겁니까?

◆ 이정현> 사실 시나리오가 저한테 다이렉트로 들어온 게 아니라 아무래도 회사로 들어오다 보니까 회사에서는 시나리오 각본을 안 읽고서 그냥 거절을 바로 했었대요.

제가 그걸 알고, 너무 아쉬워하는 찰나에 너무나 운이 좋게도 이 각본이 박찬욱 감독님 손에 들어가면서, 박찬욱 감독님이 신인 감독을 되게 많이 챙겨주시거든요. 워낙에 영화를 너무 사랑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 김현정> 올드보이의 박찬욱 감독님?

◆ 이정현> 네. 박찬욱 감독님이 영화 각본보고, ‘캐스팅은 됐냐’ 물어보니까 ‘아직 안 됐다.’ 그래서 ‘그러면 이정현 어떠냐?’ 추천하셨었대요. 그런데 이제 ‘제일 먼저 넣었는데 바로 까였습니다, 감독님.’ 이렇게 되니까, 박 감독님이 정현이 놀고 있으니까 괜찮다고 아마 할 거라고. (웃음) 그렇게 박 감독님한테 각본을 받았었는데요. 그 당시에 읽었는데 1시간 만에 다 읽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세상에, 너무 재미있어서요?

◆ 이정현> 네. 단숨에 읽고 바로 1시간 만에 무조건 출연하겠다고.

◇ 김현정> 영화가 이정현 씨한테 올 운명이었고, 이정현 씨가 보는 눈도 있네요.

◆ 이정현> 너무 감사해요. 그래도 박 감독님이 아니었으면 못 왔을 텐데, 각본이.

◇ 김현정> 보니까 총 제작비가 3억원? 그러면 전지현 씨 나온 암살 같은 영화나 비교하면, 암살이 총제작비가 220억 들었다거든요. 도대체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얼마나 작은 영화인지 짐작이 돼요. (웃음)

◆ 이정현> (웃음)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제작한 영환데, 사실 우리나라에서 운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되게 좋은 장비들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장비는 사실 현물지원을 받았어요. 그래서 사실 실제작비는 7000만원이었어요.

◇ 김현정> (웃음) 장비 빼고나면 7000만원? 아니, 그러면 이정현 씨. 이정현 씨 같은 톱급 배우들은 영화 출연료가 수억원, 거기에다가 러닝개런티를 하면 받은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하셨어요? 얼마나 받으셨어요?

◆ 이정현> 아예 안 받았고요. (웃음)

◇ 김현정> 아예? 제로? 0원? (웃음)

◆ 이정현> 네. 차라리 제가 받을 돈으로 좀 더 영화의 퀄리티를 살리고 스태프 분들한테 인건비로 나가는 게 훨씬 더 보람됐기 때문에요.

이정현 주연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 김현정> 이정현 씨, 얘기듣는데 약간 몸에서 전율이 느껴졌어요. ‘와, 진짜 배우구나.’ ‘이정현 씨 진짜 배우다.’ 이런 생각 드는데. 노개런티로 열심히 찍었어요. 그런데 관객은 4만. 만족 스러우셨나요?

◆ 이정현> 그런데요, 이게 저희가 59개관 처음에 개봉을 했었는데요. 사실 59개관을 잡는 게 되게 힘들대요. 보통 단관 개봉을 하는데 그나마 59개관에서 튼 거거든요. 그래서 그 관객수가 되게 많은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이 정도면 우리가 충분히 소기의 성과를 이룬 거다?

◆ 이정현> 네. 사실 제가 명량에 출연하면서 500만 돌파, 1000만 돌파 했을 때, 이걸 스케치북에 써서 드는 인증사진이 있거든요. 그걸 했었는데. 그런데 갑자기 이쪽에서 3만 돌파했다고 스케치북 들고 인증사진을 찍어달래요. (웃음) 그래서.. ‘이거 큰 거 맞죠? 잘 된거 맞죠?’ 그러니까 정말 어마어마한 성과라고. 그래서 되게 신나 하면서 사진 찍었어요. (웃음)

◇ 김현정> (웃음) 명량에서 1000만 인증샷 찍었는데, 3만 인증샷 찍어달라고. (웃음) 행복감이 느껴지네요. 3만 들고 인증샷 찍을 만하네요, 이 정도 행복하면.

◆ 이정현> 네. 너무 감사했었어요.

◇ 김현정> 이정현 씨는 사실 90년대 대중 가요를 논할 때도 빠지지 않는 가수란 말이에요. ‘와’, ‘바꿔’, ‘줄래.’ 히트곡도 굉장히 많고. 지금 중국에서도 이 노래를 부르고 계시죠?

◆ 이정현> 네. 이제 가끔 공연을 하러 가면 계약서에 ‘와’는 꼭 부른다, 이런 조건이 있을 정도로 지금까지도 부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가수하고 배우 둘 다 너무나 완벽하게 잘하고 있습니다마는, 그래도 한 가지만 택하라면 가수입니까, 배우입니까?

◆ 이정현> 그게요... 그래도 지금은 연기에 좀 집중하고 있으니까 지금은 연기인 것 같아요. (웃음)

◇ 김현정> (웃음) 일단은 배우. 배우라는 직업의 매력은 뭐예요, 이정현 씨가 느끼기에?

◆ 이정현> 가수보다는 더 깊은 것 같아요. 가수는 굉장히 강렬하고 짧은 반면에 연기는 되게 여운도 깊게 남고 그리고 스태프들이랑 밥도 같이 먹고, 거의 두세 달을 같이 살기 때문에 그런 것들도 너무 재미가 있어요.

◇ 김현정> 앞으로 꼭 도전하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 이정현> 액션 한 번 해 보고 싶어요.

◇ 김현정> 액션?

◆ 이정현> 네. ‘와호장룡’의 장쯔이 씨 같은 역할. ‘천년유혼’의 왕조현 역할도 좋고요.

◇ 김현정> 잘 어울리는데요. 곧 들어올 것 같습니다, 그런 역할. (웃음) 이정현 씨 하도 동안이어서 나이 가늠이 안 가는데. 지금 계란 한 판은 넘겼죠?

◆ 이정현> 옛날에 넘겼습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서른을 훌쩍 넘겼고. 그러면 이렇게 바쁘게 살면 남자친구는 언제 사귀어요?

◆ 이정현> 그래서 못 사귀고 있어요.

◇ 김현정> 제가 알기로는 이정현 씨가 살림도 잘하고 요리도 잘하고 그런다고 들었는데 준비는 다 된 거죠?

◆ 이정현> 준비는 완벽히 다 되어 있고요. 빨리 2년 안에 억지로라도 만들어서 꼭 결혼도 하고 싶어요.

◇ 김현정> (웃음) 영화도 잘되고 예쁜 사랑도 하고 모든 걸 누리는 그런 배우가 되기를 제가 응원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리고요. 진짜 배우 이정현 씨 오늘 만났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정현>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영화배우 이정현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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