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R 편입 큰 '위안' 받은 중국..달러 위세 위협하지는 못할 것

하현옥 입력 2015. 12. 2. 00:35 수정 2015. 12. 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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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IMF 중국팀장 프라사드 교수엔파운드 제치고 3대 통화 됐지만시장선 위안화 믿음 아직도 약해자본계정 개방, 금융개혁은 물론정치·법제·공공부문 개혁도 해야

미국 등 서구 선진국이 주도하던 국제통화체제에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중국 위안화가 진앙지다. 위안화는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되면서 ‘엘리트 통화(Elite Currency)’ 그룹에 발을 들였다. 중국의 ‘금융 굴기(?起)’다.

 중국은 이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출범시켰다. 중국이 처음으로 주도해 만든 국제금융기구다. 이어 위안화의 SDR 통화 바스켓 편입에 성공했다. 이런 중국의 광폭 행보가 야기할 파급 효과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궁금증을 풀기 위해 세계적인 환율전문가인 에스와르 프라사드 미국 코넬대 교수와 e-메일 인터뷰했다. 마침 달러의 지배력과 국제통화체제를 분석한 그의 신작 『달러 트랩』이 국내에 번역·출판됐다.

 프라사드 교수는 위안화의 SDR 통화 바스켓 편입을 “국제금융사의 중대한 사건”으로 평가했다. 위안화의 SDR 편입은 “세계 자본 흐름의 패턴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지만 본 게임은 이제 시작이다. 프라사드 교수는 “위안화가 진정 기축통화의 지위에 오를지는 궁극적으로 시장의 힘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정치 논리보다 손익계산이 우선인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위안화에 대한 시장의 믿음은 아직 약하다. ‘게임 체인저’로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액은 미미하고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다. 자본 거래에는 여전히 제약이 많다.
 - 역부족을 극복할 길은 없나.

 “‘위안화 국제화’의 관건은 중국이 얼마나 빨리 자본 계정을 개방하고 금융 개혁을 통해 시장을 발전시키느냐에 달려있다. 제도화한 은행 시스템과 자본 흐름에 대한 규제 완화, 시장이 결정하는 환율제도를 갖춰야 한다.”

 -‘위안화 국제화’를 중국은 어떻게 활용할까.

 “중국 정부는 ‘위안화 국제화’를 기득권의 저항을 무마하고 개혁을 밀어붙이는 슬로건으로 이용할 것이다.”(실제로 중국 정부는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국유기업 개혁의 동력으로 활용했다.)

 - 위안화가 달러를 대체할 수 있을까.

 “위안화가 10~20년 사이에 주요 준비 통화의 위상에 오를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위안화가 달러를 대체하는 것은 고사하고 경쟁자도 되지 못할 것이다. 국제 무역과 금융에서 위안화의 중요성이 커지며 결제 통화나 환율 등 가격을 매기는 기준으로 달러의 역할을 잠식할 수는 있겠지만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달러의 지위는 위협할 수 없을 것이다.”

 - 이유는 무엇인가.

 “중국이 경제 개혁과 함께 정치와 법제·공공 부문에 대한 개혁을 하지 않는다면 위안화의 국제화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 달러를 지탱하는 미국의 강점을 강조했다.

 “미국은 유동성이 풍부하고 다양한 금융 상품을 갖춘 금융 시장이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입법·행정·사법의 삼권 분립 체제 속에서 제도화된 견제와 균형 시스템이다. 투자자들은 미국의 이러한 제도를 신뢰한다. 중국이 이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 그래도 각국이 중국과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하고, 외환보유액에 위안화를 포함하고 있다.

 “새롭게 부상하는 경제 패권인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 위안화의 SDR 바스켓 편입은 정치적 결정의 문제라고 했다.

 “IMF의 쿼터 개혁 등 통화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 껄끄러웠던 IMF가 추가로 대립각을 세우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위안화의 SDR 편입은 IMF의 장기적인 생존과 관련한 사안이었을 것이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에스와르 프라사드=1965년 인도 출생. 인도 마드라스대를 졸업한 뒤 미 브라운대와 시카고대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제통화기금(IMF) 중국팀장 등을 역임했다. 코넬대 교수이자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는 환율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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