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큰손 한화, 롯데, kt, NC의 엇갈린 선택

박현진 2015. 12. 2.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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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서울 김도훈기자] 삼성 라이온즈 박석민이 2일 마산 구장에서 진행된 NC 다이노스와와 경기에서 0-0으로 맞선 1회 선제 스리런 홈런을 쳐낸 뒤 타구를 쫓고 있다.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올 시즌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은 역대급 파장을 몰고왔다.
페넌트레이스에서 중하위권에 머물렀던 한화, 롯데, kt가 FA시장의 큰 손으로 등장했고, 중상위 팀들은 집토끼를 지키는데 실패했다. 상하위 팀간의 전력 격차가 순식간에 좁혀지면서 2016시즌에는 더욱 치열한 순위다툼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NC는 역대 FA 최고액인 총액 96억원을 쏟아부어 박석민을 품에 안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FA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이들 네 팀의 전력보강 포인트는 사뭇 달랐다.
[목동=스포츠서울 최승섭기자] SK 정우람이 지난 10월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볼을 뿌리고 있다. thunder@sportsseoul.com
한화는 외부 FA와 협상이 시작된 지 이틀 만에 정우람과 심수창을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정우람과 4년 84억원, 심수창과 4년 13억원에 각각 계약을 맺었다. 한화는 지난 2년 동안 정근우, 이용규, 권혁, 송은범, 배영수 등 거물급 FA들을 연달아 영입하는데 224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2013년 정근우와 이용규를 데려와 테이블세터진을 보강한 뒤로는 FA영입은 모두 투수에 맞춰졌다. 특히 박정진과 권혁에 이어 정우람까지 세 명의 좌완 필승 불펜을 운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좌완이라는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스타일이 모두 다르다. 박정진은 독특한 투구폼 때문에 배팅타이밍을 맞추기 어려운 스타일이고 권혁은 150㎞의 강력한 직구가 일품이다. 정우람은 정교한 코너워크를 갖췄고 직구와 똑같은 폼에서 던지는 체인지업으로 타자를 헷갈리게 만든다. 정우람의 가세로 한화의 뒷문은 더 단단해졌고, 김성근 감독이 추구하는 ‘지지 않는 야구’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게 됐다. 심수창은 선발은 물론 불펜에서 두루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헛스윙이나 땅볼을 유도하기 쉬운 포크볼을 구사하는 투수라는 점에서도 한화 마운드에 적지 않은 힘을 실을 전망이다.
[목동=스포츠서울 강영조기자]넥센 마무리로 활약한 손승락이 역투하고 있다. kanjo@sportsseoul.com
롯데도 뒷문을 강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내부 FA 송승준을 4년 40억원의 조건으로 가장 먼저 잔류시키는데 성공한 롯데는 윤길현을 4년 38억원에 손에 넣은데 이어 최고의 마무리투수 손승락을 4년 60억원에 영입해 단숨에 ‘투수 왕국’을 건설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80억원을 호가하는 정우람을 잡는 비용으로 윤길현과 손승락의 이중잠금장치를 확보한 셈이다. 정대현과 김성배, 강영식, 이명우, 김승회 등이 이들의 앞을 받칠 수 있어 불펜 경쟁력에서는 뒤질 것이 없다. 적어도 지난 해처럼 불펜진의 난조로 다잡은 승리를 날려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릴 이유는 없어졌다. 외국인투수 조쉬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 송승준, 고원준 등 선발진도 탄탄하다. 제5선발 후보로도 박세웅, 김원중 등 젊은피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방망이는 특별히 걱정할 것이 없다는 점에서 롯데는 2016년 안정적인 4강 후보로 급부상했다.
[목동=스포츠서울 강영조기자]넥센 유한준 kanjo@sportsseoul.com
kt는 실질적인 FA 외야수 최대어인 유한준을 4년 60억원에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지난 해 박경수, 박기혁, 김사율을 영입하는데 들었던 44억 10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내부 FA였던 김상현도 최대 4년에 17억원의 조건으로 잔류시킨 kt의 외야는 그야말로 거물들의 집합소가 됐다. 이대형과 김상현에 유한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확보한 이진영까지 치열한 주전경쟁을 피할 수가 없다.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kt의 다음 행보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사실 kt는 야수보다는 투수력 보강이 더 시급했다. 조무근이라는 든든한 불펜 에이스를 발굴했으니 선발진의 축을 이룰 대어급 투수가 필요했는데 이번 FA시장에 풀린 투수들은 특급 불펜요원들이었다. 그래서 확실한 타격 보강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FA영입은 외국인선수 구성과도 직결돼 있다. 특급 선발 요원을 데려올 경우에는 외국인선수를 투수 2명과 타자 2명으로 끌고갈 수도 있었다. 앤디 마르테와는 일찌감치 재계약을 확정지은 상태였는데 시즌 후반기에 눈부신 활약을 펼친 댄 블랙도 놓치기 아까운 카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FA시장을 통해 어느 정도 타격을 보완한 이상 3명의 외국인선수를 모두 선발투수로 뽑는 것이 유리해졌다. kt는 1일 새 외국인투수로 SK에서 뛰었던 트래비스 밴와트(29)를 총액 60만 달러에 영입했다.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 등 데려오는 FA마다 대박을 터뜨린 NC는 FA시장의 실속파다. 이번에도 전력손실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역대 FA 최고액으로 박석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수확을 올렸다. NC는 포지션별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짜임새 있는 팀이지만 유일하게 타 팀에 비해 처지는 포지션이 3루였다. 지석훈이 잘 버텨주기는 했지만 정상을 노리기에는 파괴력이 떨어졌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NC는 나성범, 에릭 테임즈와 박석민으로 이어지는 최고의 클린업 트리오를 구축하게 됐고 이호준의 노쇠화에도 대비하며 자연스럽게 전력을 대물림할 수 있는 기반까지 갖추게 됐다. 박석민 영입은 당장의 우승 도전은 물론 팀의 미래까지 내다본 절묘한 포석이라고 할 수 있다.

4팀 4색. 저마다 다른 이유로 FA시장에서 다른 선택을 한 네 팀이 2016년에 어떤 성과를 거둘지 기다려진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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