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도 악명 높은 '한국인 예약 펑크'

푸껫(태국)/오로라 기자 2015. 12. 2. 03:0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No-show 사라진 양심 '예약 부도'] [2부] 푸껫 업주 27명 설문조사해보니 63%가 "한국인 때문에 손해봤다"

지난달 16일 오후 8시 태국 푸껫섬 파통(Patong) 해변 인근에 있는 레스토랑 '유로타이'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40개 테이블 중 39개가 찰 정도였다. 태국 음식 똠양꿍을 잘하기로 소문난 이 식당 문밖엔 관광객 10여명이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며 줄 서 있었다. 이 중 호주인 한 명이 테이블 한 곳이 빈 것을 보고는 종업원에게 '자리가 비어 있는데 왜 줄을 세워 두느냐'고 소리쳤다. 종업원 팝(여·21)씨는 "예약한 손님 자리인데 아직 오지 않았다"면서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이 테이블은 전날 한국인 2명이 '내일 오후 7시 30분에 가겠다'고 예약한 자리였다. 이 사실을 안 호주인은 "한국 사람들은 제시간에 오지도 않을 거면서 예약은 왜 하느냐"고 화를 냈다. 결국 호주인 손님의 성화에 못 이긴 식당 주인은 그에게 자리를 넘겼다.

본지는 한 해 한국 관광객 26만여 명이 찾는 태국 푸껫섬의 호텔, 음식점, 스파숍, 공연장 업주 27명을 만나 현지에서 벌어지는 한국인의 '노쇼(No-show·예약 부도)' 실태를 취재했다. 그 결과 '한국인의 노쇼 때문에 피해를 봤다'고 답한 사람이 17명(63%)이나 됐다. 푸껫의 한 식당 주인은 "다른 나라 여행객과 달리 '까올리(한국인)'들은 유독 예약 펑크를 잘 낸다"고 했다. 이 업주를 포함해 기자가 만난 태국 현지 업주들은 "하루 평균 1~2팀의 한국인이 예약해놓고는 연락 없이 펑크를 내고, 약속 시간에 늦고서도 '왜 자리를 안 내주느냐'고 항의한다"고 했다.

현지 교민들은 이런 한국 관광객의 '노쇼'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인 관광객의 식당, 공연장 예약 등을 대행하는 현지 한인 여행사 관계자는 "교민 대부분이 여행업에 종사하는데 한국 관광객들의 노쇼 때문에 우리가 현지 업소의 '블랙리스트'에 올라갈 정도"라고 했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