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첫 인사, 60년대생 '젊은 피' 전진 배치

이길성 기자 2015. 12. 2.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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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6명 사장 승진] 핵심사업 스마트폰엔 54세 고동진, 차세대 바이오엔 52세 고한승 임명 권오현·신종균·윤부근은 유임.. 안정속 세대교체 물갈이 포석 이서현은 패션부문 수장 맡아 삼성 오너家승진 없어.. 미래전략실 대거 승진

삼성그룹이 점진적 세대교체를 선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권(全權)을 갖고 주도한 사실상 첫 사장단 인사에서 기존 경영진을 크게 바꾸지 않으면서도 핵심 사업 부문에 '젊은 피'를 전진 배치한 것이다. 조직 안정 속에서 세대교체도 꾀하는 '안정적인 물갈이'를 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그룹은 1일 고동진 삼성전자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IM(IT·모바일)부문 무선사업부장에 내정하는 총 15명에 대한 사장단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사장 승진자는 6명, 부사장 승진은 1명, 이동·업무 변경은 8명이다. 사장 승진 규모는 지난해(3명)의 배 수준이다. 부회장 승진 인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명도 없었다.

보험·증권·카드 등 금융계열사에서는 사장단의 변동이 전무(全無)했다. 14년째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이수빈(76) 삼성생명 회장은 당분간 퇴임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그룹내에서 회장이라는 상징적인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동진 사장 외에 정칠희 삼성전자 부사장이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사장)으로,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부사장과 한인규 호텔신라 부사장이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차문중 삼성전자 고문은 삼성경제연구소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내정됐다. 이번 인사로 사장단의 평균연령은 53.7세에서 54.8세로 약간 높아졌다.

①삼성전자, 세대교체 본격화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의 키워드는 '세대교체'다. 신종균 사장과 윤부근 사장은 대표이사 자리를 유지한다. 그러나 신 사장이 7년간 맡아온 무선사업부장과 윤 사장이 4년간 맡아왔던 생활가전사업부장은 각각 후배 경영자들이 맡는다. 무선사업부장은 스마트폰 사업, 생활가전사업부장은 백색가전 사업을 책임지는 자리다. 반도체에 비해 실적이 부진한 두 부문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이 "이젠 변화가 필요한 때"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질 고동진 사장은 성균관대 출신으로 유럽연구소장, 개발관리팀장 등을 거친 조직관리 및 기술 전문가다. 그는 지난해 무선사업부 개발실장(부사장)에 발탁됐다. 이 자리는 통상 개발자 출신 엔지니어들이 맡아왔다. 갤럭시S6, 노트5 개발 과정에서 그는 제품 개발 외에 삼성페이 같은 새 서비스 개발·도입 측면에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종균 사장보다 다섯 살 아래인 고 사장이 무선사업부를 맡고, 부사장급이 생활가전사업부를 이끌게 되면서 두 사업부의 임원 인사에서는 대폭 물갈이가 예상된다. 이달 4일 임원 인사를 앞두고 약 40명의 무선사업부 퇴임 임원 명단이 나도는 등 실적이 부진한 사업부나 계열사별로 10~30%의 임원 감축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올해 역대 최고 실적을 내고 있는 반도체부문은 권오현 부회장이 겸직하던 삼성종합기술원장 자리를 사장으로 승진하는 정칠희 부원장에게 물려준 것을 빼고는 현 진용이 그대로 유지됐다.

삼성SDS 전동수 사장은 그룹의 차세대 먹거리인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사장)으로, 삼성종합화학 사장을 지낸 정유성 삼성경제연구소 상담역은 삼성SDS사장으로 각각 이동했다.

②오너家 승진 없었다… 이서현 사장 패션에 올인

이날 인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람 중 한 명은 이건희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이다.

그는 겸직하던 제일기획 경영전략 업무는 내려놓고 패션부문장으로 이동하면서 패션부문 전체를 맡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패션사업부문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 이 사장이 본인의 주특기(패션 사업)에만 집중해야 하는 중요한 계기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 사장은 내년 초 서울에서 열리는 패션 관련 국제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등 앞으로 대외 활동과 경영 활동에 본격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패션부문 사장이던 윤주화 사장이 삼성사회공헌위원회로 자리를 옮김에 따라 삼성물산은 기존 4인 대표 체제에서 3인 대표 체제(최치훈 건설부문 사장, 김신 상사부문 사장, 김봉영 리조트건설부문 사장)로 바뀌었다.

③미래전략실, 사장 2명 또 배출

이번 인사에서 6명의 사장 승진자 중 2명이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에서 배출됐다. 성열우 법무팀장(부사장), 정현호 인사팀장(부사장)이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 결과 미래전략실은 부회장 1명, 사장만 4명의 거대 조직이 됐다. 그룹 내부에서는 “최지성 실장은 취임 이후 미래전략실은 군림하지 않고 철저하게 지원 조직으로 지내겠다고 했는데, 자기들만 승진 잔치를 벌였다”는 비판론이 나온다. 이에 대해 미래전략실 관계자는 “성 팀장과 정 팀장은 부사장만 만 6년, 5년씩을 지내 오히려 사장 승진이 늦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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