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 황의조, 안정환을 기억하라 그리고 비상하라
성남FC 공격수 황의조(23)에게 해주고 싶은 말입니다.
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9개월의 K리그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잔치였습니다. 상을 받은 선수와 구단, 지인들은 기쁨의 박수를 치며 환호했습니다.
하지만 상은 그 특성상 여러 사람에게 주어질 수 없습니다. 주인공은 한 명이죠. 상을 받은 선수가 있다면 못 받은 선수가 있는 것이 당연한 이치입니다.
황의조는 한 개의 트로피도 거머쥐지 못했습니다. 그의 올 시즌 활약을 생각하면 너무 아쉬운 결과입니다.
황의조는 영플레이어상(3년 차 이내, 만 23세 이하)과 베스트11 공격수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안 위원은 부산 대우 시절이던 1998년 당시 포항 소속이던 이동국과 박빙의 신인왕 경쟁을 벌였습니다. 안 위원은 그해 33경기 13골 4도움, 이동국은 24경기 11골 2도움이었다. 올해처럼 예측 불허였는데 상은 32표를 얻은 이동국에게 돌아갔습니다. 안 위원은 18표에 그쳤습니다. 안 위원도 신인으로 놀랄 만한 기량을 펼쳤기에 탈락이 속상했겠지요. 하지만 안 위원은 낙담하지 않았습니다. 이듬 해인 1999년, 안 위원은 고종수(37) 수원 코치·이동국과 K리그의 트로이카 시대를 열어젖혔고 그해 말 시상식에서는 신인왕보다 훨씬 더 큰 MVP를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습니다.
프로야구의 이대호(33·소프트뱅크)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는 2006년 롯데에서 타율·홈런·타점·장타율 1위로 4관왕에 올랐지만 다승·탈삼진·방어율 1위로 3관왕을 차지한 '괴물투수' 류현진(28·LA다저스)에 12표 차로 MVP를 놓쳤습니다. 이대호는 4년 뒤인 2010년 타격 7관왕으로 MVP를 수상한 뒤 "2006년에는 비참했다. 마음 속으로 칼을 갈았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황의조도 낙담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처럼 꾸준히 성장한다면 더 큰 상을 받을 기회가 많을 겁니다. 황의조가 언젠가 MVP 트로피를 들고 "2015년의 아픔을 자양분 삼아 더 열심히 훈련했다"고 외칠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윤태석 기자 yoon.taeseok@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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