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외식 '피라미' 돕는다더니 .. 살찐 건 '피라니아'

심재우 2015. 12. 2.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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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소기업·소상공인들보다적합업종 제외된 외국 업체 혜택해외 베이커리 브랜드 19개 유입놀부·맥도날드·버거킹 고속 성장

지난 2013년 제과·외식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이후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보다는 외국계 기업이 수혜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1일 제과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이후 외국계 베이커리 브랜드가 대거 유입됐다. 2013년 프랑스 베이커리 ‘브리오슈도레’를 필두로 2014년에는 ‘몽상클레르’ 등 13개 브랜드, 올해에는 ‘매그놀리아베이커리’ 등 5개 브랜드가 신규로 국내에 진출했다. 이들 19개 브랜드의 매장 수는 65개에 달한다.

 고급 디저트와 베이커리에 대한 국내 수요가 늘어나면서 앞으로도 글로벌 베이커리 브랜드들의 국내 진출 및 확장은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적합업종 제도가 타깃으로 삼은 대기업의 성장은 답보 상태다. 국내 양대 베이커리인 파리바게뜨를 운영하고 있는 ㈜파리크라상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38억원으로 전년대비 18.1% 감소했다.

 ㈜파리크라상의 당기순이익이 감소 추세를 보인 것은 실적이 최초 공개된 1998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매년 평균 20% 가량 급증하던 매장 수도 2013년 이후로는 1% 전후로 증가세가 꺾였다. 2012년 3213개던 매장 수는 2013년 3258개, 2014년에는 3289개로 느는데 그쳤다.

 뚜레쥬르 매장 수 역시 2012년 말 1280개에서 지난달 말 현재 1288로 3년간 단 8개만 늘어났다. 급변하는 트렌드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온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역성장이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연 2%내 범위 안에서만 신규 점포를 열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2% 제약 외에도 동네빵집에서 도보로 500m 안에는 신규 점포를 열지 못하도록 하고, 동일 브랜드 간에도 500m 이상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모범거래기준도 지난해까지 적용 받았던 점 등 이중삼중 규제로 발이 묶였기 때문이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에 대한 규제보다는 동네빵집에 실질적인 지원이 가능한 상생 방안을 찾는 것이 본래 적합업종의 취지에도 맞다”며 “최근 2~3년간 외국계 베이커리 브랜드의 국내 진출 수가 지난 15년 동안의 규모를 뛰어넘을 정도로 외국계 브랜드의 공세가 거세다”고 말했다.

 외식업도 마찬가지다. 외국계 사모펀드인 모건스탠리가 인수한 놀부는 2012년 695개였던 매장 수를 2014년에는 975개까지 늘리며 40% 이상의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통상법 문제로 중소기업 적합업종에서 제외된 외국계 패스트푸드점은 날개를 달았다. 맥도날드는 2012년 292개에서 2014년 396개로 매장 수가 36% 늘어났으며, 버거킹은 2012년 130개에서 2014년 199개로 증가하면서 53%의 성장세를 보였다.

 적합업종 지정 기간 동안 국내에 첫 발을 내디딘 글로벌 외식 브랜드도 14개나 된다. 미국 최대 캐주얼 중식 레스토랑 ‘판다익스프레스’부터 프리미엄 이탈리안 레스토랑 ‘이탈리’ 까지 업종도 다양하다. 특히 지금까지는 주로 미국이나 일본 외식 브랜드의 진출이 대부분이었던 반면 최근에는 중국이나 영국·이탈리아 브랜드의 직접 진출이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이에 반해 외식업을 벌이는 대기업은 ‘죽을 맛’이다. 대기업이 레스토랑을 차릴려면 수도권과 광역시의 경우 교통시설 출구로부터 반경 100m이내 혹은 연면적 2만㎡ 이상의 복합다중시설에서만 가능하다. 까다로운 규제 때문에 그 동안 가장 공격적으로 출점해 왔던 이랜드의 패밀리 레스토랑 ‘애슐리’는 한 때 154개 매장을 운영했으나 현재는 10개 이상이 줄어 143개 매장으로 줄었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보노보노’와 ‘쟈니로켓’도 대부분 매장을 철수하고 한 두 개 매장으로 명맥만 이어가고 있다. 브랜드를 아예 접는 경우도 많아졌다. 썬앳푸드의 ‘토니로마스’와 ‘세레브 데 토마토’가 사라졌고, CJ푸드빌도 ‘씨푸드오션’ 등 3개 브랜드를 철수했다.

심재우 기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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